theCFO

한국투자증권의 역사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으로…산업 변천 따라 자산 100조 육성

안정문 기자  2025-10-31 15:59:07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THECFO가 제공하는 '아카이브(Archive)'는 시장에서 벌어진 이슈의 발단과 결말을 기록한다. 기업의 현재를 만든 이정표적 사건은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전개됐을까. 사건의 방향성을 흔들어 놓은 주요 이벤트는 뭘까. 기사 한 건이 하나의 조각이라면 아카이브는 조각이 맞춰진 퍼즐이다. 거대 사건을 구성하는 수많은 사실관계를 아카이브가 담았다.

목차

1. 인수를 통한 증권업 토대 마련

1.1. 두 세대에 걸친 M&A 승부

2. 확장기 : IB·WM 역량 구축

2.1. IB 사업 진출과 대표 딜 연대기 – ‘메가딜 하우스’ 의 탄생

2.2. WM 플랫폼 구축과 시장 점유율 – ‘디지털 PB’ 의 시대

2.3. 트레이딩·운용 확대 및 리스크 관리 – ‘딜링하우스의 복귀’

3. 금융투자사로의 본격적 변화

3.1. 제도 변화와 초대형 IB 지정

3.2. 디지털 전환과 핀테크 통합

4. 전략적 포트폴리오와 상품·조직 혁신

4.1. 대체투자와 글로벌 자산 확장

4.2. 조직문화·지속가능경영

5. 한국투자증권의 지배구조

6. 리더십과 대표이사 연혁

6.1. 역대 대표이사 및 주요 성과

     6.1.1. 홍성일 전 사장 (2000~2007)

     6.1.2. 유상호 전 사장 (2007~2019)

     6.1.3. 정일문 전 사장 (2019~2023)

     6.1.4. 김성환 사장 (2024~현재)

7. 현재와 미래 로드맵

7.1. ESG·핀테크·토큰증권 신성장축 –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

7.2. 향후 도전과 과제 – ‘균형 과 확장’

     7.2.1. 글로벌 확대, 아시아의 골드만삭스 목표

     7.2.2. IMA 1호 인가 경쟁

8. 위기 극복 DNA로 만든 넥스트 스텝

최초 문서 작성일: 2025년 10월 31일

1. 인수를 통한 증권업 토대 마련접기



한국투자증권의 역사는 곧 동원그룹의 금융 진출사(史)다. 1982년 3월 30일, 김재철 동원산업 회장은 정부가 추진한 한신증권 민영화 입찰에서 증권사를 품에 안았다. 이 결정이 동원그룹의 금융 계열사이자 오늘날 한국투자증권의 뿌리가 되는 동원증권의 출발점이었다.

이후 동원증권은 1980~1990년대 동안 산업자본에서 금융자본으로 확장하려는 동원그룹의 전략 거점 역할을 맡았다. 1996년 사명을 ‘동원증권’으로 바꾸고 런던·뉴욕에 사무소를 설치하면서 해외 네트워크를 갖췄다. 2000년대 초반 들어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준비한 김남구 당시 동원금융 사장은 그룹의 핵심 금융계열을 묶어 ‘동원금융지주’를 세웠고 그 중심에 동원증권을 뒀다. 이후 동원증권은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합병하면서 현재의 한국투자증권과 같은 형태가 됐다.

김남구 회장(당시 사장)이 이끄는 한국투자금융그룹은 2004년 동원그룹과 계열분리를 마쳤다. 2003년 지주를 설립하고 이후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받으며 금융 부문이 공식적으로 분리됐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이자 동원가(家)가 일군 금융지주체제의 중심축으로서 자기자본 10조 원, 총자산 97조 원을 상회하는 초대형 IB(투자은행)로 성장했다. 동원그룹이 ‘원양산업의 세계화’를 꿈꾸던 1980년대에 시작된 작은 증권회사는, 반세기가 지난 지금 ‘자본의 세계화’를 목표로 하는 한국 대표 증권사로 자리 잡았다.

1.1. 두 세대에 걸친 M&A 승부접기



한투증권의 뿌리는 1968년 설립된 한신증권이다. 1982년 3월 30일 정부가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동원산업과 태평양화학이 공개입찰에 참여했는데 동원산업이 300만 원 차이로 낙찰받았다.

김재철 동원 회장은 원양어선을 사기 위해 모아둔 돈으로 증권사를 샀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사는 1996년 ‘동원증권’으로 이름을 바꾸고 런던·뉴욕에 사무소를 열며 해외 시장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2004년 정부가 부실투자신탁 매각을 추진하자 김남구 당시 부회장은 한투증권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시 그는 인수가 5412억 원을 써내 경쟁자 칼라일의 5400억 원을 12억 원 차로 제쳤다. 23년 전 부친이 300만 원 차로 한신증권을 낙찰받았던 역사와 맞물린 장면이었다. 2005년 6월 동원증권과 한투증권은 합병되어 새 ‘한국투자증권’이 출범했다.

2. 확장기 : IB·WM 역량 구축접기



2.1. IB 사업 진출과 대표 딜 연대기 – ‘메가딜 하우스’ 의 탄생접기


2005년 합병 이후 한투증권은 IB(투자은행) 부문을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명시했다. 2006년 기업금융본부를 신설하며 기존 채권 주관 업무를 ‘기업자금조달–인수금융–M&A–IPO–구조화금융’ 으로 세분화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증권사 대부분이 주식중개에 치중했지만 한투증권은 이례적으로 M&A 자문팀과 프로젝트 파이낸싱팀을 별도 조직으로 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도 회사는 적극적인 주관영업을 지속했다. 상장시장이 침체된 가운데서도 삼성중공업·LG디스플레이 등 조단위 공모딜을 성사시키며 위기 국면에서도 리스크 감수형 IB 역량을 보였다. 2010년대 중반 이후 엔터테인먼트·IT 신산업 딜이 급증하자 ‘하이테크 커버리지팀’을 신설했고, 넷마블(2017), 크래프톤(2021) 등 메가IPO를 연속 주관했다. 2024년에는 HD현대 마린솔루션 상장 공동대표를 맡아 조선·에너지 섹터로도 커버리지를 넓혔다.

한투증권의 IB 전략은 ① ‘위기 속 공모 선점’ ② ‘산업별 전문화’ ③ ‘해외 리그 확장’ 세 단계로 요약된다. 예를 들어 2014년 제일모직 상장 당시 시장 불확실성에도 발행가 밴드를 최상단으로 유지해 성공적으로 딜을 완료했고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시 국내외 기관투자자 북빌딩에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이 시점부터 ‘메가딜 하우스’ 라는 평가가 굳어졌다.

2017년 초대형 IB 지정 이후 회사 내부에 ‘투자금융총괄부문’을 신설해 기업금융·발행어음·대체투자 조직을 통합했다. 이후 PF 전담본부를 설치해 대규모 부동산·인프라 딜 관리체계를 강화했다. 2020년 이후 PF 거래 규모는 연평균 6조 원대 수준을 유지했으며 2023년 PF 운용수익은 3200억 원을 기록했다.

IB 부문의 내부평가 시스템도 혁신적이었다. 2019년 도입된 ‘KIS 딜 트래커’는 딜의 리스크 가중수익률·소요자본 비율·팀별 성과 등을 수치화해 성과급에 직접 연동시켰다. 이를 통해 딜 한 건의 총체적 수익성 파악이 가능해졌다.

2.2. WM 플랫폼 구축과 시장 점유율 – ‘디지털 PB’ 의 시대접기


자산관리(WM, Wealth Management) 사업은 2007년 조직이 독립된 이후 회사의 두 번째 핵심축으로 부상했다. 한투증권은 초기부터 ‘세그먼트별 PB 모델’을 채택했다. 고액자산가 (KIS Premier), 중산층 (Bankis), 디지털 세대 (한국투자 앱) 세 라인으로 분화해 각각 상품 라인업과 서비스 깊이를 달리했다.

2010년대 초반 WM 조직은 ‘상속·세무·부동산 통합자문’ 역량을 갖추기 시작했다. 2015년 설립된 KIS 프리미어센터 강남점은 국내 최초로 회계사·변호사·세무사 등 전문가 70명을 상주시켜 패밀리오피스 기능을 제공했다. 이를 계기로 WM 부문 순영업수익은 2016년 2800억 원에서 2023년 64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온라인 플랫폼 전략 역시 빠르게 전개됐다. 2009년 출범한 ‘뱅키스’ 는 국내 최초 비대면 계좌개설 시스템을 도입했고 2018년 런칭된 모바일앱 ‘한국투자’는 2024년 월간활성사용자 (MAU) 320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업계 MTS 순위 2위 수준이다. 2020년대 들어 WM 플랫폼은 AI 자산진단 및 로보어드바이저 ‘KIS Advisor’ 를 탑재하며 하이브리드 PB 모델로 진화했다.

한투증권 WM 의 특징은 ‘상품의 내재화’ 다. IB 딜에서 발행된 대체투자상품 (예: 해외 부동산 펀드, 인프라 PFV 지분)을 WM 고객에게 직접 공급하여 수익원을 공유했다. 이 전략은 자사 딜의 유동성 확보와 고객 수익률 제고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했다. 또한 WM 리서치센터는 2022년부터 ‘KIS 인사이트북’ 을 발간해 고객에게 데이터 분석형 자산배분 리포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로써 한투증권 WM은 ‘연결된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불린다.

2.3. 트레이딩·운용 확대 및 리스크 관리 – ‘딜링하우스의 복귀’접기


2005년 파생상품사업부 신설 이후 한투증권은 채권 딜링과 ELS 발행으로 트레이딩 부문을 확장했다. ELS 발행잔액은 2009년 5조 원에서 2015년 16조 원으로 급증했으며 이는 자기매매 이익률 향상으로 이어졌다. 2012년 통합리스크관리시스템 (IBRM) 을 도입하여 모든 포지션의 VAR (위험가치) 를 실시간 측정하는 체계를 완성했다. 2023년 트레이딩 부문 ROE 12.3%, 순영업수익 9600억 원으로 증권업계 1위 수준을 유지했다.

트레이딩 조직은 2021년 부터 AI 모델을 도입해 채권가격 괴리율 및 시장심리지수 를 자동분석하는 ‘딜러 보조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사내 데이터랩과 리스크관리위원회가 공동 운영한다. 트레이딩 은 한투증권의 DNA이자 기업의 리스크감각을 상징하는 부문으로 자리잡았다.

3. 금융투자사로의 본격적 변화접기



3.1. 제도 변화와 초대형 IB 지정접기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금융투자업 간 장벽이 사라지면서 한투증권은 IB·WM·트레이딩 통합 모델을 정립했다. 2017년 11월 한투증권은 자기자본 3조 원 이상 요건을 충족하며 금융위원회로부터 국내 최초 초대형 IB로 지정됐다.

2018년 5월에는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해 초대형 IB 중 유일하게 단기자금 조달이 가능한 구조를 확보했다. ‘한국투자 발행어음 1호’는 6개월 만에 3조 원 이상이 판매되면서 국내 단기금융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이 인가를 통해 한투증권은 자기자본을 활용한 △기업대출 △구조화금융 △대체투자 확대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했다. 이로써 IB 부문의 이익 기여율은 2018년 15%에서 2022년 28%로 증가했다. 이는 초대형 IB 제도의 실질적 수혜자로 평가받는 근거가 됐다.

3.2. 디지털 전환과 핀테크 통합접기


2019년 ‘한국투자 MTS’를 전면 개편하고 2021년 AI 리서치엔진 ‘KIS 브레인’을 도입했다. 이는 리서치 생산 프로세스를 자동화한 첫 사례로 2025년 현재 전체 리포트의 60% 이상이 AI 기반으로 작성되고 있다.

2023년에는 국내 최초로 토큰증권(STO) 시범사업자로 선정돼 블록체인 기반 자산 유통 시장에 진출했다. 또한 핀테크 자회사 ‘한국투자 핀테크랩’을 분사하여 오픈뱅킹 API·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사업을 병행했다.

2024년 말 기준 핀테크 투자 누적금액은 800억 원을 넘어섰다. 디지털화 전략은 WM(자산관리)·IB(기업금융)·트레이딩(운용) 세 축을 연결하며 ‘디지털 종합금융투자사’라는 비전을 현실화시켰다.

4. 전략적 포트폴리오와 상품·조직 혁신접기



4.1. 대체투자와 글로벌 자산 확장접기


2015년 이후 한투증권은 해외 대체투자 시장을 핵심 성장축으로 설정했다. △2016년 영국 런던 씨티센터 빌딩 인수 △2018년 호주 멜버른 오피스 개발 △2020년 미국 버지니아 데이터센터 인수 △2021년 노르웨이 해상풍력펀드 참여가 대표적이다.

이로써 해외 운용자산(AUM)은 2021년 말 기준 25조 원을 넘어섰다. 2023년 ‘한국투자 글로벌 인프라 3호펀드’를 설정하여 ESG 인프라 영역으로 확장했고 2024년 두바이 현지법인을 설립해 중동 인프라 시장에도 진출했다.

이후 해외 대체투자 부문이 회사 전체 수익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한투증권의 글로벌 IB화에 실질적 동력을 제공했다.

4.2. 조직문화·지속가능경영접기


한투증권은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이 강조한 “신뢰는 자본의 또 다른 이름”이라는 원칙을 경영철학의 중심에 두고 있다. 2010년대 이후 성과연동형 보상제와 직무·성과 기반 인사제도를 정착시켰으며 2018년에는 ‘KIS 아카데미’를 설립해 연 1000명 규모로 전문교육을 진행했다.

2022년 ESG위원회를 신설하고 사회가치팀을 조직해 금융문해교육·사회적기업펀드·청년창업펀드 등 사회공헌을 통합했다. 2024년 기준 여성 임원 비율은 24%,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33%를 기록했다.

5. 한국투자증권의 지배구조접기


한투증권을 포함한 한국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은 모두 한국투자금융지주(이하 한국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25년 6월 말 한국금융지주의 주요 주주는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20.7%), 국민연금(13.77%), 한국금융지주(5.36%) 등이다.

한국금융지주의 100% 자회사로는 한투증권을 포함해 한국투자저축은행과 한국투자캐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 한국투자액셀러레이터,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 KIARA ADVISORS 등이 있다.

한투증권은 한국투자신탁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카카오뱅크 지분 27.2%를 보유해 2대 주주에 올라있기도 하다.

6. 리더십과 대표이사 연혁접기



6.1. 역대 대표이사 및 주요 성과접기



동원증권과 한투증권이 합병을 마치고 현재의 같은 틀을 갖추게 된 2005년 이후 대표이사 자리를 거쳐간 인물들은 아래와 같다. 한투증권의 대표들은 김남구 회장의 신임 아래 증권업계에서 긴 임기를 보장받아왔다.
(왼쪽부터)홍성일 전 사장, 유상호 부회장, 정일문 부회장, 김성환 사장.

6.1.1. 홍성일 전 사장 (2000~2007)접기


홍성일 전 사장은 한투신탁증권의 증권업 전환과 동원증권과의 합병 준비를 총괄한 인물이다. 그는 “운용·중개·IB의 삼위일체 모델”을 도입해 구조적 체질개선을 주도했다.

특히 2000년대 초 ‘증권업협회 제도개편’ 이후 내부 조직을 세일즈·트레이딩·IB로 세분화하고 인력 확충을 단행했다. 그의 시기 한투증권은 2003년 사명변경과 함께 순영업수익 1000억 원을 돌파했다. 홍 전 사장은 증권사 통합 기반을 닦으며 합병 이후 안정적 출범의 토대를 마련했다.

6.1.2. 유상호 전 사장 (2007~2019)접기


유상호 전 사장은 12년간 대표직을 수행하며 한투증권의 초대형 IB 체제를 완성한 ‘장수 CEO’다. 2007년 자기자본 1조 7,900억 원에서 2017년 4조 원 이상으로 불렸다.

그는 '최고 인재 → 최고 성과 → 최고 대우'를 모토로 인재경영을 정착시켰으며, 2017년 초대형 IB 지정 및 2018년 발행어음 인가를 직접 지휘했다.

또한 베트남·인도네시아 진출을 통해 ‘KIS Vietnam’을 상위권 현지증권사로 키웠다. 그의 리더십 하에 한투증권은 2019년 한국금융지주 연결 순이익 1조 원을 돌파했다. 그는 공을 인정받아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6.1.3. 정일문 전 사장 (2019~2023)접기


정일문은 IB 전문가 출신 CEO로 재임 중 한투증권의 연간 순이익 1조 원 시대를 열었다. 2021년 순이익 1조 4502억 원을 달성했으며 사모펀드 사태 당시 고객 전액보상을 결정해 신뢰 회복의 전기를 마련했다.

디지털화 전략으로 ‘미니스탁’과 ‘KIS Direct’를 출시했고 글로벌 IB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그의 재임기 동안 한투증권은 WM·IB·트레이딩의 균형 수익구조를 완성했다. 정 전 사장 역시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6.1.4. 김성환 사장 (2024~현재)접기


김성환 사장은 2024년 1월 취임 후 반년 만에 반기 순이익 1조 원을 돌파했다. 그는 PF·운용·IB 비중을 고르게 유지하며 ‘균형형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2024년 연결 영업이익 1조 2837억 원, 순이익 1조 1189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그는 글로벌 확장과 디지털자산 진출을 병행하며 '아시아의 골드만삭스'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2025년 10월23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파르네스에서 열린 ‘2025 글로벌 마켓 아웃룻(Global Market Outlook)’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7. 현재와 미래 로드맵접기



7.1. ESG·핀테크·토큰증권 신성장축 –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접기


2023년 이후 한투증권의 전략은 “플랫폼 금융사”로 요약된다. 단순 중개나 운용이 아닌, 금융상품 생산과 유통,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통합하는 방식이다. 그 핵심은 ESG·핀테크·토큰증권의 3개 축이다.

ESG 부문에서는 2022년 국내 증권사 최초로 ‘그린임팩트 펀드’를 조성했고 2023년 ESG 채권 주관 점유율 16%, 2024년 18%를 달성했다. 이는 환경·사회 책임투자(Responsible Investment) 전문인력 양성과 ESG 인프라 펀드 운용 확대의 결과다. 또한 한투증권은 자체 ESG 리서치 모듈 ‘KIS Sustain Index’를 개발해 국내 상장사 등급평가 서비스를 내부화했다. WM 고객의 포트폴리오에 ESG 점수를 반영하는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핀테크 부문은 ‘한국투자 핀테크랩’을 축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1년 분사 이후 블록체인·오픈뱅킹·마이데이터 플랫폼을 연계했다. 2024년까지 누적 투자 금액은 800억 원, 투자 스타트업은 47곳에 달했다. 이 중 모바일 자산관리 앱 ‘핀투(Fin2)’ 는 2025년 MAU 100만 명을 넘기며 성공적인 내부 벤처 사례로 꼽힌다. 핀테크 랩은 또한 AI 고객응대 시스템 ‘딜링봇’을 개발해 리테일 고객의 실시간 주문과 상담 기능을 통합했다.

토큰증권(STO) 분야는 2025년 ‘KIS-Token’ 플랫폼 출범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 플랫폼은 실물자산·부동산 리츠 지분·콘텐츠 저작권 등을 디지털 증권으로 유통한다. 금융위원회 인가 1호로 지정된 이 사업은 향후 자본시장 유통구조를 재편할 핵심축으로 평가된다. KIS-Token은 또한 블록체인 기반 결제망과 리테일 앱 연동을 통해 투자 접근성을 확대하고 있다.

7.2. 향후 도전과 과제 – ‘균형 과 확장’접기


한투증권의 다음 스텝은 한마디로 국내에서 만든 균형 포트폴리오를 글로벌로 확장하면서 IMA로 조달축을 하나 더 세우는 것이다. 2024년 기준 부문별 이익 기여도는 리테일 30%, IB 9%, PF 13%, 운용 27%, 기타 12%로 비교적 고르게 분산돼 있다. 김성환 사장은 이를 두고 “어느 한쪽이 흔들려도 회사 전체가 버티는 체질”이라고 설명해왔다. 이 균형이 국내에서는 유효했지만, 해외로 가져가려면 ‘상품 소싱 파이프라인’과 ‘조달 파이프라인’이 동시에 커져야 한다.

7.2.1. 글로벌 확대, 아시아의 골드만삭스 목표접기


글로벌 확장과 관련해 김성환 사장은 2024년 1월 취임사를 통해 '아시아의 골드만삭스'를 기치로 내걸었다. 이를 위해 해외 수익 비중을 2030년까지 30%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 사장이 대표가 되기 이전부터 한투증권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2022년에는 미국 종합금융사 스티펄 파이낸셜과 인수금융, 사모대출 전문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계약을 맺었다.

한투증권은 2023년 칼라일 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연간 약 40억달러 규모의 칼라일 해외 크레딧 상품에 대한 국내 독점 판매권을 확보하는 내용이었다. 칼라일은 4000억 달러가 넘는 글로벌 PEF 운용사이고 크레딧·구조화채권에 강한 하우스라 한투증권이 국내에서 만들기 어려운 상품을 안정적으로 들여올 수 있다. 2024년에는 앵커리지캐피털과도 크레딧 상품 협업을 열어 똑같은 틀을 한 번 더 만든 상태다.

올 5월에는 골드만삭스와 글로벌 상품 공급 및 마켓 업데이트 자료 공유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한투증권은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펀드를 국내에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10월에는 영국 자산운용산 만 그룹과 국내 글로벌 금융상품 공급 확대 및 향후 협업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영국 런던거래소 상장사 만 그룹은 전 세계 약 1930억달러(약 277조원)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달 글로벌 운용사인 JP모건과 전략적 협업도 강화했다. JP모건은 JP모건체이스그룹 산하 자산운용 부문으로 3조9000억달러(약 5400조원) 규모의 운용자산(AUM)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글로벌에서는 '칼라일, 스티펄, 골드만삭스, 만 그룹, JP모처럼 여러 개의 해외 소싱 창구를 만들어 두고 국내에서는 그걸 WM·발행어음 자금으로 받아주는 ‘투입구–유통구’ 2단 구조를 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7.2.2. IMA 1호 인가 경쟁접기


추가 과제로는 2025년 들어 다시 뜨고 있는 IMA(종합투자계좌) 인가 경쟁이 있다. IMA는 발행어음보다 한 단계 넓은 단기·중기 자금 운용 계좌로 고객 예탁금을 묶어서 기업금융 성격의 자산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제도는 2017년에 만들어졌지만 실제로는 한 번도 본격 가동된 적이 없었고, 2025년이 돼서야 금융위가 요건을 구체화하면서 ‘미래에셋 vs 한국투자증권’ 2파전 양상이 뚜렷해졌다. 한투증권이 2024년에 신종자본증권을 7000억 원가량 발행해 자기자본을 10조 원대로 끌어올린 것도 이 IMA를 염두에 둔 증자라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온다.

왜냐하면 IMA가 열리면 발행어음(만기 1년 이내, 자기자본 200% 한도)보다 더 두꺼운 조달 풀을 만들 수 있고, 그 자금을 다시 IB·대체투자·글로벌 크레딧에 태울 수 있어서다. 결국 IMA는 '조달 다변화 → 해외상품 직접 소싱 → 리테일·WM 재유통'이라는 한투의 현재 모델을 한 번 더 키워주는 제도적 장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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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2025년 들어 다시 뜨고 있는 IMA(종합투자계좌) 인가 경쟁이 있다. IMA는 발행어음보다 한 단계 넓은 단기·중기 자금 운용 계좌로 고객 예탁금을 묶어서 기업금융 성격의 자산에 투자하고 그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구조다.

제도는 2017년에 만들어졌지만 실제로는 한 번도 본격 가동된 적이 없었고 2025년이 돼서야 금융위가 요건을 구체화하면서 ‘미래에셋 vs 한국투자증권’ 2파전 양상이 뚜렷해졌다. 한투증권이 2024년에 신종자본증권을 7000억 원가량 발행해 자기자본을 10조 원대로 끌어올린 것도 이 IMA를 염두에 둔 증자라는 평가가 시장에서 나온다.

왜냐하면 IMA가 열리면 발행어음(만기 1년 이내, 자기자본 200% 한도)보다 더 두꺼운 조달 풀을 만들 수 있고 그 자금을 다시 IB·대체투자·글로벌 크레딧에 태울 수 있어서다. 결국 IMA는 '조달 다변화 → 해외상품 직접 소싱 → 리테일·WM 재유통'이라는 한투의 현재 모델을 한 번 더 키워주는 제도적 장치다.

8. 위기 극복 DNA로 만든 넥스트 스텝접기


한투증권의 50년을 길게 놓고 보면 한 가지 패턴이 반복된다. 위기가 왔을 때 덩치를 줄이거나 움츠러든 게 아니라, 오히려 조직을 세분화하고 새 사업을 붙여서 ‘다음 단계’를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1970~80년대에는 투자신탁 대중화로 자본시장의 바깥을 안으로 끌어들였고, 2000년대에는 증권업 전환과 동원증권 합병으로 국내 투자은행 모델의 뼈대를 세웠다. 2010년대에는 초대형 IB 인가와 발행어음으로 조달의 파이프를 열었고 2020년대에는 디지털·핀테크·토큰증권까지 묶어 “생산–유통–데이터”를 한 회사 안에서 돌리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지금 한투증권이 말하는 ‘아시아의 골드만삭스’라는 목표도 그 연장선에 있다. 골드만삭스는 ‘상품을 만드는 곳이자 그 상품의 유통망까지 가진 투자은행’으로 자리잡았다. 이를 고려하면 한투증권은 단순히 해외 딜을 몇 건 늘리고 외국계 펀드를 들여오는 수준이 아니라, 칼라일·스티펄·골드만삭스·만 그룹·JP모건처럼 서로 성격이 다른 글로벌 소싱 창구를 여러 갈래로 깔아두고, 국내에서는 발행어음과 앞으로 열릴 IMA로 그 물량을 받아내 WM과 리테일에 다시 흘려보내는 2단 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물론 이 길은 과제도 분명하다. 해외 크레딧 비중이 두꺼워질수록 리스크 측정 단위는 더 촘촘해야 한다. 초대형 IB 간 시장점유율 경쟁은 예전보다 치열하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연혁이 말해주는 것은 비교적 명확하다. 이 회사는 300만 원과 12억 원 차이의 인수, 1호 초대형 IB·1호 발행어음처럼 '한 끗 차'를 만들어 낼 때 가장 강했고 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앞서서 설계해 왔다.
  • [1] 1982년 한신증권 민영화는 정부가 민간자본을 유도해 증권산업을 활성화하려 한 첫 사례로, 이후 ‘동원형 금융지주’의 시발점이 됐다.
  • [2] 1982년 한신증권 민영화 입찰 결과: 71억1200만 원(동원산업) 대 71억900만 원(태평양화학).
  • [3] 이 일화는 이후 동원·한국투자증권이 스스로를 ‘한끗 차로 성장한 하우스’로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된다.
  • [4] 당시 기업금융본부 신설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서도 꽤 빠른 편에 속한다. 대부분은 여전히 위탁매매 비중이 높던 시기였다.
  • [5] 2009년 자본시장통합법은 운용·판매·자문 겸영을 허용함으로써 증권사가 ‘금융투자사’로 바뀌는 제도적 전환점이 됐다.
  • [6] 토큰증권(STO)은 실물·금융자산의 권리를 블록체인상 디지털 증권으로 분할·유통하는 제도권 모델.
  • [7] 2015년 이후 해외 대체투자 확대는 국내 IB 수익 다변화뿐 아니라 ESG 인프라 투자 쪽으로도 영역을 넓힌 시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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