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이 감사본부장 자리에 금융감독원 출신을 영입했다. 감사 업무의 특성상 금융감독원과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새롭게 감사본부를 맡게 된 이행정 본부장은 금융감독원 내에서도 고속 승진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던 인물이기도 하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감사본부장 자리에 이행정 상무를 신규 선임했다. 임기는 일단 1년이다. 감사본부 산하에는 감사실을 두고 있다. 해당 본부에서는 본·지점에 대한 종합·수시 감사를 비롯, 금융감독원 종합감사 등을 포함한 대외기관의 검사 수검을 지원한다.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 역시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행정 감사본부장은 한국투자증권으로 오기 전까지 금융감독원에서 근무했던 인물이다. 1972년생인 이 본부장은 금융감독원 공채 4기로 동기 중 가장 빠르게 국장으로 승진했다. 자산운용검사국, 감독총괄국을 거쳐 2023년말 공보실 국장이 됐고 2024년말 민생침해대응총괄국장을 역임했다.
그는 특히 이복현 전 금감원장 체제에서도 고속 승진으로 두각을 보였다. 하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2025년 8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새롭게 취임했고 조직 분리와 공공기관 지정 위기 등으로 내부가 홍역을 치렀었다. 현재는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이 부여되는 등 막강한 권한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이 감사본부장은 변화하는 금감원에 있기보다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이동하는 쪽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11월 퇴직하고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를 받았다. 지난해 말 심사 승인을 받았다. 퇴직 전 5년간 소속했던 부서나 기관업무와 취업 예정기관 간에 밀접한 업무 연관성이 없어야 심사 승인을 받을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감사본부장에 금융감독원 출신이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말까지 총 6년간 감사본부장을 지낸 박홍석 전무 역시 금융감독원 출신이다. 그는 1961년생으로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고 이후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검사국장과 법무실국장을 지낸 바 있다.
다만 박 전 본부장은 금융감독원에서 퇴직한 후 바로 한국투자증권으로 이동한 것은 아니다. 2016년 금융감독원 퇴직 이후 금호아시아나그룹 케이아이 상근고문으로 있었고 그룹 내 에스티엠 상근고문으로도 근무했다. 금융감독원 퇴직 후 3년여가 지난 후 한국투자증권 감사본부장이 됐다.
한국투자증권의 전현직 감사본부장은 단숨에 11살 차이가 나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이 과감하게 감사본부장의 연령을 확 낮춘 데에는 금융당국과의 실질적인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함으로 읽힌다. 이행정 본부장은 직전까지 금융감독원에 있었기 때문에 내부 사정에 능통하고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지난해 3월 한국투자증권은 내부 회계오류로 인해 2019~2023년 사업보고서를 한꺼번에 정정하면서 홍역을 치렀기 때문에 비슷한 사안을 선제적으로 막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당시 금융감독원이 회계심사에 착수했었고 지난해 8월 결론을 냈다. 회계 오류에 대해 경조치에 해당하는 '주의'를 줬다. 금융감독원은 한국투자증권의 고의성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