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지난해 국내 각 기업은 적정 주가를 평가받겠다는 일념 하에 '기업가치제고계획' 일명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각 기업의 상황에 맞춰 운영, 재무전략부터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잇달아 내놨다. 하지만 현시점 기업별로 성과는 엇갈린다. 조기 달성에 성공해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 곳이 있는 반면 예상치 못한 대내외 리스크로 달성이 요원한 곳들도 존재한다. 더벨은 관련된 각 기업의 핵심 지표가 밸류업 계획 발표 전후 어떻게 변했는지 또 약속한 주주환원은 얼마나 이행됐는지 점검해 본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24년 7월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청사진을 발표했다. 메리츠금융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춰 발빠르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할 수 있던 건 2022년부터 이미 자본배치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를 거치며 주주환원에 대한 원칙과 방법을 확고히 세워뒀기 때문에 가능했다.
결과적으로 적극적 주주환원과 이에 부응하는 주가 상승이 맞물리면서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총주주수익률(TSR)과 주주환원율을 기록 중이다. 좋은 흐름이 이어지면서 2022년 세운 원칙을 앞으로도 지속 유지하기로 했다.
◇2022년부터 이미 자체 밸류업 프로그램 시작 메리츠금융은 2022년 11월 조정호 회장의 결단에 따라 3개 상장사를 하나로 합치는 이른바 '원 메리츠' 전환과 함께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했다. 당시 2023년 회계연도부터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포함해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에 쓰겠다는 원칙을 발표했다.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선 기존의 50%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세부적 실행 계획과 구체적 방법을 공개했다.
메리츠금융은 우선 내부투자 수익률과 주주환원 수익률을 비교해 어느 쪽에 자본을 투입할지 결정하고 이후 주주환원 방법 중에선 자사주 매입 수익률과 현금배당 수익률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자본배치 방법을 결정하고 있다. 이런 메커니즘에 따라 2023년부터 2025년 회계연도 3년간은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에 쓰기로 결정했다. 주주환원 방법으로는 현금배당보다는 자사주 매입을 주로 활용하고 있다. 매입한 자사주는 모두 소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발표 직후 2023년 1월부터 올해 9월 말까지 2조1919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졌다. 올해 8월부터는 한국투자증권과 7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내년 3월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를 더하면 전체 자사주 매입 규모는 2조9000억원에 이른다. 깉은 기간 배당은 7017억원 이뤄졌다.
결과는 수치가 증명한다. 처음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한 2022년 11월 2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현재 10만원을 훌쩍 넘긴다. 8월 장중 한때엔 13만원을 넘기도 했다.
◇압도적 수치, 3년 평균 TSR 업계 최고 수준 메리츠금융은 총주주수익률은 2023년 43.9%, 2024년 78.3%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에 훌쩍 뛰었는데 배당수익률은 전년 대비 낮은 2.3%에 그쳤지만 주식수익률이 급등하면서 총주주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연초 5만9200원이던 주가가 연말 10만4000원까지 상승해 주식수익률이 76%에 이르렀다. 올해는 9월 말까지 주식수익률이 9.1%를 기록했다. 아직 주당배당금이 확정되지 않아 전체 총주주수익률은 알 수 없다.
결과적으로 2023년부터 올해 9월까지 누적 총주주수익률은 174.5%를 기록했다. 연평균 77.9%로 국내 다른 금융지주 평균(38.2%)과 국내 손배보험사 평균(28.0%)을 뛰어넘는다.
주주환원율 역시 2년 연속 50%를 넘겨 다른 금융지주를 압도한다. 은행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을 펼치고 있는 KB금융의 지난해 주주환원율은 39.8%였다. 반면 메리츠금융의 주주환원율은 2023년 51.2%, 2024년 53.2%를 기록했다
주주환원율은 연간 자사주 매입액과 현금배당액을 더해 당해연도 순이익으로 나눠 구한다. 올 들어 3분기까지는 1조2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졌다. 이미 지난해 자사주 매입액을 뛰어넘다. 순이익 규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올해 주주환원율 역시 최소 전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금융은 기존과 같은 원칙을 앞으로도 유지한다. 앞서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며 2026년 회계연도부터는 회사의 이익체력과 시장환경을 점검해 주주환원 규모와 내용을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향후 3년은 지금과 같이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에 쓰는 기존 원칙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용범 부회장은 11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메리츠금융그룹은 최근 3년간 유지했던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환원율로 하는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앞으로도 3년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그룹의 최우선 경영 철학인 주주가치 제고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