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지주와 한국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나란히 높은 ROE(자기자본이익률)을 기록했다. 두 지주사 모두 주력 자회사를 바탕으로 매해 순이익이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메리츠금융지주 순이익은 1조원을 넘겼고 한국금융지주 역시 9996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순이익을 견인한 주력 자회사는 각기 다르다. 메리츠금융지주는 보험과 증권이 균형을 이루면서 채권 중심의 투자손익을 기반으로 순이익이 증가했다. 한국금융지주는 주력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 중심으로 브로커리지 수익과 평가이익이 급증했다.
◇'보험+증권' 양분된 메리츠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의 올해 상반기 ROE는 26.3%에 달한다. 최근 5년 간 평균 ROE도 26.08%를 기록했다. 높은 ROE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은 순이익이다. 메리츠금융지주 순이익은 1조358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수치로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이다.
기여도가 가장 높은 자회사는 메리츠화재다. 올해 상반기 기준 메리츠금융지주 순이익 기여도(별도 이익 단순 합산 기준, 지주 제외)를 살펴보면 메리츠화재 기여도는 66%, 메리츠증권은 29%를 기록했다. 순이익의 절반 이상이 보험사로부터 나오고 있는 셈이다.
올해 상반기 메리츠화재 순이익은 987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9977억원) 대비 1% 감소한 수치다. 보험 손익은 감소했지만 투자 손익이 이를 상쇄했다. 투자손익은 604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4년 상반기(3959억원) 보다 53% 증가한 수치다.
보험사는 고객과 장기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운용 가능한 자금이 많다. 이를 통해 채권, 수익증권, 대출채권 등에 투자해 자산을 늘리고 있다. 메리츠화재 운용 자산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건 채권이다. 채권 중에서도 국공채 비율이 67%에 달한다.
메리츠증권 채권 잔고 역시 국공채 비중이 높다. 올해 상반기 채권 잔고 53조2000억원 중 국공채 잔고는 3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다른 증권사가 주로 회사채에 투자하는 반면 메리츠증권은 국공채 위주로 트레이딩한다. 금리 등 시장 상황의 변화보다는 자산 간의 상대가치와 차익거래 등 절대 수익률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는다는 설명이다.
반면 자산 기여도는 메리츠화재보다 메리츠증권이 높다. 메리츠증권의 자산 기여도는 55%, 메리츠화재는 37%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메리츠금융지주의 자산 총계는 124조2453억원을 기록했다. 국공채 등 금융상품 운용자산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덕분이다.
최근 3년 간 이중레버리지비율은 감소하고 있다.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지주사가 자회사에 얼마나 많은 자본을 투입했는지를 나타낸다. 2023년 122%를 기록했던 메리츠금융지주 이중레버리지비율은 2024년 117%로 하락했고 올해 2분기 기준으로는 119%로 소폭 상승했다.
◇증권 중심 '한국금융지주', 상반기 ROE 최대치 한국금융지주는 올해 상반기 ROE 19.9%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4.2%) 대비 5.7%p(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던 코로나19 시기를 제외하면 최근 5년 간 최대치다.
최근 5년 간 한국금융지주의 평균 ROE 역시 14.4% 정도다. 올해 상반기 ROE를 견인한 것은 순이익의 증가다. 한국금융지주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99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6240억원) 대비 60.2% 증가한 수치다. 지배기업 소유주 순이익도 9974억원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을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특히 금융자산(부채)평가 및 처분 손익이 급증했다. 2024년 4분기까지만 해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평가이익은 올해 1분기 858억원, 2분기에는 2770억원까지 상승했다. 펀드 등 증권과 운용 부문에서 동시에 대규모 평가이익이 발생했다.
순이익 기여도가 높은 계열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자회사로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을 뒀다. 상반기 ROE 역시 17.2%를 기록했다. 연결 기준 상반기 순이익은 1조2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2% 증가했다. 증시 호조에 따라 운용, 브로커리지 수익이 모두 늘었다. IB 부문도 실적을 뒷받침했다.
보험과 증권으로 양분돼 있는 메리츠금융지주와 달리 증권업 기여도가 대부분이다. 자산 총계 기준으로도 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84%에 달한다. 비은행 증권사 중에서도 증권업 비중이 높은 만큼 이중레버리지비율도 높다. 한국금융지주 이중레버리지비율은 2023년 129%, 2024년 127%, 올해 1분기 말 기준 122%를 기록했다.
자회사에 대한 자금 지원 부담이 높은 한국금융지주는 재무 건전성 개선과 추가적인 이익 성장 방안으로 보험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5월 발표한 밸류업 계획에도 보험사 인수가 포함됐다. 장기·해외 투자 등을 통해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인수 검토 소식이 수면 위로 떠올랐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진전된 것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