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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전략 분석

SK온, 리밸런싱 효과 없이도 재고 회전 기간 단축

배터리 사업 재고자산회전일수 114일로 축소, 경쟁사보다는 한 달 이상 길어

김형락 기자  2025-12-02 08:25:08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전략은 사업과 기업가치를 뒷받침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사업자금이 필요하면 적기에 조달해야 한다. 증자나 채권 발행, 자산 매각 등 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 넘쳐나면 운용이나 투자, 배당을 택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선택엔 결과물이 있다. 더벨이 천차만별인 기업들의 재무전략과 성과를 살펴본다.
SK온이 올해 석유 트레이딩 사업 합병 효과 없이도 배터리 사업에서 재고자산 회전 기간을 줄였다. 지난해부터 적정 재고를 2조원대로 유지하면서 배터리 사업 매출 규모를 키운 덕분이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보다는 재고 보유 기간이 한 달 이상 긴 편이다.

SK온은 지난해 76일이었던 연결 기준(이하 동일) 현금회전일수(Cash Conversion Cycle, 이하 CCC)를 올 3분기 14일로 줄었다. 지난해 11월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석유 트레이딩), 올 1월 SK엔텀(탱크 터미널 임대)을 차례로 흡수합병하면서 외형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11월에는 SK엔무브(윤활유, 액침냉각)까지 흡수합병해 사업·재무구조를 리밸런싱했다.

SK온은 지난해 3분기까지 배터리 단일 사업을 영위했다. 2022년과 2023년 CCC는 각각83일, 79일이었다. 지난해 재고자산 회전율이 높은 석유 트레이딩 사업이 연결 실체 사업 부문에 추가되면서 CCC가 대폭 짧아졌다. 올 3분기 SK온 누적 매출 중 석유 사업 비중은 87%(37조5349억원)다. 올 3분기 말 재고자산 중 석유 사업 몫은 1%(208억원)뿐이다.


CCC는 기업 활동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매출채권회전일수와 재고자산회전일수를 더하고, 매입채무회전일수를 뺀 값이다. CCC가 짧을수록 현금 순환이 원활해 유동성 확보가 용이하다. 현금 유입 시점을 앞당겨 내부 운전자본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자금 조달 필요성이 줄어 재무구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반대로 CCC가 길어지면 현금흐름이 악화해 영업활동과 재무 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SK온 CCC는 재고자산회전일수(DIO)를 따라 짧아졌다. 2023년 79일이었던 DIO는 지난해 76일, 올 3분기 14일로 줄었다. 올 3분기 매출채권회전일수(DSO)는 29일, 매입채무회전일수(DPO)는 30일이다. 매출채권 회수 기간과 매입채무 결제 주기 사이 큰 차이가 없다. 2023년까지는 DSO가 DPO보다 짧아 운전자본 관리에 유리한 구조였다.

석유 사업 합병 효과를 제외한 배터리 사업 DIO도 단축했다. 지난해 169일까지 증가했던 배터리 사업 DIO는 올 3분기 114일로 줄었다. 적정 재고를 유지하면서 매출 규모를 키워 재고자산을 매출로 전환하는 기간이 짧아졌다. 올 3분기 배터리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5조5210억원이다. 올 3분기 말 배터리 사업 재고자산은 전년 말 대비 10% 감소한 2조1760억원이다.


SK온은 배터리 사업에서 재고 부족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정 재고를 유지하고 있다. 전방 시장 수요에 따른 갑작스러운 수주 증가, 리드 타임, 부품 공급 등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원소재 조달 역량 강화와 내부 운영 효율성 제고, 조달·물류 관리 등으로도 배터리 사업 재고 순환 속도를 개선하고 있다.

올해 배터리 사업 DIO를 줄였지만 국내 경쟁사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올 3분기 LG에너지솔루션 DIO는 74일, 삼성SDI 에너지솔루션 사업 부문 DIO는 82일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에너지솔루션 사업 부문은 2022년부터 DIO를 100일 이내로 관리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3분기 출하량 기준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LG에너지솔루션 39.3기가와트시(GWh) △SK온 34.5GWh 삼성SDI 33GWh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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