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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은행채 발행 규모가 급증했다. 저금리 추세가 길어지는 가운데 은행에 묶였던 자금이 증권시장으로 옮겨감에 따른 변화다. 빈 금고를 채우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지주 산하 은행들은 전략을 달리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이 은행채 발행에 집중한 반면 신한은행은 다소 보수적으로, 우리은행은 발행 규모를 크게 줄였다. 더벨은 주요 금융지주 산하 은행들의 은행채 발행을 통해 달라진 전략 차이를 짚어본다.
신한은행은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 산하 은행 중 은행채 발행량이 가장 많다. 지난해 발행량을 크게 줄였음에도 타행 대비 많게는 4조원 이상 차이를 보인다. 연간 기준 22조원 이상을 은행채로 조달하기도 했다.
올해는 5조원 상당을 은행채로 발행한 상황이다. 예년 대비 발행 속도가 빠르진 않지만 연간 발행한도는 16조원으로 비슷한 규모다. 다만 예수금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은행채 발행 금리가 오르고 있어 타행 대비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모양새다.
◇연간 16조 은행채 발행, 계획 대비 50.4% 조달 2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9일까지 신한은행이 발행한 은행채는 5조24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한 규모다. 은행은 예·적금 등 수신이 주요 자금 조달원이지만 은행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커브드본드 같은 채권으로도 재원을 마련한다.
은행채는 금융감독원에 계획을 신고하면 기한 내 상시 발행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통상 매년 10~11월 중 금융감독원에 1년치 은행채 발행 계획을 보고한다. 공모 형태로 발행되는 가운데 필요 시 일괄신고서 등 간략한 절차만 거치면 은행채로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지난해 10월 신한은행은 그해 11월 7일부터 올해 11월 6일까지 은행채로 16조원을 조달하겠다고 보고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11~12월 3조700억원을 조달한 가운데 올해는 연초부터 지난 19일까지 5조2400억원을 발행해 총 8조600억원을 마련했다. 1년간 계획된 금액의 50.4% 조달을 마쳤다.
신한은행이 올해 발행한 은행채는 4대 금융지주 산하 은행들 대비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다만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이 올해 들어 은행채 발행량을 30% 내외 늘렸던 것과 비교하면 신한은행 증가율(6.7%)은 다소 더딘 편이다. 이는 지난해 신한은행이 은행채 발행 규모를 전년 대비 29.5% 줄인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작년 발행 감소 전환, 올해 예수금 증가·조달금리 상향 영향에 관망 신한은행은 2021년 이후 은행채 발행 규모를 늘리는 추세였다. 실제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22조1700억원, 23조1100억원을 조달했다. 4대 금융지주 산하 은행 중 22조원 이상을 은행채로 발행한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했다. 하지만 지난해 다시 20조원 밑으로 발행량을 줄인 상황이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신한은행의 연간 은행채 조달액은 지난해(16조2900억원)와 유사할 전망이다. 다만 한때 22조원 이상을 은행채로 조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줄어든 규모다. 이는 최근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 조달 수요가 예년에 미치지 못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예수금 조달액이 증가한 이유도 있다. 실제 지난해 신한은행 예수금 및 부금 평균잔액은 314조원을 웃돈다. 전년 대비 5.7% 증가한 규모다. 2020년 240조원 수준이었던 예수금 및 부금 평균잔액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예수금이 증가한 만큼 은행채 발행 전략을 보수적으로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채 조달 금리도 변수다. 2023년 평균 4%가 넘었던 신한은행 은행채 표면금리는 2024년 3.41%, 2025년 2.68%까지 줄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표면금리가 평균 3%대를 넘어선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최대치를 기록했던 표면금리가 4.6%였던 반면 올해 들어선 5.04%까지 오르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채권 시장 및 자금 수급 상황, 유동성 및 금리 리스크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은행채 발행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예정"이라며 "연도별 발행 규모 차이는 자산 성장 속도나 시장성 조달규모 관리 등 전략적인 자금 조달 운용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