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올해 들어 은행채로 6조원 가까운 자금을 조달했다. 4대 금융지주 산하 은행 가운데 은행채 발행 규모는 지난 3년간 유일하게 순증했다. 2020년 전까지 10조원을 밑돌던 은행채 발행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4대 금융지주 산하 은행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은행채를 발행했다.
다만 올해 하나은행 이사회가 정한 은행채 발행한도는 지난해 대비 다소 줄은 것으로
파악된다. 다음달까지 7조원 조달을 예정한 가운데 은행채 발행 순증세는 연간 기준 숨고르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5.8조 발행, 전년 동기 대비 34.7% 증가…지난 3년 순증세
22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9일까지 하나은행이 발행한 은행채는 5조79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34.7% 증가한 규모다. 예·적금 같은 수신이 은행의 주요 자금 조달원이지만 은행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환매조건부채권(RP), 커브드본드 등도 주요 조달원이다.
이 가운데 은행채는 금융감독원에 계획만 신고하면 기한 내 상시 발행할 수 있다. 통상 은행은 향후 자산의 성장 계획이나 대출 수요 전망, 만기 도래 차환 규모 및 예수금 증가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차년도 은행채 발행 계획을 수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은 최근 몇 년간 은행채 발행 규모를 늘리고 있다. 2022년 9조7000억원대였던 은행채 발행 규모는 2023년 13조원을 기록한 뒤 2024년 13조1800억원, 2025년 14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전년 대비 발행 규모를 늘려가면서 은행채 발행에 힘을 싣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은 2020년까지 은행채 발행 규모가 10조원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2021년 10조원 벽을 넘은 뒤 2022년 잠시 주춤했지만 2023~2025년 3년 연속 은행채 발행이 순증하고 있다.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 가운데 유일한 증가세다.
◇작년 은행채 14.5조 발행, 시장 금리·조달 여건 고려
지난해 타행이 은행채 발행을 줄였던 것을 고려하면 상반된 행보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은행채 발행 규모가 가장 큰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해 16조2900억원을 조달했다. 전년 대비 29.5%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도 각각 27.5%, 15.9%를 줄이며 은행채 발행을 축소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14조5000억원을 발행하면서 전년 대비 10%가량 증액했다. 이 같은 기조는 차년도 발행한도 계획 수립에서도 나타난다. 하나은행은 2023~2025년 은행채 발행한도를 20조원으로 설정했다. 실제 조달액은 발행한도의 62~72.5% 수준이지만 연간 13조~14조원 이상이 은행채로 마련됐다.
통상 발행한도 대비 발행예정금액은 보수적으로 설정한다. 하나은행의 경우 올해 10조원까지 은행채를 발행할 수 있지만 우선 1~7월까지 7조원을 발행할 예정이라고 정했다. 이달 19일까지 5조7900억원을 조달한 만큼 발행 예정금액의 82.7%가 채워진 셈이다. 조만간 발행 예정액을 채울 경우 이를 최대 10조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
일례로 하나은행은 지난해 발행한도 20조원 가운데 연초 기준 10조원을 은행채로 조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해 9월 조기에 발행량을 전부 채우면서 4조5000억원을 증액해 총 14조5000억원을 은행채로 조달했다. 2023년과 2024년에도 한 차례씩 증액해 13조원씩을 확보했다.
다만 올해 들어 하나은행 은행채 발행한도는 10조원으로 정해졌다. 과거 3년 대비 발행한도가 절반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이는 시장 금리나 자금 조달 여건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기업금융 확대와 자산 성장에 따른 자금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예·수금 외 조달원 다변화 필요성도 함께 커졌다"며 "상대적으로 중장기 자금 조달의 수단으로 은행채 발행이 확대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 발행 규모는 시장 금리와 자금 조달 여건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