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주요 주주 명단에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 GIC는 최근 삼성화재 주가가 60만원 후반대까지 상승한 시점에도 지분을 추가 확보했다. 장기 투자 성향이 강한 글로벌 기관이 주요 주주로 합류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외국계 기관투자자의 판단이 한 방향으로 모인 것은 아니다. 앞서 영국계 자산운용사 슈로더는 삼성화재 지분율을 5% 아래로 낮추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견조한 실적과 삼성전자 보유지분 가치가 추가 상승 재료로 거론되지만 높아진 주가와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 감소는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60만원 후반에도 지분 늘린 GIC, 장기 투자 성향 눈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GIC는 지난 3일 기준 삼성화재 주식 223만7727주를 보유해 신규 대량보유 보고 대상에 올랐다. GIC가 보유한 삼성화재 지분율은 5.012%다. 보유 목적은 단순투자다. 특별관계자 없이 GIC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는 형태다.
삼성화재 본사. 출처: 삼성화재
GIC는 싱가포르 정부의 금융자산을 장기간 운용하는 국부펀드다. 투자 성과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도 20년 실질수익률로 설정할 만큼 단기 시장 흐름보다 장기 수익을 중시한다. 삼성화재 주가 상승 이후에도 GIC가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만큼 삼성화재의 중장기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5%선 진입 직전까지도 GIC의 매수세는 이어졌다. GIC는 이달 2일 기준 삼성화재 주식 221만7248주를 보유해 지분율이 5%에 조금 못 미쳤다. 이튿날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만610주와 9869주를 추가 매수하면서 보유량을 223만7727주까지 늘렸다. 취득단가는 각각 주당 68만3183원과 69만8196원이다.
GIC의 신규 진입 배경을 가늠할 수 있는 투자 재료도 적지 않다. 삼성화재의 이익 체력과 보유 자산 가치는 주가 재평가 요인으로 꼽힌다. 보험 본업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데다 삼성전자 지분 약 1.5%를 보유하고 있어 일부 증권사는 이를 별도의 기업가치로 반영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 지분가치와 배당 매력을 반영해 지난 7월 목표주가를 74만원에서 91만원으로 높였다.
최근 삼성화재 지분 변동으로 주목받은 GIC와 슈로더의 본거지가 주요 해외 사업 거점과 겹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삼성화재는 싱가포르에서 재보험법인을, 영국 런던에서 유럽법인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슈로더는 5%선 아래로, 높아진 주가에 다른 선택
영국계 운용사 슈로더는 지난달 삼성화재 주요 주주 명단에서 이탈했다. 지난달 14일 기준 슈로더가 보유한 삼성화재 주식은 197만7837주로 집계됐다. 합산 지분율은 직전 5.04%에서 4.43%로 낮아졌다. 지난해 10월 5% 이상 대량보유 주주로 올라선 지 약 10개월 만에 주요 주주에서 이탈했다.
슈로더의 합산 보유량은 이 기간 232만235주에서 197만7837주로 34만2398주 감소했다. 삼성화재 주가가 60만원 안팎에서 거래된 7~8월 본사와 일부 계열사에서 매도가 이어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삼성화재 주가가 크게 오른 시점에 보유 규모를 낮추면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현재 주가 수준을 둘러싼 평가는 갈린다. 일부 증권사는 삼성화재 주가가 적정 가치에 상당 부분 근접했다고 평가한다. 신계약 CSM 감소도 향후 성장성을 제약할 요인으로 지목했다.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추가적인 기업가치 상승을 위해서는 보험 본업의 성장과 자본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시각이다.
반면 안정적인 보험손익과 삼성전자 보유지분 가치, 배당 매력은 추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재료다. GIC는 장기 투자 관점에서 주가 상승 이후에도 지분을 늘린 반면 슈로더는 단기 차익 실현에 무게를 뒀다. 투자 시계와 판단 기준에 따라 삼성화재의 현 주가와 추가 상승 여력을 다르게 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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