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이 도입 4년 차에 접어들면서 보험사의 리스크관리 기준도 정교해지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CSM 확대와 자본 적정성 방어가 핵심 과제였다면 이제는 신계약 수익성과 요구자본 부담, 금리 변동성까지 자본 효율의 관점에서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와 자동차보험 손익 변동, 해외 자회사 관리 등 각 사의 성장 전략이 달라진 만큼 CRO가 점검해야 할 리스크 범위도 넓어졌다. 주요 보험사 CRO 조직을 토대로 보험사의 리스크 환경과 자본 관리 전략, 지속 가능한 성장 조건을 짚어본다.
삼성화재가 해외사업과 신시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집중 관리하고 있다. 핵심 기반은 업계 최상위권 자본여력이다. 글로벌 재보험, 미주·유럽 시장, AI 데이터센터와 사이버 보안 등 신산업 영역이 새로운 관리 대상으로 떠오른 데 따른 대응이다.
리스크관리의 주요 범위도 단순히 자본 적정성을 점검하는 걸 넘어 전사 의사결정 체계로 넓히고 있다. 삼성화재는 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 평가(ORSA)를 기반으로 요구자본 한도, 위기 상황 분석, 자본 정책을 함께 점검한다. 신회계제도(IFRS17)와 K-ICS 도입 4년 차에 접어들면서 보험계약마진(CSM), 자본 부담, 자산·부채종합관리(ALM)를 함께 보는 관리 체계를 꾸준히 정교화했다.
◇삼성Re·캐노피우스 확장, 리스크관리 핵심 과제로
삼성화재는 리스크관리 체계 고도화의 핵심 과제로 해외사업 확장과 신시장 대응을 꼽았다. 싱가포르 재보험 법인 삼성 Re를 통한 아시아 재보험 시장 확대, 영국 로이즈 보험사 캐노피우스 지분투자를 통한 미주·유럽 시장 진출로 사업 반경이 넓어지고 있어서다. 관리 대상도 국내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을 넘어 글로벌 재보험, 해외 특종보험, 신규 산업 리스크로 넓어지고 있다.
삼성화재 본사. 출처: 삼성화재
신성장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점도 리스크관리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반도체, AI 데이터센터, 사이버 보안은 기존 보험상품과 다른 손해율 구조와 집적위험을 수반할 수 있다. 삼성화재는 이머징 리스크 시장에서 변동성을 관리하면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리스크 거버넌스 체계를 고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확장 전략의 기반에는 업계 최상위권 자본여력이 있다. 삼성화재의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은 올해 3월 말 270.1%다. 경과조치를 적용하지 않고도 주요 손해보험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회사가 설정한 목표 킥스비율 220%를 크게 웃도는 만큼 신사업과 해외 포트폴리오 확대에 대응할 완충력을 탄탄하게 갖춘 셈이다.
삼성화재는 지급여력 수준을 안전, 적정, 경계, 비상, 위기 등 단계별로 관리한다. 지표가 내부 관리 기준 아래로 내려갈 경우 회복 계획을 수립하고 위험관리위원회와 이사회 보고·의결 절차를 거치는 체계다. 높은 자본여력을 단순히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 단계별 대응 절차를 사전에 정해둔 게 특징이다.
◇CSM, 요구자본, ALM 연계 의사결정 체계 구축
삼성화재는 확장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내부 관리 기준도 정교화하고 있다. IFRS17 체제에서 킥스비율 관리에만 머물지 않고 CSM, 상품 수익성, ALM, 전사 요구자본 한도를 함께 점검하는 방향으로 리스크관리 역량을 고도화하는 모습이다. 장기보험 신계약은 매출 규모보다 CSM 중심의 수익성을 우선하고, 상품 출시 단계에서도 수익성 가이드라인과 자본 영향을 함께 점검한다.
다만 신계약 CSM 확대와 요구자본 증가를 별도의 결합 지표로 관리하는 방식은 아니다. 삼성화재는 CSM 산출 과정의 위험조정(RA)과 K-ICS 리스크 관리 체계에서 보험위험에 따른 자본 부담을 점검한다. ALM 오버매칭 상태를 고려할 때 장기보험 판매가 추가 금리위험으로 곧바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한적이라고 본다.
자산운용 전략도 킥스비율 관리와 맞물려 있다. 삼성화재는 중장기 킥스비율과 ALM 영향도를 시뮬레이션해 자산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한다. 금리·신용·시장위험이 요구자본과 킥스비율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따져 투자 방향을 조율하는 방식이다.
삼성화재는 ORSA를 자본 적정성 관리와 경영 의사결정을 연결하는 도구로 활용한다. 매년 요구자본 한도를 설정하고 분기별로 한도 소진율과 지급여력 수준을 위험관리위원회에 보고한다. ORSA 결과는 관리단계 설정과 대응 방안 수립에도 활용한다. 지급여력 수준은 배당규모 적정성 평가에 반영한다. 재보험 보유, 출재 판단과 파생상품 거래 전략 수립에는 자체 리스크모델과 리스크량을 활용한다.
이 같은 체계는 자본 여력이 실제 성장 전략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삼성화재는 높은 기본자본비율과 글로벌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확대와 신사업 대응을 병행할 여력을 확보하고 있다. IFRS17 4년 차를 맞아 자본 여력 우위를 바탕으로 해외사업과 이머징 리스크 시장의 변동성을 얼마나 정교하게 관리하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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