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설비 전문기업 파나시아가 이사회에 변화를 줬다. 창업주인 이수태 회장의 장남 이민걸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취임시켰다. 6년만의 복귀다. 파나시아는 기업공개(IPO)를 타진했던 기간엔 이민걸 부사장을 이사회에서 배제시켰었다. 복귀 의미에 관심이 쏠린다.
◇IPO 본격화 전 사퇴…창업주 중심 조명
업계에 따르면 이민걸 부사장은 올 1월 중순 파나시아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이수태 회장은 슬하에 이민걸 부사장과 장녀 이규림씨를 두고 있다. 이민걸 부사장이 확고한 후계자다. 2021년 말 기준 파나시아 최대주주는 이수태 회장(37.58%)이고 이민걸 부사장(29.13%)이 2대주주다. 이규림씨는 10.63%이고 경영엔 관여하지 않고 있다.
이민걸 부사장은 1984년생으로 올 해 만으로 39세다. 일본 게이오(KEIO) 대학에서 경제학을 졸업했다. 일찌감치 경영수업을 받아왔다. 27세였던 2011년부터 파나시아 전무로 일했고 이듬해엔 파나시아와 일본법인 법인장과 관계사 파나시아아이엔에스 대표직까지 겸직했다. 특히 경영수업 초기부터 이사회에 진입해 법적권한과 책임에 대해 익혔다. 2012년부터 파나시아 사내이사로 취임했었다.
이 부사장은 2017년 돌연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는데, 당시는 파나시아가 IPO에 본격 착수하기 직전 해였다. 파나시아는 2018년 중순 주관사와 미팅을 통해 IPO 시기와 전략에 대해 논의했고, 이듬해(2019년)엔 상장 목표 시점을 2020년으로 구체화했다. 그리고 2020년 6월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했고 같은 해 9월 공모를 했다.
결과적으로 예비심사를 하는 한국거래소에 2세(이민걸 부사장)의 존재와 역할을 크게 부각시키지 않는 효과가 있었다. 대표이사인 이수태 회장과 전문경영인인 윤영준 사장 중심으로 검증을 받았다.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예심 단계에서 경영진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해 경영 역량과 투명성, 영속성 등을 점검 한다.
공모 투자자에게도 비슷한 효과를 줄 수 있었다. 2세로의 경영권 승계가 임박한 상황이라는 인식을 주면 투자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2세에 대해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이수태 회장은 1989년 회사를 창업해 공모(2020년) 당시 31년째 이끌어 왔었고 부산 지역 대표 기업인이라는 명성도 쌓았다.
이민걸 파나시아 총괄부사장(사진 우)
◇증시침체에 실적 악화, IPO 불투명
다만 파나시아는 주력인 스크러버 사업에 대한 불투명성 탓에 공모흥행에 실패, IPO를 철회하게 됐다. 스크러버는 선박 탈황장비다. 국제해양기구(IMO)의 선박 황산화물 배출규제(3.5%→0.5%)가 2020년 초부터 발효되면서 이 시점 전후로 파나시아는 스크러버 수주가 폭증했고, 이로 인한 실적개선에 힘입어 IPO에 도전하게 된 케이스다.
파나시아는 2018년 매출이 572억원이었지만 2019년엔 3285억원, 2020년엔 3559억원으로 껑충뛰었다. 영업이익도 2018년 1억원에서 2019년 715억원 2020년엔 835억원이 됐다. 다만 2020년이 정점이었다. 2021년엔 매출이 1602억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이 됐고, 영업이익은 174억원으로 전년의 5분의 1수준이 됐다.
투자자들 예견(불확실성)이 들어맞은 셈이다. 파나시아는 IPO 철회 후 한동안 재도전 시기를 저울질 했다. 다만 실적악화에 증시 침체까지 겹치며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끝내 출사표를 던지지 못했다.
그리고 올 초 이민걸 부사장 ‘이사회 복귀’ 이벤트가 이어진 상황이다. 파나시아는 현재 IPO 재추진에 대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실적은 아직 공개 전이지만 2021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스크러버 사업의 불확실성 보완을 위해 수년 전부턴 준비한 수소사업이 가시화되는 시기 IPO 재추진 타이밍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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