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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겹친 카카오헬스·브레인, 이사회에 쏠린 눈

시작점 달라도 방향성 '헬스케어'…카카오 인력 양사 '기타비상무이사', 중복사업 조율

최은진 기자  2023-06-22 16:05:19
카카오그룹 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하는 두 계열사의 행보가 주목된다. 각각 시발점은 AI(인공지능)와 헬스케어로 다르지만 결과적으로는 의료 빅데이터를 통한 진단 그리고 의료정보 플랫폼 사업을 고민한다는 유사한 지향점이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양사의 전략은 겹칠 수도, 충돌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카카오 인력이 양사 이사회에 이사로 입성하게 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묘하게 겹치는 영역을 가름마 타면서 시너지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브레인은 '헬스케어', 카카오헬스케어는 'AI' 역량 보강

카카오브레인과 카카오헬스케어는 각각 AI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물론 시작점은 다르다. 카카오브레인은 AI를 중심으로 의료사업으로 외연을 넓히는 반면 카카오헬스케어는 의료사업을 중심으로 디지털 역량을 접목하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은 '초거대 AI(Large-Scale AI) 모델'을 활용해 의사 및 연구자들이 하는 일을 대체하겠다는 목표다. 구체적으로는 신약설계 플랫폼이나 영상의료 서비스 개발 등이다. 예컨대 AI가 흉부 엑스레이 의료영상을 판독하고 의심 질환을 찾아주는 방식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환자의 의료 데이터를 기록하고 관리하는 '전자의무기록(EMR)' 사업이 메인이다.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관리하는 AI 역량이 필요하다. 이외 혈당관리 서비스인 '프로젝트감마' 등 원격모니터링 사업도 고심 중이다.

AI로 시작한 카카오브레인이 헬스케어 사업을 위한 포석을, 헬스케어에서 시작한 카카오헬스케어가 AI 역량을 갖추기 위해 각각 확장전략을 쓰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카카오브레인은 지난해 AI신약개발팀을 조직하고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출신의 이유한 박사를 영입했한 데 이어 AI 기반 신약 개발기업 '갤럭스'에 5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올해 4월에는 정관 내 사업목적으로 관련 사업을 명시하며 사업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구체적으로 △의료정보서비스 관련 연구개발사업 △인공지능 기반 의료솔루션 개발 및 서비스업 △의료용 디지털 영상처리 및 통신 기술의 개발 및 서비스업 △원격영상의학 관련 기술 개발 및 서비스업 △영상진단 사업 및 운영업 △그 외 기타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등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지난해 7월 마트 헬스케어 플랫폼 솔루션 및 컨설팅 전문 기업인 네오젠을 인수합병하는 데 이어 올 초 빅데이터 분석 기업인 라인웍스도 인수했다. 라인웍스는 다양한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AI 기술 개발 및 데이터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제 진료현장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실사용데이터(RWD)를 분석해 임상적 근거를 발굴하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역할이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라인웍스를 흡수합병 하면서 AI 역량을 확보했다.

◇'공동체 운영 지원' 계열사 중복사업 조율…4월 카카오브레인에도 합류

한 그룹 내에서 시작점이 다른 두 회사가 유사한 지향점을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중복되는 비효율을 지우고 최대한 시너지를 창출하는 역할이 필요하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는 모두 신사업인데다 벤처인 만큼 전략적으로 키워야 할 절실함과 분명한 명분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카카오브레인의 이사회 전열이 변경됐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카카오헬스케어의 이사회에 참여하는 이동식 기타비상무이사가 올해 4월부터 카카오브레인의 이사회에도 참여하게 됐다.


이 이사는 임원이 아닌 '팀장'급으로 카카오 내부에선 실무자다. 그러나 그가 하는 역할은 주목할 만하다. 그는 '공동체 운영'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룹 내 공동체 즉 계열사 및 자회사들의 전략을 조율하는 지원 업무다.

이를 고려할 때 이 이사가 카카오브레인의 이사회에 참여하게 되면서 카카오헬스케어와의 중복업무 및 사업을 조율하고 정리하는 역할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각 본격적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 이사의 역할일 필요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해당 인물은 임원급이 아니기 때문에 노출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공동체 업무를 조율하고 지원하는 역할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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