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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업계 5강 체제 재편

이민호 기자  2023-06-27 16:48:33

편집자주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다. THECFO가 제공하는 ‘아카이브(Archive)’는 시장에서 벌어진 이슈의 발단과 결말을 기록한다. 기업의 현재를 만든 이정표적 사건은 왜 일어났으며 어떻게 전개됐을까. 사건의 방향성을 흔들어 놓은 주요 이벤트는 뭘까. 기사 한 건이 하나의 조각이라면 아카이브는 조각이 맞춰진 퍼즐이다. 거대 사건을 구성하는 수많은 사실관계를 아카이브가 담았다.

목차

1. 개요

2. 과점체제 재편 전 시장상황

2.1. 국내 시멘트업계 성장

2.2. 재편 직전 시장점유율

2.3. IMF 외환위기에 따른 부실 촉발

3. 삼표그룹의 동양시멘트 인수

4. 한앤컴퍼니의 쌍용C&E 인수

4.1. 대한시멘트 인수

4.2. 쌍용C&E 인수전 참전

4.3. 쌍용C&E 인수

4.4. 쌍용C&E 사업효율화와 밸류체인 정립

4.5. 쌍용C&E 사명변경과 환경자원사업 진출

4.6. 한앤컴퍼니의 쌍용C&E 집행임원제도 도입

4.7. 한앤컴퍼니의 쌍용C&E 배당정책 손질

5. 한일시멘트의 한일현대시멘트 인수

5.1. 한일현대시멘트 인수전 참전

5.2. LK투자파트너스와의 컨소시엄 구성과 한일현대시멘트 인수

5.3. 밸류체인 구축

6. 아세아시멘트의 한라시멘트 인수

6.1. 라파즈그룹의 한라시멘트 인수

6.2. 아세아시멘트의 한라시멘트 인수

6.3. 인수효과

7. 성신양회의 사업재편 소외

8. 시장재편 이후 점유율 변화

최초 문서 작성일 : 2023년 6월 27일

1. 개요접기



국내 시멘트시장은 높은 진입장벽을 바탕으로 태동부터 과점체제를 유지했다. 출하량 기준 상위 7개 업체가 합산 시장점유율 90%를 나눠가졌다. 하지만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일부 시멘트업체가 부실화됐고 이들 업체에 채권단으로 나섰던 KDB산업은행이 업체간 인수합병(M&A)을 촉발시켰다. 여기에 사업안정성을 높게 평가한 사모투자펀드(PEF)의 가세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시장재편이 활발히 전개됐다.

2015년 삼표그룹의 동양시멘트 인수를 시작으로 2016년 한앤컴퍼니의 쌍용C&E 인수, 2017년 한일시멘트의 한일현대시멘트 인수, 2018년 아세아시멘트의 한라시멘트 인수가 3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모두 이뤄졌다. 각사가 M&A로 몸집을 불리면서 국내 시멘트시장에 현재의 5강 체제가 정착됐다.

해당 콘텐트는 국내 시멘트업계가 기존 7강 체제에서 5강 체제로 재편되는 경과를 시간순으로 정리했다.

2. 과점체제 재편 전 시장상황접기



2.1. 국내 시멘트업계 성장접기



국내에 시멘트업체가 속속 들어서기 시작한 것은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1960년대부터다. 경제개발을 위해 대표적인 기간산업인 시멘트산업 육성이 필수적이었다. 시멘트업체의 최종 공급처는 건설업체로 현재도 국내 건설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이런 기조에 따라 1957년 동양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 1961년 한일시멘트, 1962년 쌍용C&E, 1969년 한일현대시멘트, 1978년 한라시멘트 등이 잇따라 설립됐다.

시멘트는 석회석에 점토, 규석, 철광석 등 천연자원이나 석탄회, 재생주물사, 슬래그 등 순환자원으로 구성된 부원료를 혼합해 제조한다. 시멘트 원료의 약 90%를 차지하는 석회석 광산을 확보해야 하는 원료수급 특성상 높은 초기 투자비용이 소요돼 진입장벽이 비교적 높다. 이는 국내 시멘트업계가 과점체제로 정립되는 이유가 됐다.

2.2. 재편 직전 시장점유율접기



국내 시멘트업계가 재편되기 직전인 2014년 통계를 보면 클링커와 시멘트를 합산한 총출하량 기준 7개 업체가 총출하량(5323만2177톤)의 90.5%를 점유해 이른바 7강 체제를 구축했다.

쌍용C&E가 25.1%(1336만9907톤)로 가장 높았으며 동양시멘트가 15.6%(830만1237톤), 한라시멘트가 13.6%(724만9900톤)로 그 다음이었다. 이어 한일시멘트(11.2%·594만1370톤), 성신양회(10.8%·577만4879톤), 한일현대시멘트(8.2%·437만1073톤), 아세아시멘트(6.0%·319만1063톤)가 위치했다.


2.3. IMF 외환위기에 따른 부실 촉발접기



국내 시멘트업계 시장재편의 시작점은 1997년 IMF 외환위기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와 맞물려 쌍용C&E나 동양시멘트 등 일부 그룹 소속 시멘트업체에는 계열사 부실이 전이되면서 부실화를 부채질했다.

IMF 외환위기로 부실화된 시멘트업체에 채권단으로 나섰던 KDB산업은행이 업체간 M&A를 촉발시켰고 PEF가 뛰어들면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시장재편이 활발히 전개됐다. 제품간 차별성이 거의 없는 시멘트시장 특성 때문에 M&A로 몸집을 불려 수익성을 끌어올리려는 제조업체들의 수요가 겹쳤다.

3. 삼표그룹의 동양시멘트 인수접기



국내 시멘트업계 재편기에 가장 먼저 매물로 나온 곳은 동양시멘트다. 2013년 동양그룹이 부실로 해체되면서 그룹 핵심 계열사인 동양시멘트 매각이 추진됐다. 동양시멘트 인수에 눈독을 들인 곳이 삼표그룹이다. 삼표그룹은 삼표산업 중심의 레미콘산업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동양시멘트 인수로 레미콘 원료인 시멘트의 안정적인 공급원을 확보하면서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자 했다.

2015년 9월 삼표그룹은 산업은행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동양이 소유한 동양시멘트 지분 54.96%를 8300억원에 사들였다. 총인수대금 8300억원 중 2800억원을 삼표그룹 계열사 보유현금과 대주주 일부 출자금으로 마련하고 2000억원은 ㈜삼표가 보유한 자산을 담보로 차입을 일으켰다. 2000억원은 KDB산업은행 주선으로 인수금융을 일으켰다. 나머지 1500억원은 산업은행PE가 PEF(케이디비시그마제2호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전문회사)를 조성해 책임졌다.

4. 한앤컴퍼니의 쌍용C&E 인수접기



4.1. 대한시멘트 인수접기



한앤컴퍼니가 국내 시멘트시장에 처음 진출한 것은 2012년 대한시멘트를 인수하면서부터다. 한앤컴퍼니는 2013년 유진기업 광양 슬래그시멘트 공장(한남시멘트)을 영업양수하고 2015년 인수한 포스코 계열 슬래그파우더(슬래그시멘트 원료) 생산업체 대한슬래그(당시 포스화인)를 2016년 자회사로 붙이는 방법으로 대한시멘트 덩치를 키웠다.

대한시멘트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던 한앤컴퍼니는 2015년 동양시멘트 인수전에 참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동양이 보유하고 있던 경영권 지분 54.96% 인수전에서는 삼표그룹-산업은행PE 컨소시엄에 밀려 2순위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4.2. 쌍용C&E 인수전 참전접기



앞서 동양시멘트 인수에 실패한 한앤컴퍼니는 이후 매물로 나온 쌍용C&E(당시 쌍용양회공업)로 눈길을 돌렸다. 쌍용C&E는 IMF 외환위기 이후 산업은행 중심의 채권단을 맞아들였고 2000년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일가는 일본 태평양시멘트에 경영권 지분을 매각했다.

하지만 이후 출자전환으로 합산 지분율 46.1%로 사실상 1대 주주였던 KDB산업은행,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한앤컴퍼니(한앤코시멘트홀딩스) 등 4개사로 구성된 출자전환주식매각협의회가 2015년 지분전량 매각작업을 추진했다. 당시 한앤컴퍼니는 출자전환주식매각협의회 구성원으로 쌍용C&E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앤컴퍼니는 2012년 7월 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쌍용C&E 지분 10%를 436억원에 사들이면서 주주로 합류했다.

4.3. 쌍용C&E 인수접기



한앤컴퍼니는 PEF(한앤코10호유한회사)를 조성해 2016년 4월 출자전환주식매각협의회 지분전량(46.1%)을 8837억원에 인수하고 2016년 8월 일본 태평양시멘트 지분(32.6%)까지 4548억원에 사들이면서 쌍용C&E 경영권을 손에 쥐었다.

쌍용C&E 동해공장. 출처: 쌍용C&E

4.4. 쌍용C&E 사업효율화와 밸류체인 정립접기



한앤컴퍼니는 쌍용C&E 인수 이후 업무특화 자회사 출범과 비주력 자회사 매각으로 사업효율화를 꾀했다. 2016년 9월 쌍용C&E 자회사(지분율 97.28%)인 슬래그시멘트업체 한국기초소재가 100% 출자해 해상화물 운송업체 한국로지스틱스를 설립했다. 쌍용C&E 자회사(지분율 100%) 쌍용해운은 자회사 현진케이에스의 해상화물 운송사업을 한국로지스틱스에 양도했다.

2016년 10월에는 쌍용C&E가 100% 출자해 쌍용로지스틱스를 신설했다. 2016년 12월 쌍용해운은 하역사업부문을 쌍용로지스틱스에 양도했다. 쌍용해운은 2016년 11월 자회사 현진케이에스를 흡수합병했다.

2017년 1월 쌍용C&E는 유류유통사업부문을 분할해 쌍용에너텍을 신설했다. 쌍용에너텍 지분전량은 2017년 6월 극동유화에 매각됐다. 2017년 3월에는 쌍용머티리얼 주식전량을 유니온에 매각했다. 당시 매각대상에는 쌍용머티리얼 자회사 쌍용툴텍과 쌍용툴텍 자회사 쌍용툴텍공구가 포함됐다. 2017년 4월에는 쌍용C&E가 자회사인 쌍용자원개발과 쌍용해운을 흡수합병했다.

이에 따라 시멘트 제조업체 쌍용C&E, 슬래그시멘트 제조업체 대한시멘트·쌍용기초소재·한국기초소재, 운송업체 쌍용로지스틱스·한국로지스틱스, 레미콘 제조업체 쌍용레미콘의 밸류체인을 계열사별로 세분화했다.

2022년 12월 31일 기준

4.5. 쌍용C&E 사명변경과 환경자원사업 진출접기



2021년 3월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공업의 사명을 쌍용C&E로 변경했다. 쌍용C&E 측은 당시 사명 변경의 이유를 "Cement and Environment의 이니셜인 C&E에는 미래 핵심가치인 환경분야로의 사업영역 확대와 종합 환경기업으로 지속가능발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와 목표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쌍용C&E는 환경자원사업 관련 계열사를 관리할 중간지주사 역할의 그린에코솔루션을 2021년 7월 설립했다. 그린에코솔루션은 합성수지 중간처리업체 KC에코물류 지분 100%를 2021년 6월 취득했다. KC에코물류 사명은 그린에코사이클로 변경됐다.

2021년 7월 그린에코솔루션은 그린에코로직스와 그린에코넥서스를 설립했으며 그린에코사이클은 그린에코김해를 설립했다. 2021년 11월 그린에코솔루션은 삼호환경기술 지분 100%도 취득했다. 2022년 9월 삼호환경기술은 그린에코넥서스에 흡수합병됐다.

4.6. 한앤컴퍼니의 쌍용C&E 집행임원제도 도입접기



한앤컴퍼니가 경영권을 확보하기 전 쌍용C&E 이사진은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됐다. 사내이사 4명 중 3명이 출자전환주식매각협의회 구성원으로 사실상 1대 주주였던 KDB산업은행과 2대 주주였던 일본 태평양시멘트 측 인물이었다.

한앤컴퍼니는 쌍용C&E 인수 초기 한앤컴퍼니 소속 임원을 쌍용C&E 사내이사로 포함시켰다. 윤여을 회장과 이동춘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2017년 3월 윤여을 회장과 이동춘 부사장의 지위를 기존 사내이사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변경하면서 사내이사 자리를 없앴다. 이에 따라 기타비상무이사와 사외이사로 구성된 이사회 체제가 정착됐다.

이는 앞서 2016년 10월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면서 이사회와 집행부를 분리시킨 데 따른 것이다. 쌍용C&E 집행임원진은 이사회에서 배제됐다. 홍사승 대표집행임원 회장, 이현준 대표집행임원 사장,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의 김두만 재무부문 총괄 집행임원 부사장은 모두 등기이사가 아닌 집행임원으로 분류된다.

명목상으로는 이사회의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집행부에 책임경영을 부여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집행임원을 이사회 결의로 선임하기 때문에 이사회를 장악한 한앤컴퍼니의 쌍용C&E에 대한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효과가 있다.

4.7. 한앤컴퍼니의 쌍용C&E 배당정책 손질접기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이후 쌍용C&E공격적인 배당정책을 펼치고 있다. 연도별 배당총액은 2019년 2123억원, 2020년 2217억원, 2021년 2210억원, 2022년 2210억원으로 이에 따른 배당성향(연결 당기순이익 기준)은 각각 161.9%, 160.4%, 118.8%, 160.4%를 기록해 매년 배당총액이 당기순이익을 큰폭으로 웃돌았다.

2016년 4월 한앤컴퍼니 피인수 이듬해인 2017년 2분기부터 매년 분기배당도 실시하고 있다. 이는 쌍용C&E 인수 이후 세 차례 리캡(Recapitalization·자본재조정)으로 인수금융(한도대출 포함)을 최초 78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늘린 한앤컴퍼니가 배당을 이자지급을 위한 현금흐름 확보 목적으로 이용하려는 의도와 관련이 있다.

쌍용C&E는 2020년 결산배당 때부터 자본잉여금에서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한 자본준비금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익잉여금으로 이입된 자본준비금은 2020년 7232억원, 2021년 4600억원에 이른다. 해당 자본준비금이 소진될 때까지 이익잉여금에 앞서 배당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당기순이익과 무관하게 고배당을 이어갈 수 있다.

다만 쌍용C&E는 2023년 3월 수시공시를 통해 2023년 1분기 분기배당부터 기존의 주당 110원(배당총액 553억원) 중 일부(주당 70원)는 현금배당하고 잔여금액(주당 40원)에 해당하는 약 200억원으로는 자사주 매입소각을 시행하는 방식으로 배당정책에 변화를 줬다.

5. 한일시멘트의 한일현대시멘트 인수접기



5.1. 한일현대시멘트 인수전 참전접기



한일시멘트는 창업주 고(故) 허채경 선대회장 일가가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장남 허정섭 명예회장, 3남 허동섭 전 회장, 4남 허남섭 전 회장으로 형제경영을 이어오다 2016년부터 장손인 허기호 회장이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한일시멘트도 시멘트시장 재편시기 M&A에 성공하면서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한일시멘트는 2015년 쌍용C&E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후 눈을 돌린 곳이 한일현대시멘트다. 한일현대시멘트는 1969년 현대건설 시멘트사업부를 모태로 출범해 범현대가(家) 정몽선 성우그룹 회장이 이끌고 있었지만 2010년 워크아웃이 개시되면서 KDB산업은행 중심 채권단의 경영개입이 시작됐다. 이후 출자전환으로 주주에 등극한 채권단은 2017년 한일현대시멘트 지분매각을 개시했다.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출처: 한일시멘트

5.2. LK투자파트너스와의 컨소시엄 구성과 한일현대시멘트 인수접기



한일현대시멘트 인수전에서는 LK투자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맺은 한일시멘트그룹이 승자가 됐다. 2017년 7월 한일시멘트와 LK투자파트너스가 각각 48.72%와 51.28%의 지분율로 특수목적법인(SPC·에이치엘케이홀딩스)을 설립해 한일현대시멘트 지분 84.56%를 6221억원에 인수했다. 한일시멘트는 SPC 지분 출자를 위해 2017년 4월 총액 17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2018년 7월 한일시멘트 인적분할로 한일홀딩스가 출범했고 SPC 지분은 한일홀딩스가 쥐게 됐다. 한일시멘트그룹은 2018년 7월 현대시멘트 사명을 한일현대시멘트로 변경했다. 이후 2019년 7월 한일홀딩스가 LK투자파트너스 보유지분 전량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해 SPC 지분 100%를 확보했다. 한일홀딩스는 2019년 7월 총액 22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를 발행해 콜옵션 행사에 필요한 일부 자금을 조달했다. 2020년 8월 한일시멘트가 SPC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한일현대시멘트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5.3. 밸류체인 구축접기



한일시멘트그룹은 한일현대시멘트 인수로 시멘트 제조 계열사를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로 확대한 효과를 얻었다. 한일시멘트그룹은 레미콘 제조업체 한일산업과 한일레미콘도 확보하고 있다. 이외에 건설자재 유통업체 한일L&C와 건설자재 운반업체 한일로지스도 계열사로 두고 있다.

2022년 12월 31일 기준

6. 아세아시멘트의 한라시멘트 인수접기



6.1. 라파즈그룹의 한라시멘트 인수접기



한라시멘트가 처음 매물로 나온 시기는 2000년이다. 기존 주인이던 한라그룹이 1999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계열사 매각으로 몸집 줄이기를 시도했고 한라시멘트는 2000년 프랑스 건자재업체 라파즈그룹에 매각됐다. 라파즈그룹은 한라시멘트 인수를 시작으로 국내 시멘트시장에서 M&A로 몸집을 키우고자 했다.

하지만 라파즈그룹이 2015년 동양그룹 부실로 매물로 나온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 발을 빼는 등 국내 시멘트시장에서 몸집을 키우는 데 실패하면서 2016년 글랜우드PE-베어링PEA 컨소시엄에 한라시멘트 경영권을 넘겼다. 베어링PEA는 이듬해인 2017년 글랜우드PE 보유지분까지 모두 확보하면서 한라시멘트 경영권을 단독 확보했다.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 출처: 아세아시멘트

6.2. 아세아시멘트의 한라시멘트 인수접기



베어링PEA는 경영권 단독 확보 직후 한라시멘트 매각을 개시했다. 2015년부터 이어온 시멘트업계 재편 과정에서 마지막 대형 매물로 꼽혔다. 아세아시멘트는 한라신멘트 인수전을 완주하면서 2018년 1월 한라시멘트 인수를 완료했다.

아세아시멘트는 창업주 고 이동녕 전 회장 일가가 경영권을 이어오고 있다. 차남 이병무 전 회장이 계열분리로 아세아시멘트를 이끌게 됐으며 이병무 전 회장의 장남인 이훈범 회장이 바통을 넘겨받은 상태다.

아세아시멘트가 베어링PEA가 보유한 한라시멘트 지분 100% 인수를 위해 투입한 금액은 3760억원이다. 이중 25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 당시 한라시멘트를 아세아시멘트 자회사로 편입하는 인수구조를 짰기 때문에 인수금융 부담은 그룹 지주사인 ㈜아세아가 아닌 아세아시멘트가 졌다.

6.3. 인수효과접기



아세아시멘트가 인수금융 부담을 지면서까지 한라시멘트 인수를 결정한 것은 내륙사와 해안사 결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노렸기 때문이다. 아세아시멘트는 제천공장에서 일반시멘트를 생산한다. 한라시멘트는 옥계공장에서 일반시멘트를, 광양공장과 포항공장에서 슬래그시멘트를 각각 제조한다. 특히 옥계공장은 해안에 인접해 해운능력을 갖추고 있다. 시멘트 전용항구로 해상을 통하면 시멘트 운송료를 절감할 수 있다.

2022년 12월 31일 기준

7. 성신양회의 사업재편 소외접기



국내 시멘트시장 재편 이전 7강 체제에서 주요 업체 중 하나였던 성신양회는 시장재편 과정에서 뚜렷한 M&A 의지를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다 재편과정 마지막 매물이었던 한라시멘트에 인수 의향을 드러냈지만 아세아시멘트와 아주산업이 경쟁했던 본입찰까지 참여하지는 못했다.

성신양회가 시멘트시장 재편과정에서 소외된 가장 큰 이유로는 열악한 재무건전성이 꼽힌다. 2017년말 연결 기준 성신양회는 이미 운영자금 등 목적의 단기차입금(2726억원)과 시설자금 등 목적의 장기차입금(838억원)을 포함한 총차입금이 3268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73.8%에 이를 만큼 재무구조가 열악했다.

반면 한라시멘트 인수를 위해 경쟁했던 아세아시멘트의 2017년말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30.0%에 불과해 인수금융 조달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인식됐다. 결국 성신양회는 2018년까지 이어진 시장재편 과정에서 단 한 건의 M&A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8. 시장재편 이후 점유율 변화접기



국내 시멘트시장 재편이 2018년 한라시멘트 매각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되면서 국내 시멘트업계는 기존 7강 체제에서 5강 체제로 변화했다. 2021년 통계를 보면 클링커와 시멘트를 합산한 총출하량 기준으로 쌍용C&E(23.3%·1259만2235톤)가 대한시멘트(4.1%·223만272톤)와 합산 27.5%로 점유율 1위에 올라있다.

한일시멘트(10.5%·565만1679톤)가 한일현대시멘트(10.1%·543만4234톤)와 합산 20.5%로 그 뒤를 잇고 있다. 아세아시멘트(6.4%·344만7348톤)가 한라시멘트(12.4%·668만9621톤)와 합산 18.8%로 3위다. 이어 삼표시멘트(15.0%·809만1565톤)와 성신양회(13.1%·709만2453톤)가 각각 4위와 5위에 위치해있다.
  • [1] 한국시멘트협회가 2015년 6월 12일 발간한 '2014년 한국의 시멘트산업 통계연보'
  • [2] 시멘트 원료가 되는 덩어리로 시멘트 반제품으로도 불린다. 클링커를 분쇄해 석고와 혼합하면 시멘트 분말이 된다.
  • [3] 동양시멘트 매각을 주도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5년 7월 동양시멘트 주식 매각을 위한 입찰 결과 삼표그룹-산업은행PE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2순위협상대상자로 한앤컴퍼니를, 3순위협상대상자로 유진PE를 각각 선정했다.
  • [4] 동양시멘트 인수전에서 한앤컴퍼니는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던 소수지분 19.09%에 대해서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따냈지만 경영권 지분 인수에 고배를 마신 만큼 소수지분 투자에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포기했다.
  • [5] 2016년 4월 15일 한앤코10호유한회사는 출자전환주식매각협의회(KDB산업은행, 신한은행, 서울보증보험, 한앤코시멘트홀딩스)로부터 3705만1792주를 주당 2만3850원에 장외매수했으며 한앤코시멘트홀딩스로부터 잔여주식 53만320주를 주당 1만9450원에 장내매수했다.
  • [6] 집행임원제도는 한앤컴퍼니를 포함한 PE 하우스가 포트폴리오 기업의 지배력을 장악하기 위해 도입하는 보편적인 방법이다. 한앤컴퍼니 포트폴리오 기업인 한온시스템 등에도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며 현재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남양유업 인수 결정 때도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효율화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 [7] 이에 따라 2023년 1분기 분기배당은 예년 553억원보다 적은 352억원으로 결정됐다.
  • [8] 2017년 2월 KDB산업은행은 한일현대시멘트 경영권 지분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일시멘트-LK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며 예비협상대상자로 IMM PE를 선정했다. 당시 쌍용C&E도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 [9] 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2017년 11월로 레미콘업체 아주산업과 경쟁했지만 아세아시멘트가 더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비딩에서 승리했다. 당시 M&A로 몸집을 키우려는 쌍용C&E한일시멘트도 인수전 참여를 저울질했지만 본입찰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 [10] 성신양회가 한라시멘트 완주에 실패한 데는 부족한 현금성자산도 영향을 미쳤다. 성신양회의 2017년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73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인수전 경쟁자였던 아세아시멘트는 1441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애초 본입찰에서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낮게 평가됐다.
  • [11] 한국시멘트협회가 2022년 10월 13일 발간한 '2021년 한국의 시멘트산업 통계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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