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지주들의 주주 구성은 대동소이하다. 외국인 지분율이 다른 기업과 비교해 매우 높은 편이다. 가장 낮은 곳도 45% 수준이다. IMF 외환위기 당시 공적자금을 받은 은행들이 이후 민영화 수순을 거치는 과정에서 외국인들이 지분을 많이 사들였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을 단일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는 점 역시 공통점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 주주 구성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회사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핵심주주의 여부다. 이 차이가 많은 걸 갈랐다.
◇KB금융, 국내 두번째로 외국인 지분율 높아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5월 말 기준 75% 안팎을 오가고 있다. 신한금융 역시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편이지만 KB금융보다는 낮다. 현재 58%대를 보이고 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높으며 우리금융이 가장 낮다. KB금융, 하나금융(66%대), 신한금융, 우리금융(45%대) 순이다.
KB금융의 경우 아예 중국계 자본이 최대주주에 올라있는 동양생명을 제외하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외국인 지분율이 가장 높다.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외국인 지분율이 70%를 넘는 곳은 KB금융과 동양생명 그리고 에쓰오일 정도에 그친다.
KB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꾸준히 우상향했다. 출범 초기인 2008년 10월까지만 해도 59%였는데 이후 15%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반면 신한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출범 당시보다 낮아졌다. 2005년 1월 신한금융의 외국인 지분율은 62%대였다. 이후 꾸준히 높아져 한때 70%에도 육박했지만 지금은 60% 아래로 내려갔다.
2019년 오렌지라이프 인수 과정에서 발행한 75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주식 가치가 희석된 점이 외국인 주주가 등을 돌린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정 주주 영향력 높은 신한금융 KB금융과 신한금융 모두 단일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이다. 3월 말 기준 국민연금은 KB금융 지분 8.37%, 신한금융 지분 8.64%를 보유 중이다. 국민연금을 제외한 주요 주주를 살펴보면 신한금융의 경우 창업 주체인 재일교포 주주들이 굳건히 자리하고 있다.
신한금융에선 재일교포 창업 세대에서 지금의 3세까지 꾸준히 지분 승계가 이뤄졌다. 개인 주주들로 구성돼 있어 정확한 지분율은 알 수 없지만 안팎에선 15%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면 KB금융은 특정 지배주주 없이 다수의 기관투자자가 주식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이 차이는 이사회 구성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은 사외이사 9명 가운데 3명이 재일교포 추천 사외이사다. 기존엔 4명이었지만 2023년 사외이사 수를 12명에서 9명으로 줄이면서 재일교포 사외이사 역시 4명에서 3명으로 줄였다.
KB금융은 사외이사 추천 과정에서 협의가 완만하게 이뤄지는 만큼 내부적으로 특정 출신이 구분되지 않는다. 반면 신한금융은 표면적으로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이라는 절차를 거치지만 세부적으로는 추천 주체가 각각 다르다. 재일교포, 사모펀드 등 각기 다른 지향점을 가진 과점주주들이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구조다.
국내 금융지주는 모든 업권을 통틀어 가장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인이 없는 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거쳐 최적의 인물을 회장으로 선임하기 위한 제도와 절차가 나날이 진화를 거듭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KB금융은 거의 모든 사례에서 모범으로 꼽히고 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먼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한 곳도 KB금융이다. 상당히 안정적 형태로 이사회를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이사회 구성에 변화를 주지 않고 있다. 2017년부터 올해까지 9년째 사외이사 7명과 사내이사 1명, 비상무이사 1명 등 모두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사회 구성도 크게 바꾸지 않는다. 여성이던 권선주 사외이사(전 IBK기업은행장)와 학계 출신이던 오규택 사외이사(중앙대학교 경영학부 교수)가 물러난 자리에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선엽 이정회계법인 대표를 영입하며 비슷한 구성을 이어갔다. KB금융은 사외이사 임기도 최대 5년으로 다른 곳보다 1년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