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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er Match UpKB vs 신한

지주 회장부터 자회사 대표까지, 다른 전략 다른 리더십

⑥[리더십]KB금융, 회장·행장 모두 보험사 대표 출신…신한금융, 외부 영입 다수

조은아 기자  2025-05-23 07:10:52

편집자주

'피어 프레셔(Peer Pressure)'란 사회적 동물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무형의 압력이다. 무리마다 존재하는 암묵적 룰이 행위와 가치판단을 지배한다. 기업의 세계는 어떨까. 동일업종 기업들은 보다 실리적 이유에서 비슷한 행동양식을 공유한다. 사업 양태가 대동소이하니 같은 매크로 이슈에 영향을 받고 고객 풀 역시 겹친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태생부터 지배구조, 투자와 재무전략까지. 기업의 경쟁력을 가르는 차이를 THE CFO가 들여다본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이 국내 금융산업을 대표하는 양대 금융지주인 만큼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각각 포진해 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뿐만 아니라 아래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역시 금융계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책임질 인물로 꼽힌다. 자회사 대표들 역시 차기 은행장 혹은 회장 후보 일순위인 만큼 걸출한 인물들로 구성됐다.

자회사 대표 면면을 살펴보면 상대적으로 자회사 수가 많고 작은 자회사를 여럿 거느리고 있는 신한금융에서 외부 영입 인사가 더 많았다. 평균 나이 역시 신한금융이 더 낮게 나타났다.

◇은행장 빼고 다한 양종희 회장, 은행장 거친 진옥동 회장

KB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안정된 승계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력 차기 회장 후보들에게 부회장직을 부여함과 동시에 주요 부문을 번갈아 맡겨 전반적인 CEO 업무를 경험시킨다. 이를 통해 객관적인 경쟁과 평가가 가능토록 했다.

양종희 회장은 이렇게 선임된 첫 회장이다. 양 회장의 이력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건 바로 은행장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은행장에 오르는 순간 차기 지주 회장 자리를 예약하는 다른 곳과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그러나 경험은 다른 지주 회장과 비교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갓 인수한 계열사(KB손해보험)의 초대 대표로, 10년 만에 부활한 부회장으로, 보험부문장에서 시작해 SME부문장으로, 그야말로 거칠 수 있는 모든 자리를 거쳤다.

워낙 다양한 경험을 갖춘 만큼 그 어떤 '통'으로도 분류되지 않는다. 지주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지냈다는 점에서 재무통 혹은 전략통으로 분류되기도하지만 글로벌, 디지털 등 주요 영역을 두루 거쳤다.

진옥동 회장은 은행장을 거쳐 회장에 올랐다. 정석 코스를 밟은 것 같지만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이미 관례를 깼다. 처음 은행장으로 선임됐을 당시 '깜짝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 이후 신한금융에서 신한은행장은 계열사 사장을 거쳐야 올 수 있는 자리였지만 진 회장은 계열사 대표 경험 없이 곧바로 은행장으로 직행했기 때문이다.

그 역시 워낙 오랜 기간 신한은행에 몸담으며 다양한 부서를 거친 만큼 특별히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로 규정되진 않는다. 다만 그가 은행장으로 선임되고 회장에 오르는 과정에서 '재일 교포'라는 키워드를 빼놓을 순 없다. 그는 신한금융과 재일교포 주주 사이 가교 역할의 계보를 잇는 인물이다.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 사장 등 과거 신한금융을 이끌었던 대표 인물들 모두 그 역할을 맡았다.

두 사람 모두 기본적으로 온화하며 한참 아래 후배들에게 따뜻하다는 점은 공통점으로 꼽힌다. 양 회장이 조용하고 차분하며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스타일이라면 진 회장은 양 회장보다는 외향적인 성격으로 전해진다.


◇회장과 닮은 꼴 은행장들…신한금융 자회사 대표 평균 나이 더 낮아

두 금융지주 회장의 차이점은 은행장까지도 이어진다. 이환주 은행장은 은행장에 오르기 전 KB라이프 대표를 지낸 경험이 있다. 양 회장과 마찬가지로 KB금융이 갓 인수한 보험사의 초대 대표를 맡았다. 지주와 은행에서의 안정적인 업무를 떠나 '험지'에서 능력을 보여준 점이 지금의 그들을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 모두 최근 몇 년 그룹의 효자로 떠오른 곳이기도 하다.

반면 정상혁 은행장은 진옥동 회장과 마찬가지로 은행에서만 근무했다. 정 은행장은 CFO 출신 첫 신한은행장이기도 하다. 그는 은행장 선임 전 신한은행의 경영기획그룹장을 지냈다. 신한은행의 경영기획그룹장은 CFO와 CSO(최고전략책임자)를 겸하는 자리다.


다른 자회사 CEO들을 살펴보면 대동소이하다. KB금융의 경우 은행 출신이 많은 편이지만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처럼 주력 회사에 내부 출신이 대표로 선임된 사례 역시 찾아볼 수 있다.

자회사 수가 KB금융보다 3개나 많고 중소 자회사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신한금융엔 외부 출신도 상당히 포진돼 있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는 KB자산운용 대표를 맡다가 2022년 초 신한자산운용 대표에 올랐다.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는 삼성화재 출신이다. 2022년 5월 신한금융으로 영입돼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인수추진단장을 맡았고 같은해 7월 신한EZ손해보험 초대 대표에 올랐다.

박선배 신한벤처투자 대표 역시 KTB네트워크(현 우리벤처파트너스)에 입사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바이오 등 기술기업에 주로 투자해 성과를 내며 업계에서 명성을 쌓았다. 지난해 말 신한벤처투자 대표에 깜짝 내정된 뒤 올해 1월 취임했다.

나이 역시 전반적으로 신한금융 자회사 대표들이 어린 편이었다. 1970년대 대표가 KB금융엔 1명뿐이었지만 신한금융에선 3명이었다. 가장 나이가 어린 인물은 강병관 대표로 1977년생이다. 평균 출생연도는 KB금융이 1966년, 신한금융이 1967년생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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