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2017년부턴 매년 순이익 1, 2위 자리를 공고히 지켜 왔다. 두 저축은행은 세부적인 전략에서 큰 차이를 보였는데, 이는 모기업의 성격에 기인한다는 평가다. 일본계 SBI저축은행은 중금리대출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성장 전략을 추구한 반면, 대부업에 뿌리를 둔 OK저축은행은 저신용자 대상 대출에 주력했다.
SBI저축은행은 비용 효율, 여신 관리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였다.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소매금융, 도소매업 대출에 주력한 결과다. 반면 OK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건전성 지표를 높게 가져가면서 저축은행 핵심 수익원으로 꼽히는 예대마진(대출·예금이자 차이에 따른 수익) 부문에서 SBI저축은행을 제쳤다.
◇'리스크 관리' 방점 SBI저축, 8년간 순익 1위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각각 808억원, 392억원으로 나타났다. 두 저축은행간 순이익 격차는 2023년 180억원에서 작년 416억원으로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두 저축은행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업계 순익 1, 2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저축은행의 ROA(총자산순이익률)는 최근 업황 침체로 악화한 상태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 ROA도 0.56%로, 2위 OK저축은행(0.29%) 보다 0.27%p 높았다. SBI저축은행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OK저축은행은 0.2%p 하락했다. ROA는 여·수신 기능을 가진 금융사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로, 높을수록 자산 대비 수익 창출 능력이 높다는 의미다.
SBI저축은행은 경영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순익 1위를 지키고 있다. 작년 말 SBI저축은행의 총자산경비율은 0.99% 수준이다. OK저축은행(1.38%) 보다 0.39%p 낮다. 총자산경비율은 영업활동에 직접 연관되지 않는 비용이 운용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뜻한다.
작년 말 SBI저축은행의 판매비와 관리비용(판관비)은 1425억원으로, OK저축은행(1886억원)과 비교하면 400억원 이상 적었다. 이는 조직의 규모 크기와 관련이 깊다. 작년 말 기준 OK저축은행의 임직원은 982명으로 SBI저축은행(620명) 보다 많은데, 과거 대부업을 청산하는 과정에서 계약뿐 아니라 직원도 함께 흡수한 영향이다.
작년 두 저축은행의 손익계산서에서 가장 격차가 컸던 항목은 대출채권 평가 및 처분익이다. 해당 항목에서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각각 5034억원, 708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 한파가 장기화되고,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중소기업과 중·저신용자들의 상환 능력이 저하되며 부실이 발생하거나 평가액이 감소한 영향이다.
특히 OK저축은행은 2020년대 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비롯한 부동산 관련 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했다. 실제 OK저축은행의 기업대출 규모는 2019년 3조1429억원에서 2022년 말 6조4915억원으로 확대됐는데, 부동산 관련 대출은 같은 기간 1조539억원에서 3조3462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시기 SBI저축은행의 기업대출 규모도 3조5681억원에서 6조6991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성격은 달랐다. 소매금융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 도소매업 대출이 1조1025억원 증가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같은 기간 부동산, 건설업 대출 규모는 8221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OK저축, 핵심 수익원 예대마진서 '우위' 두 저축은행은 자산 10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인 만큼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고르게 균형있는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작년 말 SBI저축은행의 총여신은 11조2680억원으로 이중 4조6410억원(41.2%)이 기업대출, 6조3139억원(56.0%)가 가계대출이다. OK저축은행의 기업·가계 대출 비중은 45.6%, 48.5% 수준이다.
전체적인 포트폴리오는 유사하지만 세부적인 전략에선 큰 차이를 보였다. 가령 두 저축은행은 모두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 영업을 진행하고 있으나 주력 타깃은 달랐다. SBI저축은행은 고신용자와 저신용자 사이 중간 수준의 신용을 지닌 이들을 집중 공략하는 반면 비교적 OK저축은행은 저신용자 대출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금리가 높은 탓에 예대마진은 OK저축은행이 앞서는 양상이다. 작년 말 OK저축은행의 예대마진은 7973억원으로 SBI저축은행(6747억원) 보다 1226억원가량 많았다. OK저축은행은 4.48%의 금리로 예수금을 조달해 대출을 통해 11.31%의 이익을 냈다. 예대금리차는 6.83%에 이른다.
반면 SBI저축은행은 비교적 낮은 금리(4.4%)로 예수금을 조달했으나, 대출금 평균 금리가 10.44%를 기록하면서 예대금리차는 6.04%로 나타났다. 두 저축은행이 주력으로 보는 신용점수별 고객군이 다르다 보니 대출 이자율에서 발생한 차이가 발생했고, 이는 곧 이자손익 격차로도 이어졌다.
두 저축은행간 전략 차이는 모기업의 성격에 기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BI저축은행은 일본 SBI홀딩스가 국내 부실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출범했다. 이후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1조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보니 리스크 관리 성향이 강한 편이다. 반면 OK저축은행은 대부업에 뿌리를 둔 만큼 저신용자 대출 노하우를 강점으로 영업을 확대해 왔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은 자산이 10조원이 넘는 대형사인 만큼 사업 대부분에서 겹치지만 주력하는 분야에선 차이점이 많다"며 "OK저축은행의 예대마진이 높다 보니 건전성 지표만 차츰 개선된다면 수익 역전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