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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 종합금융 레이스

대부업서 쌓은 자본, 금융그룹 확장 토대

⑤신용평가·직접 채권관리로 소비자금융 모델 구축…부실 저축은행 정상화 이력 강점

유정화 기자  2026-07-28 14:50:59

편집자주

대부업에서 출발한 OK금융그룹이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2014년 저축은행, 2016년 캐피탈사를 잇달아 품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이후 자산운용사와 증권사 등 인수합병(M&A)이 번번이 무산되며 전략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최근 예별손해보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10여 년간 이어온 종합금융 전략은 전환점을 맞았다. 최윤 회장이 제시한 종합금융 목표를 짚어보고 보험사 인수 의미와 향후 과제 등을 살펴본다.
OK금융그룹은 대부업에서 축적한 자본을 기반으로 저축은행과 캐피탈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대부업법 제정을 전후로 신용평가와 채권관리 체계를 도입하며 제도권에서 신뢰를 쌓았고 이후 부실 금융사를 잇달아 인수해 현재의 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대부업은 성장의 발판인 동시에 금융사 인수 때마다 따라붙는 부담이었다. 저축은행업 진출 과정에서는 대부업 철수가 인수 조건으로 제시됐고 이후에도 대주주 적격성과 지배구조를 둘러싼 검증이 이어졌다. 예별손해보험 인수는 OK금융의 금융사 운영 역량을 다시 검증받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불법 사채와 선 긋고 제도권 안착

OK금융의 국내 사업은 1999년 시작됐다. 당시 일본에서 벤처캐피탈 회사를 운영하던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사진)은 신한은행 창립에 참여했던 재일동포 금융인의 권유를 받아 벤처이노베이션즈 설립에 최대주주로 참여했다. 국내에서 사업 기반을 마련하려는 첫 시도였다.

사업은 예상대로 풀리지 않았다. 2001년 닷컴버블 붕괴로 벤처투자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벤처이노베이션즈도 경영난에 빠졌다. 최 회장은 국내에 남아 새로운 사업을 모색했고 2002년 대부업법 제정을 계기로 소비자금융에 진출했다.

당시는 카드대란을 전후해 저축은행과 카드·캐피탈사까지 고금리 신용대출을 확대하던 시기였다. 금융권에서 밀려난 중·저신용자는 불법 사채에 노출됐고 과도한 금리와 추심이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대부업법은 대부업자를 등록·감독 체계에 편입해 음성적으로 형성된 사금융 시장을 관리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 회장은 같은 해 공동투자를 통해 원캐싱을 설립했다. 2004년에는 일본 소비자금융회사 아에루의 경영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국내 A&O그룹을 공개입찰로 인수했다. 이후 아프로파이낸셜대부를 출범시키고 러시앤캐시를 중심으로 대부업 시장에서 외형을 확대했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심사와 채권관리 방식도 체계화했다.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을 도입해 차주의 신용도와 상환 능력을 대출 여부와 한도에 반영했다. 현재 한국대부금융협회의 전신인 한국소비자금융협의회 설립에도 참여하며 등록 대부업체의 영업 기준을 마련하는 데 관여했다.

연체·부실채권은 외부에 매각하지 않고 내부 직원이 직접 관리하는 방식을 택했다. 채권이 외부 추심업체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도한 추심을 줄이고 회수 과정을 자체 통제하려는 목적이었다. OK금융이 기존 불법 사채업과 다른 소비자금융 모델을 갖췄다고 강조하는 배경이다.

대부업에서 축적한 이익은 내부에 유보해 저축은행과 캐피탈 인수, 계열사 자본 확충 등에 활용했다. 이 같은 자본 축적이 이후 금융사 M&A를 이어갈 수 있는 재무적 기반이 됐다.

◇꼬리표는 부담, 정상화 이력으로 돌파

대부업은 OK금융의 성장 기반인 동시에 제도권 금융사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제약으로 작용했다. 고금리와 불법 추심이 대부업 전반의 이미지로 굳어진 데다 대부업체가 수신기관까지 운영할 경우 계열사 간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랐다.

2014년 예주·예나래저축은행 인수 과정에서도 대부업 이력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수신자금이 대부업 계열사로 유입되거나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대부업 영업을 지원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OK금융은 대부업 자산을 단계적으로 축소한 뒤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한다는 계획을 제시해 인수 승인을 받았다.

OK금융은 예금보험공사가 관리하던 두 저축은행을 인수해 OK저축은행으로 통합했다. 이후 자본을 확충하고 영업 기반을 재정비해 업계 2위권 저축은행으로 키웠다. 부실 금융회사를 인수해 건전성을 회복하고 영업 규모를 확대한 경험은 이후 금융사 M&A에 나설 때 주요 이력으로 활용됐다.

2016년에는 한국 시장에서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던 씨티그룹으로부터 한국씨티캐피탈을 인수했다. 인수 이후 OK캐피탈로 사명을 바꾸면서 저축은행과 캐피탈을 양축으로 하는 사업구조를 구축했다. 창립 이후 주주 배당을 실시하지 않고 대부업에서 축적한 이익을 금융사 인수와 계열사 자본 확충에 활용한 점도 외연 확장을 뒷받침했다.

금융당국에 제시한 대부업 철수 계획은 2023년 마무리됐다. 러시앤캐시의 신규 대출을 중단한 뒤 기존 채권을 순차적으로 정리하면서 그룹의 사업 중심도 저축은행과 캐피탈로 이동했다. 다만 대부업에서 출발했다는 인식은 사업 철수 이후에도 금융사 인수를 추진할 때마다 부담으로 남았다.

예별손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보험사 운영 경험과 정상화 능력을 둘러싼 우려가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OK금융은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해 업계 상위권 금융사로 성장시킨 경험을 예별손보 정상화 역량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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