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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양, 4050억 유증 참여사에 안전판 제공하는 까닭

SKAEEB 측 오너 사내이사로 영입…우선주 형태지만 잔여자산 배분 우선권도

안정문 기자  2025-07-10 17:36:08
금양이 405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사우디아라비아 소재 기업의 계열사인 SKAEEB Trading & Investment(이하 스카이브T&I)가 이번 유증자금을 모두 감당한다. 해당 기업 오너가 금양 사내이사로 합류할 예정이다.

금양은 잔여자산 배분 우선권을 우선주에 포함시키는 정관 변경도 추진한다. 스카이브T&I가 우선주 형태로 투자를 하면서 자금 회수를 위한 안전핀을 마련해주는 장치다.

금양은 이번 유증을 통해 운전자본과 투자 부담을 덜어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양은 매입채무와 공장 건설대금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사정이 악화됐다.

◇4050억 전액 감당하는 SKAEEB, 금양 사내이사 맡는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양은 40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한다고 공시했다. 대금납입일은 8월2일이다. 이번 유증으로 발행될 주식의 발행가액은 1만5000원이다. 이는 기존 주가 9900원에 할증률 51.2%를 적용한 금액이다. 금양은 유증으로 조달한 자금 가운데 2500억원은 2차전지 공장 건설비용, 1550억원은 이차전지 설비 투자비용으로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발행주식은 보통주 1300만주, 상환우선주(RPS) 1400만주 등 모두 2700만주다. 배정대상자는 스카이브T&I다. 이 회사는 2025년 3월 세워진 사우디아라비아 소재 기업의 계열사다.

해당 기업의 대표는 지분 100%를 보유한 알리 파이즈 알 셰흐리(AL SHEHRI, ALI FAIZ)다. 그는 SKAEEB Trading & Constructing Company의 설립자로 2004년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회사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기반을 둔 기업으로 토목(Civil), 기계(Mechanical), 전기(Electrical) 공사뿐 아니라 각종 무역사업을 전문으로 한다. 그러나 사업별 매출 비중이나 재무구조에 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스카이브T&I 측은 이번 유증 참여를 계기로 금양의 이사회에 진입한다. 금양은 알리 SKAEEB Trading & Contracting Company 대표와 이태식 스카이브T&I 사업개발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기 위해 1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잔여재산에 우선권 있는 종류주 발행할 수 있도록 정관변경

금양은 이번 이사 선임과 함께 일부 정관도 개정한다. 이번 정관 개정안의 핵심은 ‘종류주식’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기존에 금양은 이익배당에 한해 우선주를 발행할 수 있었다.

변경될 정관을 살펴보면 금양은 잔여재산 분배에 우선권이 있는 우선주를 발행할 수 있게 된다. 잔여재산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우선해 일정 금액 또는 일정 비율을 우선적으로 분배 받는 권리가 부여된 종류주다. 쉽게 말해 회사가 청산되거나 자산을 처분할 때 우선주 주주가 보통주 주주보다 우선적으로 자산을 배분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번 유증에 포함된 우선주의 성격이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사선임과 정관변경을 위한 임시주총은 스카이브T&I 대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 이전이다. 현재는 유증에 포함된 종류주는 이익배당우선주 뿐이지만 주총 이후, 유증 납입일 사이에 그 종류가 바뀔 수도 있는 셈이다.

금양 측에서는 우선주의 권리 변경 가능성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금양 측은 이를 놓고 "투자 유치 수단 다양화를 위한 종류주식 제도 정비"라며 "주주 측에서 혹시나 해서 요청을 한 것이지 이번 유증의 종류주가 이렇게 바뀌기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에는 유증물량을 모두 보통주로 발행하기를 원했지만 그렇게 되면 경영권이 넘어가게 된다"며 "스카이브T&I 측에서는 경영권에 관심이 없어 일부를 우선주로 정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년 주주배정 유증 나섰지만 결국 철회, 운전자본 및 투자 부담 가중

금양은 지난해부터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결국 이를 철회했다. 금양은 올 1월17일 4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10월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한뒤 3개월이 지나도록 정정신고서를 내지 못한 결과물이다.

결정적인 배경으로는 금감원의 조사가 꼽힌다. 금양은 최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매출 과대계상을 사유로 2022년도 재무제표를 재작성한 전력이 있다. 금감원은 해당 사건을 들여다보기 위해 본격적으로 재무제표 심사에 나섰고 그 여파로 유증 추진의 동력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금양은 지난해 연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의건 거절을 받기도 했다. 감사를 맡은 한울회계법인은 "2024년 순손실 1329억원이 발생했고 유동부채가 유동자산보다 6342억원 더 많다"며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만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봤다.

또 "투자를 더 유치하고 공장을 완공해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이 계획이 잘 될지 알 수 없다"며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회사 재무 상태(자산·부채·수익·손실)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는 증거를 감사인이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올 6월16일에는 동부건설이 금양의 공사비 미지급 문제로 금양 전지 3억셀 토건/Utility Project 공사 계약 해지를 공시했다. 해지 금액은 940억원으로 최종 계약금액 3594억원에서 기성 청구한 2654억원을 제외한 잔여분이다. 동부건설은 2023년 9월 금양과 동부산 E-PARK 일반산업단지 A1블럭 내 2차전지 생산시설 2개동, 부대동 등을 짓는 계약을 맺었다. 올 1분기 기준 공사 진행률은 97.46%, 미수금 규모는 230억원이다.

뿐만 아니라 금양에 2차전지 설비를 공급하던 갑진은 4월 말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도 했다. 대손상각비를 감당하지 못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탓이다. 금양과 거래에서 대규모 대손이 발생한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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