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에 본점을 둔 대원저축은행은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규모가 작다. 수 차례 매각이 무산되는 사이 영업 활동이 축소된 영향이다. 모회사인 대아저축은행은 매각을 기다리며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면할 정도로만 자본을 지원하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매각은 번번이 금융당국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무산됐다. 이후 시장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다. 경북권에 위치해 있어 영업 매력도가 높지 않은 데다, 앞선 매각 과정에서 저축은행 프리미엄이 다소 높게 책정돼 매도자 측 눈높이가 높아진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3년간 22차례 유상증자, 총자산 36억원으로 축소 대원저축은행은 지난 1998년 대아저축은행이 부실화한 오성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해 설립한 회사다. 약 20억원의 자본금을 납입해 영업인가를 받았고, 2002년 지금의 사명으로 바꿨다. 예금보험공사는 563억원을 차입해줬는데, 상환이 어려워 2015년부터 매각이 추진된 바 있다.
대원저축은행의 지배구조는 '박소악 여사→대아저축은행→대원저축은행'으로 이어진다. 대원저축은행은 대아저축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데, 대아저축은행의 최대주주는 지분 90.77%를 보유한 박소악 여사다. 박 여사는 고 황대봉 대아그룹 창업주 부인으로 올해 93세다.
대아저축은행은 대원저축은행에 지난 3년간 수차례 소규모 유증을 단행해왔다. 2022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22차례의 유증을 진행했는데, 규모는 1~3억원 수준에 그쳤다. 2022년에는 4차례, 2023년엔 5차례 작년에는 10차례 유증에 나섰다. 올해는 지난 3월까지 매달 약 1억원 규모의 유증을 실시했다.
유상증자는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면하기 위한 조치다. 2019년 14억원이었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1억원으로 줄었다.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자기자본 규모가 가장 작다. 결손금이 쌓이며 자본금은 같은 기간 530억원에서 570억원까지 불어났다.
2016년부터 작년 말까지 한정의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BIS비율은 13.06% 수준을 보이고 있고, 유동성비율은 279.95%로 나타났다. 예대율은 0.93% 수준으로 사실상 대출 영업을 멈춘 상태다. 2020년 말 112억원 수준이었던 자산 규모는 올해 1분기 36억원까지 감소했다.
◇저축은행 프리미엄 붙어 162억원→155억원 책정 대아저축은행의 대원저축은행 매각 작업은 번번이 금융당국 심사를 넘지 못했다. LED 업체인 씨티젠은 지난 2018년 대원저축은행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씨티젠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무기한 지연되자 거래를 철회했다.
상호저축은행법 제10조의 6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대주주가 되고자 하는 자는 금융위원회에 주식취득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감독당국의 엄격하고 까다로운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저축은행 M&A를 막는 하나의 요인으로 지적된다.
당시 씨티젠이 대원저축은행 인수가로 책정한 금액은 162억원이다. 순자산과 영업권 등을 고려했다. 대원저축은행은 경북권에 위치해있는 저축은행임에도 씨티젠으로부터 부·울·경 권역에 준하는 영업권 프리미엄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은 신규 인가가 불가능한 특수성이 감안돼 경영권 거래시 영업권 프리미엄이 별도로 가산된다. 본점 소재지를 기준으로 △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남·전북·제주 △대전·충남·충북 등 6개 영업구역으로 나뉘는데, 통상 서울(200억원), 경기(150억원), 부산(100억원) 등을 참고 가격으로 삼는다.
이후 원매자로 등장한 건 타이거자산운용이다. 2021년 대아저축은행은 타이거자산운용과 대원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155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후 타이거자산운용은 금융위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하기 전 단계에서 인수를 포기했다.
대원저축은행은 이후 새로운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영업구역상 이점이 크지 않고, 앞서 높게 책정된 가격 탓에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향후 새로운 원매자와 협상을 진행하더라도 기존 거래가격을 기준점으로 삼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대아저축은행은 수년 전부터 매물로 나온 곳"이라며 "거래 상대방과 가격 눈높이 격차를 줄이는 게 M&A 성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