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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FC-BGA 공급망 재편 '일본 비중 확대'

두산·LG화학 대신 미쓰비시·레조낙 위주, 고부가 기판 납품 영향

김도현 기자  2025-08-20 08:42:39
삼성전기가 반도체 기판 원재료 조달처에 변화를 주고 있다. 핵심 제품으로 떠오른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응용처가 달라진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협력사와의 관계, 고객의 지정 소재 변경 등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20일 삼성전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CCL/PPG(Copper Clad Laminate/Pre Preg) 주요 공급사는 미쓰비시와 레조낙이다. 지난해 미쓰비시 뒤를 이었던 LG화학이 빠졌다.

CCL/PPG는 반도체 후공정에서 활용되는 인쇄회로기판(PCB)의 필수 소재다. CCL은 PPG 양면에 구리동박으로 코팅해 만든 동박적층판이다. PPG는 유리섬유에 수지를 함침해 경화시킨 것이다. 각각 절연체, 접착제 역할을 한다.

*삼성전기의 2025년 상반기(위)와 2024년 연간 주요 원자재 조달처 현황

과거 두산과 미쓰비시가 삼성전기에 CCL/PPG를 주로 납품했다. 하지만 2023년부터 두산이 제외되고 LG화학이 들어오더니 올해부터 LG화학 대신 레조낙이 자리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일본 기업 중심으로 재편된 모양새다.

삼성전기의 FC-BGA 사업 확장과 연관된 움직임이다. FC-BGA는 반도체 기판 중 최상급으로 여겨진다. 미세한 회로를 새겨 제작 난도가 가장 높다. 이같은 특성으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첨단 반도체와 짝을 이룬다.

삼성전기는 FC-BGA 분야에서 일본, 대만 경쟁사 대비 후발주자지만 빠르게 기술력을 끌어올려 빅테크 고객을 연이어 확보하고 있다. 서버용에 이어 올 2분기 인공지능(AI) 가속기용 FC-BGA 공급까지 이뤄냈다.

영역이 넓어지고 수준이 향상되면서 갈수록 고품질의 CCL/PPG가 필요해지는 수순이다. 이 과정에서 미쓰비시와 레조낙이 낙점을 받아 협력 빈도가 늘어난 것으로 읽힌다.


실제로 삼성전기가 CCL/PPG에 투입하는 비용도 증가세다. CCL/PPG 평균 매입 단가가 2024년에 전년 대비 2.0% 상승한 데 반해 2025년 상반기에는 작년 대비 18.0% 올랐다. 총 금액도 불어나는 흐름이다.

PC용에서 서버용, AI 가속기용 FC-BGA 비중이 확대되면서 고사양의 CCL/PPG가 요구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뛴 것이다. CCL 원재료인 BT(Bismaleimide Triazine) 기판 공급난이 발생한 여파도 있다.

앞서 배제된 두산의 경우에는 다른 이슈가 얽혀있다. 두산은 CCL 업계에서 독보적인 곳으로 삼성전기와 장기간 협업했다.

다만 두산이 엔비디아용 하이엔드 CCL 생산 소식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는 시점에 삼성전기와 이견이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삼성전기는 엔비디아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었는데 협력사가 이를 외부에 알리면서 입장이 다소 곤란해졌다는 후문이다. 일련의 과정을 거쳐 삼성전기와 두산은 각자의 길을 걷게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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