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바이오의 우회상장 비히클인 조명기구 제조 기업 소룩스가 또 한 번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올해만 벌써 4차례 CB 발행이다. 주목할 대목은 CB 발행 계획이 대부분 타법인 증권 취득 목적이라는 점이다.
소룩스는 CB 발행을 결정할 당시에는 취득할 법인에 대해 밝히지 않다가 추후 정정 공시를 통해 밝혔다. 앞선 CB들의 활용 대상이 결국 아리바이오였던 것과 마찬가지로 이번 CB 역시 아리바이오 인수 자금일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만 4차례 CB 발행, 타법인 취득 용도 규모만 '300억' 소룩스는 16일 제6회차 CB를 발행했다. 규모는 90억원으로 모두 타법인 증권 취득에 사용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취득 대상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CB 발행은 8월 소룩스가 제5회차 CB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지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아 결정됐다. 소룩스는 올해만 4차례 CB를 발행했는데 모두 타법인 증권 취득 계획을 포함했다. 그 규모만 도합 300억원이다.
4번의 CB 모두 처음 발행 당시에는 구체적인 취득 대상을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자와의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배경에서다. 현재까지 3회차와 4회차 CB는 정정 공시를 통해 취득 대상이 공개했다. 바로 아리바이오다.
소룩스는 해당 자금을 아리바이오가 발행한 CB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활용했다. 3회차 CB는 아리바이오 12차 CB에 4회차 CB는 아리바이오가 발행한 13회차 CB에 활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지난 8월 발행한 5회차 CB와 이번 6회차 CB 역시 아리바이오 증권 취득에 사용될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소룩스는 2023년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가 소룩스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 올라선 이후 아리바이오에 대한 금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정 대표가 소룩스 이사회에 진입한 2023년 당해만 지분 투자를 통해 631억원을 지원했다.
이듬해인 2024년에도 1월에만 추가로 240억원가량의 지분 투자가 진행됐다. 지분 투자로만 900억원가량이 투입된 셈이다. 다만 매년 평가손실이 반영되면서 2025년 반기 말 기준 아리바이오의 장부가액은 457억원에 불과하다.
◇3상 피크 단계 진입 AR1001, 돌아서는 투자자에 기댈건 소룩스뿐 아리바이오는 현재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 중인 AR1001의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 등 주요 임상 지역에서 환자 투약이 전체 환자군의 절반을 넘어가고 있고 내년 상반기 3상 결과 분석과 톱라인 발표가 예정돼 있다.
다만 현재 아리바이오에겐 임상을 지속할만한 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소룩스와의 합병을 통해 원활한 자금조달 통로를 마련코자 했으나 1년째 난항을 겪으면서 자금줄이 막혔다.
기존 투자자도 등을 돌리고 있다. 현금성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2분기 대부분 조기 상환이 이뤄지면서 반기 말 기준 아리바이오의 현금성자산은 1분기 말 550억원 규모에서 66억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600억원 규모 BW의 투자 주체였던 메리츠증권이 400억원 전량을 회수했고 200억원가량을 투입했던 람다자산운용이 최소한의 자금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회수했다. 해당 자금은 AR1001 임상을 위한 실탄으로 마련된 자금이었기 때문에 아리바이오 입장에서는 타격이 컸다.
지난해 아리바이오가 R&D에 사용한 금액은 연간 122억원이다. 아리바이오는 임상 3상이 피크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임상 자금 투입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남아있는 현금은 66억원인 상황에서 추가 자금조달은 필수적이다.
아리바이오는 올해만 8차례 CB를 발행하면서 적극적인 자금 조달에 나섰다. 이중 4건이 소룩스를 대상으로 발행한 CB다. 합병 난항으로 외부 투자자를 쉽게 확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소룩스를 통한 자금 확보가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아리바이오는 CB 발행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소룩스를 통해 임상 자금 조달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지금까지 발행한 300억원 규모의 자금만 투입되더라도 아리바이오는 어느정도 숨통을 트일 수 있다.
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임상 3상 진행에 따른 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 투자자와 논의 중인 사항이기 때문에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이번 소룩스 CB 역시 아리바이오 지원을 위해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