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은 독립계와 비교해 예대율이 낮은 편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보증부대출 취급에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보증부대출은 부동산 등 물적 담보 대신 신용이나 공적기관의 보증을 담보로 돈을 내주는 대출을 말하는데, 예대율 산정 시 대출에서 제외된다.
신한저축은행이 올해 치열한 경쟁을 이겨 내고 보증부대출을 크게 늘렸다. 그 덕에 예대율을 크게 낮추며 지주계 저축은행 7개사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장기적으로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업황이 회복될 경우 대출여력이 큰 신한저축은행이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평가다.
◇신한저축 사잇돌 취급액 1113억원, 지주계 1위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신한저축은행은 올해 2분기 사잇돌2 대출 취급액은 1113억원이다. 금융지주계 저축은행 중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우리금융저축(917억원), 하나저축(661억원), NH저축(356억원), IBK저축(240억원), KB저축(219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신한저축은행은 전통적으로 햇살론, 사잇돌2 등 정책자금대출 취급에 있어 강점을 가진 곳이다. 수익성이 크진 않지만, 부실이 발생하더라도 서민금융진흥원 등 기관이 대출금의 90% 이상을 채권자 대신 갚아 안정성이 크기 때문이다. 덕분에 업황 악화로 저축은행이 적자를 낼 때에도 보증대출 확대를 통해 꾸준히 수익을 내 왔다.
지주계 저축은행은 부동산 시장 한파로 기업대출 취급이 사실상 어려워지자 보증대출 확대에 주력했다. 실제 지주계 7개사의 보증대출 규모는 올해 1분기 4조6501억원으로 전년보다 15.8% 늘어났고, 2020년보다 2배를 훌쩍 넘는 수준으로 불어났다. 7개사의 전체 대출 규모는 올해 1분기 20조9296억원으로 전년보다 1421억원 감소했다.
금리 경쟁도 펼쳐졌다. 개인신용평점이 501~600점 구간 신한저축은행은 평균 13.18% 금리로 사잇돌2 대출을 내줬다. 작년 같은 기간 금리는 16.86 수준이었다. 다른 지주계 저축은행도 사잇돌2 대출 평균 금리를 2%p 이상 낮췄다.
보증부대출 확대는 은행권 위험가중자산(RWA) 규제 준수에도 유리하다. 일반 신용대출, 중금리대출 등 상품은 위험가중자산(RWA) 적립률이 100%인 것과 달리 정책자금대출은 대출액의 30%만 RWA로 적립하면 된다. RWA는 BIS 자기자본비율 산식에서 분모를 책임진다.
◇추가 대출여력 9095억원, 업황 회복 시 최대 수혜 이렇다 보니 지주계 저축은행의 예대율은 작년보다 크게 낮아졌다. 리스크 관리 기조에 따라 보수적으로 대출을 취급한 것도 있지만, 예대율 산정시 제외되는 보증부대출을 확대한 영향이다. 2012년 금융당국은 예대율 규제가 서민대출 상품을 위축할 수 있다는 근거를 들어 예대율 규제에서 햇살론을 제외한 바 있다.
가장 낮은 예대율을 기록한 곳은 신한저축은행이다. 신한저축은행의 올 6월 말 예대율은 60.00%다. 전년 동기(60.73%)보다 0.13%p 하락했다. KB저축(64.46%), 우리금융저축(66.70%), 하나저축(68.55%) 등 세 곳은 나란히 60%대 예대율을 기록했다.
예대율이 낮을수록 향후 경기 반등 시 공격적으로 대출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예컨대 올 2분기 말 신한저축은행의 예수부채가 2조2738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예대율 상한선(100%)까지 추가로 9095억원 대출을 내줄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신한저축은행은 시장 상황에 따라 가계대출을 늘릴 수 있는 체력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예대율을 효율적으로 관리한 신한저축은행이 향후 업황 회복기의 최대 수혜를 받을 수 있다”며 "가계대출 규제가 완화될 경우 빠르게 대출을 늘려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