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저축은행이 정기예금으로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대출로 집행하며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올 상반기 예대율은 '빅5'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99.6%로 규제비율인 100%에 근접했다. 유가증권 운용에서도 성과를 내며 손익이 개선됐다.
한투저축은행은 그간 퇴직연금 시장에 주력해 온 만큼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자손익이 개선된 주된 이유다. 올해 한투저축은행은 탄력적으로 자산을 조절하며 효율적인 자산 운용을 통해 수익 회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예대율 99.6%, 빅5 저축은행 중 1위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투저축은행의 예대율은 99.64%다. 빅5 저축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예대율이다. 뒤를 이어 애큐온저축은행(98.86%), SBI저축은행(97.73%), OK저축은행(96.66%), 웰컴저축은행(89.78%) 등이다.
한투저축은행의 예대율은 전분기(100.52%)보다 0.88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 7월 저축은행의 예대율 규제비율은 100%로 하향됐는데, 선제적으로 여·수신을 조절해 규제비율을 준수한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예대율 규제를 기존 100%에서 110%까지 풀었고, 올 1월부터는 105%로 낮춘 바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79곳 저축은행의 평균 예대율(86.6%)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한투저축은행과 같이 예대율이 100%에 근접하면 대출 영업이 활발하다는 의미다. 반대로 낮으면 대출을 보수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투저축은행의 예수금은 지난 1분기 7조4752억원에서 올 2분기 7조3015억원으로 줄었다. 수신 금리를 낮춰 정기예금 유입을 낮췄기 때문이다.
통상 저축은행 예대율 비율은 수익성과 직결된다. 핵심 수익원이 예금과 대출에서 발생하는 이자차익이기 때문이다. 한투저축은행은 올 상반기 8조6960억원 규모 자금을 굴렸는데 이중 대출금이 7조3662억원이다. 전체 운용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4.1%다. 예치금과 유가증권은 각각 12.8%, 5.8% 수준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 하반기 가계대출 규제로 자금을 굴릴 데가 없어 예대율은 더 큰폭으로 하락할 것"이라며 "한투저축은행은 기업여신 중심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 한투저축의 기업대출 규모는 4조3727억원으로 총여신의 60.8%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4조2822억원)와 비교하면 905억원 증가한 수치다. 한투저축은행은 투자은행 지주사를 둔 만큼 부동산 대출 심사·관리 역량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투저축은행이 올 상반기 내준 대출에서 발생한 이자수익은 2조9502억원이다. 이자율은 8.1%다. 여기에 5170억원 유가증권을 운용해 짭짤한 수익을 냈다. 수익률은 6.3%로 전년 동기(4.7%)보다 1.6%포인트(p) 개선됐다. 매도가능증권 처분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퇴직연금 조달 경쟁력 기반 수익성 확보 주력
특히 조달비용 감소도 이자손익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투저축은행이 고객에게 예수금을 받아 지불한 이자비용은 1조5744억원이다. 1년 전 1조6677억원보다 1000억원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시장금리 하락에 맞춰 한투저축은행이 수신 금리를 내린 데 따른 결과다. 지난 6월 말 기준 예수금 이자율은 4.3%로 1년 전보다 0.5%p 하락했다.
한투저축은행은 조달 전략에 있어 경쟁사와 대비되는 행보를 보인다. 예수금에서 정기예금과 같은 거치식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98.55%에 이른다. 최근 경쟁사들이 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수시입출금식 파킹통장 영업을 확대하며 요구불예금 비중을 15~25% 수준까지 확대해 온 것과 대비된다.
주요 조달 경로는 퇴직연금이다. 한투저축은행은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뿐 아니라 30여곳 금융사에 상품을 제공하고, 신탁예금 역시 증권사 17곳과 판매 협약을 맺었다. 저축은행은 직접 퇴직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운용사는 아니다. 대신 퇴직연금 원리금보장상품(예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퇴직연금 시장에 참여하는 구조다.
한투저축은행은 높은 조달 경쟁력을 기반으로 이자손익 개선에 주력한단 계획이다. 여·수신을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수신 내에서 최대한의 운용 효율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들어 예대율을 늘릴 수 있는 저축은행은 몇 곳 없다"며 "건전성 관리에 자신감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