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제약이 수년간 준비해 온 베트남 점안제 CMO(위탁생산) 사업이 본격 가동을 앞둔 가운데 공격적 투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주목된다. 올해 본업의 수익성이 둔화된 상황에서도 영업활동현금흐름의 3배에 육박하는 투자활동현금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베트남 사업의 본가동을 앞두고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외부 차입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재무활동현금흐름의 순유입이 늘어나는 가운데 내년 CMO 사업의 실질 매출 확보를 통해 확대된 차입 규모를 빠르게 줄이는 게 관건이다.
◇올해 3분기 누적 54억 투자…메자닌, 외부 차입 활용 지원 삼일제약은 올해 3분기 기준 베트남 법인 'SAMIL PHARMACEUTICAL COMPANY LIMITED'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54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2018년 법인 설립 후 7년간 삼일제약이 집행한 누적 투자액은 총 1349억원에 달한다.
삼일제약은 2018년 법인 설립과 함께 56억원을 출자한 데 이어 2019년 116억원, 2021년 229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2022년에는 유상증자 참여와 더불어 기계장치의 현물출자를 통해 568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삼일제약의 연간 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작년 165억원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벌어들인 수익의 대부분을 베트남 법인에 투입해 온 셈이다. 그럼에도 꾸준한 투자를 이어갈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매년 100억원 이상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받쳐줬기 때문이다.
삼일제약은 재원이 부족할 때마다 CB(전환사채), EB(교환사채) 등 메자닌을 발행하거나 외부 차입을 활용해 자금을 보완했다. 설립 후 최대 투자가 이뤄졌던 2022년과 2023년에는 각각 233억원과 246억원의 투자활동현금흐름 순유출이 발생했다.
◇매출 소폭 감소, 영업적자 전환…공장 본가동 시점 주목 연간 100억원 이상 영업활동현금흐름을 창출하던 본업이 올해를 기점으로 흔들리며 재무 지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3분기 매출은 1573억원으로 전년 동기 1619억원 대비 2.9% 감소했다. 같은 기간 136억원의 영업손실과 23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2년간 매출이 우상향하며 작년 기준 규모를 2000억원까지 확대했지만 올해 들어 다시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리박트 등 성분영양제 매출이 1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4% 늘었지만 부루펜, 리비디, 액티피드 등 제품군의 매출이 동시에 축소됐다.
삼일제약의 본업 실적 부진은 현금흐름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3분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6억원으로 전년 동기 69억원 대비 62.3% 줄었다. 연결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2억원의 순유입에서 48억원의 순유출로 돌아섰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96억원의 순유출을 기록하며 전년 93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베트남 법인에 대한 투자자산의 취득을 지속 중인 가운데 투자활동현금흐름의 순유출이 재무 부담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올해 3분기 재무활동현금흐름은 86억원의 순유입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27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99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 상환했지만 181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추가 차입한 영향이다. 본업 수익성 부진에도 투자 기조 유지를 위해 외부 조달을 늘리고 있다.
삼일제약의 총차입금은 2018년 말 667억원에서 올해 반기 기준 1318억원까지 확대됐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25억원으로 순차입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280억원 규모로 베트남 법인의 차입에 대한 지급보증도 제공하고 있다.
내년부터 본격 가동될 베트남 CMO 사업에 성패가 달려 있다. 2022년 현지 공장 준공을 마쳤고 작년 9월 베트남 GMP 인증을 완료했지만 아직 실질 매출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은 0원이다.
베트남 공장의 현지 생산능력은 최대 연 6000억 수준으로 추산된다. 본가동을 앞두고 고객사 확보에 힘쓰고 있다. 작년 10월에는 대만 포모사와 5년간 2000만달러, 약 270억 수준으로 미국 FDA 승인 신약 'APP13007'의 점안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삼일제약 관계자는 "아필리부 특허 분쟁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고 영업이익 측면에서 기술개발비가 증가와 인건비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내년부터 베트남 공장이 본격 가동될 예정으로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