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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큐온 인수전, 변수로 떠오른 조직 연속성

한화생명·메리츠금융·바이칼인베 3파전…고용수준·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조 변수

김보겸 기자  2026-06-18 11:08:12
애큐온캐피탈·애큐온저축은행 매각전이 본격화한 가운데 인수 가격 외에 조직 연속성과 경영 안정성도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생명에 두 회사를 일괄 매각하는 방안과 메리츠금융·바이칼인베스트먼트에 각각 분할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고용 유지 수준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기조 등도 최종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매각·분할매각 갈림길…인수 이후 안정성도 변수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 대주주 EQT파트너스는 본입찰에 참여한 한화생명과 메리츠금융지주와 바이칼인베스트먼트 중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를 곧 선정할 예정이다. 매각 대상은 EQT파트너스가 보유한 애큐온캐피탈 지분 95.6%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애큐온캐피탈의 100% 자회사다.

시장에서는 EQT가 한화생명에 캐피탈과 저축은행을 일괄 매각하는 방안과 함께 메리츠금융에 애큐온캐피탈을, 바이칼인베스트먼트에 애큐온저축은행을 각각 넘기는 분할 매각 시나리오도 검토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EQT 입장에서는 분할 매각이 자산별 수요를 활용해 더 유리한 조건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인수 이후 조직 운영의 안정성까지 고려할 경우 변수는 단순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업계에서는 EQT가 과거 애큐온을 운영해 온 방식 자체가 이번 매각 과정의 중요한 참고 사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QT는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비교적 높은 수준의 고용 승계를 단행한 사례로 꼽힌다. 애큐온캐피탈의 전신인 KT캐피탈은 2015년 JC플라워에 인수되면서 애큐온캐피탈로 사명을 변경했고 2019년 베어링PEA가 인수했다. EQT가 2022년 베어링PEA를 인수하며 애큐온캐피탈의 최대주주가 됐다.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2016년 애큐온캐피탈이 HK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현재의 구조가 완성됐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EQT 체제 이후의 인력 운영이다. 사모펀드 대주주 체제임에도 급격한 구조조정보다는 기존 경영진 중심 운영을 유지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큐온캐피탈은 EQT 편입 직전인 2021년 말 기준 임직원 수가 243명 수준이었고 지난해는 189명으로 집계됐다.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2021년 424명에서 작년 384명 수준이었다.

일부 감소는 있었지만 대주주 변경 직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사례와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EQT는 직접 경영 개입을 최소화하고 이중무 대표 중심의 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데 무게를 뒀다"며 "사모펀드 특유의 단기 수익 추구보다는 지배구조 안정화와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

매각 과정에서도 인수 이후 조직 연속성을 얼마나 보장할 수 있는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메리츠금융은 MG손해보험 인수전에서 자산인수 방식과 고용 문제를 둘러싸고 노조와 정면 충돌한 바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24년 MG손해보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우량한 자산과 부채만 선별해 가져가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으로 인수를 추진했다. 전체 직원의 10%를 고용하는 조건을 제시한 메리츠 측과 전원 고용 승계를 주장한 MG손보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거래는 최종 무산됐다.

시장에서는 메리츠가 애큐온캐피탈을 인수할 경우에도 수익성과 효율성 중심의 경영 기조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메리츠금융 특유의 강한 성과주의 문화 역시 애큐온 조직 입장에서 부담 요인으로 인식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한화생명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할 수 있는 후보로 평가된다. 한화생명은 그동안 금융업 M&A 과정에서 조직 안정성과 단계적 통합을 강조해 왔다. 특히 지난 2024년 한화저축은행 인수 과정에서도 인위적인 구조조정보다 기존 조직 활용과 시너지 창출에 방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대주주 사모펀드 보수적 심사 기조 강화

금융당국 심사 기조 역시 변수로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금융사 대주주가 사모펀드일 경우 적격성 심사에서 자본적정성과 경영 지속성, 투자회수 계획 등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면밀한 검증을 진행한다.

최근 들어선 사모펀드가 대주주로 있는 롯데카드와 홈플러스, 롯데손해보험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 내부에서 장기 경영 안정성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사모펀드가 구조조정이나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온 건 맞지만 투자 회수 시점이 정해져 있다는 특성상 금융사의 장기 성장 전략과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하다.

금융감독원 한 고위 관계자는 "매물로 나온 금융사의 인수 절차가 지지부진해 지는 것보다는 사모펀드가 인수해 정상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경우도 많다"면서도 "다만 인수 후 수년이 지나 각종 경영 현안이 불거지는 사례가 반복되면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 과정에서 살펴봐야 할 요소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는 분할 매각 시나리오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리츠금융이 애큐온캐피탈을, 바이칼인베스트먼트가 애큐온저축은행을 각각 인수하는 구조가 현실화될 경우 바이칼인베스트먼트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사모펀드가 저축은행 대주주로 진입하는 데 대한 금융당국의 시각이 과거보다 엄격해진 만큼 심사 과정이 예상보다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가격만 놓고 보면 분할 매각이 유리할 수 있지만 금융당국 승인 가능성, 인수 이후 조직 안정성, 추가 자본 지원 능력까지 고려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애큐온캐피탈과 애큐온저축은행의 중장기 성장 기반을 누가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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