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의 소송충당부채가 3개월 만에 100억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말 130억원 수준이던 충당부채가 반기 말 27억원까지 줄면서 약 80% 감소했다.
반면 독일과 중국에서 새로운 분쟁이 발생하고 미국 물류 관련 소송 등이 반영되면서 해외 소송가액은 같은 기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기존 소송에서 예상되는 재무 부담은 낮아진 가운데 해외를 중심으로 법적 분쟁 규모는 확대되는 모습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의 연결 기준 소송충당부채는 올해 3월 말 130억1500만원에서 6월 말 26억9800만원으로 감소했다. 3개월 만에 103억1700만원이 줄었다. 감소율은 79.3%에 달한다. 지난해 말에는 126억1400만원을 기록했다. 1분기까지 소폭 늘었던 충당부채가 2분기를 거치면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소송충당부채는 진행 중인 소송에서 향후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때 인식하는 부채다. 관련 금액을 합리적으로 추정할 수 있어야 한다. 예상되는 손실을 미리 부채로 반영하는 방식이다. 충당부채 감소는 기존 소송과 관련해 회사가 예상하는 재무 부담이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충당부채 감소에는 통상임금 관련 일부 소송의 승소가 영향을 미쳤다. 금호타이어는 상여금 가운데 수당에 상응하는 부분의 통상임금 해당 여부를 놓고 소송을 진행해왔다. 일부 사건에서는 항소해 일부 승소했다. 이에 따라 해당 사건과 관련해 설정했던 충당부채 일부를 환입했다. 다만 전체 충당부채 감소액이 모두 해당 사건에서 발생한 것은 아니다.
반면 법적 분쟁 규모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금호타이어가 피고로 계류 중인 소송가액은 3월 말 총 610억6900만원이었다. 국내가 519억3400만원, 해외가 91억3500만원이었다. 6월 말에는 총 729억7600만원으로 증가했다. 국내 527억1100만원, 해외 202억6500만원이다. 전체 소송가액은 3개월 동안 119억700만원 늘었다. 증가율은 19.5%다.
증가분 대부분은 해외에서 발생했다. 국내 소송가액은 3개월 동안 7억770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해외 소송가액은 111억3000만원 증가했다. 91억3500만원에서 202억6500만원으로 확대됐다. 증가율은 121.8%에 달한다. 3개월 만에 두 배를 넘어선 셈이다.
해외 소송가액 증가에는 독일 노동 관련 사안과 중국 계약 분쟁, 미국 물류 관련 사안 등이 영향을 미쳤다. 독일에서는 노동 관련 소송이 발생했다. 중국에서는 계약을 둘러싼 분쟁이 불거졌다. 미국에서는 물류 관련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측은 이들 사안이 반영되면서 해외 소송가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소송가액 증가는 본사보다 해외 종속회사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 본사에 직접 걸린 해외 소송가액은 3월 말 25억7300만원이었다. 6월 말에는 26억2100만원으로 늘었다. 증가폭은 4800만원에 그쳤다. 반면 해외법인까지 포함한 연결 기준 해외 소송가액은 같은 기간 111억3000만원 증가했다. 본사의 해외 소송 규모는 사실상 유지된 셈이다. 이를 감안하면 증가분 상당 부분이 연결 대상 해외법인에서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통상임금 일부 사건에서 회사가 항소해 일부 승소함에 따라 관련 충당부채가 일부 환입됐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노동 관련, 중국 계약 분쟁 관련, 미국 물류 관련 사안으로 소송이 발생하면서 소송가액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송가액 자체가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같은 규모의 재무 부담이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해외에서 노동과 계약, 물류 등 여러 유형의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개별 소송의 진행 상황과 재무적 영향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