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토지신탁은 수년전부터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을 보수적으로 수주하는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고정이하자산 비율은 높은 편이지만 자산건전성 개선 속도가 그만큼 빠르다.
다만 리스크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양을 시작한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의 분양률이 기대에 못 미친다. 얼마 전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제한 위반으로 과징금 부과 명령을 받은 점도 부담이다.
◇고정이하자산 비율 20%포인트 대폭 개선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의 3분기 말 고정이하자산 비율은 41.2%다. 국내 14개 신탁사 중 고정이하자산 비율이 40%를 웃도는 곳은 6개사 정도다. 보통 차입형 토지신탁 비중이 높은 곳들의 고정이하자산 비율이 40%를 웃돈다. 나머지 8개사의 평균 고정이하자산 비율은 10% 수준이다.
지표상 자산건전성은 미흡한 편이다. 하지만 고정이하자산 규모와 비율이 모두 개선 추세인 점은 긍정적이다.
대한토지신탁의 고정이하자산은 2021년 말 2582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말 1787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30%가량 회수 리스크가 커 부실 자산으로 분류되는 자산 규모가 30%가량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자산 비율 역시 급감했다. 2021년 말 59.2%에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1.2%로 떨어졌다. 3분기 만에 약 20%포인트 대폭 개선된 수치다.
대한토지신탁은 2019년경부터 본격적으로 차입형 토지신탁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시공능력평가순위 100~150위 이내 시공사를 우선 검토하고 재무 상황을 점검하는 등 시공사 선별을 강화했다. 또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분양성 심사 기준을 높였다.
재무건전성은 눈에 띄게 개선됐지만 일시적인 수익성 악화를 겪기도 했다. 외형 성장을 주도해 온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을 보수적으로 수주한 탓이다. 영업이익이 2019년 509억원에서 2020년 415억원으로 떨어졌다.
실적은 다시 회복된 상태다. 2021년 영업이익이 696억원으로 뛰었다. 전년 대비 67.7%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454억원을 나타냈다. 4분기 누적 영업수익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차입형 사업장 지방 위주, 향후 분양률 '관건'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덕에 2020년 이후 수주 사업장 분양률은 양호한 편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이 2020~2021년 따낸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장 19곳 중 분양이 시작된 10개 사업장 평균 분양률은 80%에 달한다. 개발 이익을 충분히 확보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분양을 시작한 곳들의 상황은 다르다.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꺾인 하반기에 분양이 몰린 탓이다. 화성 조암 스위트엠, 양양 스위트엠 디오션 등은 청약 미달로 선착순 분양에 나섰다.
이 외 포항 구룡포 하정리 공동주택(678세대), 옥천군 공동주택 신축사업(499세대), 제주시 함덕리 2차 도시형생활주택(116세대) 등이 분양 중에 있다. 각각 수백세대 규모라 향후 분양 성과 및 자금 회수 여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수십억원 과징금을 부과 받은 점도 재무에 부담이다.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 제한 위반 건으로 과징금 60억6900만원을, 시공 계약 관련 건으로 과태료 8000만원을 부과했다. 현재 금융당국의 최종 의결을 기다리고 있다.
대한토지신탁 지난해 영업이익 696억원과 비교했을 때 약 10%에 달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현금 보유량도 1000억원 정도다. 과징금 이슈가 향후 대한토지신탁의 재무 유동성을 악화시킬 수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