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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절차 변화 바람

롯데지주,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낮아지나

③10대그룹 내 미준수 항목 최다, 배당정책 개선 여부 '주목'

심아란 기자  2023-02-24 16:27:19
금융당국이 배당절차 제도 개선에 나서면서 롯데지주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지주는 10대그룹 가운데 지배구조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 기존의 배당 절차를 유지할 경우 내년부터는 핵심 지표 준수율이 낮아질 개연성이 존재한다. 제도 변화에 발맞춰 배당정책을 정비할지 주목된다.

◇지난해 핵심지표 준수율 60%, 재계 평균치 미달

올해 금융위원회와 법무부 등 관계기관이 투자자들이 상장사의 배당금액을 확인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나섰다. 상장사협의회와 코스닥협의회는 개선된 배당절차를 정관에 반영할 수 있게끔 상장사 표준정관을 손보고 있다.

우선 당국은 기업의 자발적인 변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거래소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활용하기로 했다. 이는 자산 1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가 직접 거버넌스를 평가한 보고서로 매년 5월 말까지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현재 15개로 구성된 지배구조 핵심 지표에 '배당절차 개선 여부'를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공시는 CoE(Comply or Explain) 방식으로 준수 여부(Comply)를 공개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이유를 설명(Explain)하면 된다. 투자자에게는 투자 판단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동시에 기업들의 긴장감을 높여 체질 개선을 끌어낸다는 취지다.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일찌감치 배당정책 변화를 예고한 만큼 재계 순위(자산총액 기준) 상위권 업체들이 제도 정착에 기여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시장의 관심은 거버넌스 점수가 재계 평균치를 밑도는 롯데그룹으로 향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대기업집단 순위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10대그룹 가운데 비금융 지주회사로는 롯데지주와 함께 SK·LG·포스코홀딩스·한화·GS·HD현대 등이 손꼽힌다.


THE CFO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지배구조 핵심 지표 15개 가운데 9개(이하 2021년 기준)만 지키고 있다. 상위 업체 중에서는 롯데지주와 함께 한화가 미준수 항목 6개를 기록했다.

롯데지주의 핵심 지표 준수율은 60%로 나머지 6곳 평균치 80%에 미치지 못했다. 포스코홀딩스는 100%를 기록하고 있으며 SK·LG·포스코홀딩스·GS·HD현대 등은 모두 80%를 나타냈다.

롯데지주 준수율은 상장사 전체 평균치보다 낮은 상태다. 거래소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평균 66.7%다. 자산 2조원 미만 상장사를 포함한 평균치도 60.7%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들의 핵심지표 준수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지만 롯데지주는 2년 연속 60%에 머문 상황이다. 2021년에도 해당 기준 평균치 63.5%에 도달하지 못한 수준이었다.

◇지주 산하 상장사 8곳도 준수율 저조, 제도 손볼까

롯데지주 산하 상장 계열사들은 총 9개사다. 이 가운데 롯데정보통신을 제외한 8곳이 기업지배구조 의무 공시 대상자다. 이들 8개 기업 역시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평균 61%에 그쳤다. 평균치를 웃도는 곳은 △롯데제과(67%) △롯데칠성음료(73%) △롯데쇼핑(67%) △롯데하이마트(67%) 4개사다.


롯데지주를 포함한 그룹 내 상장사 10곳은 최근 3년 동안 한 해도 빠짐없이 결산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 배당절차를 손보지 않을 경우 내년부터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이 낮아질 개연성이 있다. 거래소는 내년 1분기 중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배포할 계획이다.

아직 배당 절차를 바꿀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는다. 24일 기준 롯데지주 이사회는 주주총회 소집을 결의하지 않은 상태다. 그룹 내에선 롯데정보통신, 롯데리츠, 롯데렌탈 등 3개사 이사회가 주총 소집을 결의하고 안건을 공개했다. 다만 배당절차 개선의 근거 규정을 담은 정관 변경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배당 정책 개선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진 않으며 다른 기업의 도입 여부 등을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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