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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조직 모니터

'본부장에 부사장 직위' GS건설, 사업대표급 임원 위상

CFO, 상무급 조달본부장보다 '윗선'…본부 외곽 지원실 통해 심의 '이중' 구조

신민규 기자  2023-06-29 12:45:19

편집자주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산하 조직을 보면 회사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자금 관리 위주의 '곳간지기'에 역할에 그치는 곳이 있는 반면 조달·전략·기획·컴플라이언스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된 곳도 있다. 특히 진행 중인 변화는 회사의 '현재' 고민이 무엇인지를 유추할 수 있는 힌트다. 주요 기업 CFO 조직의 위상과 역할, 전략을 조명한다.
GS건설은 재무본부에 CFO 조직을 구축했다. 본부 대비 사업부문의 조직 단위가 더 큰 편이지만 CFO에 부사장 직위를 부여해 여타 사업부문장들과 위상을 동일하게 맞췄다. 조달본부(상무) 등 다른 본부급과 비교해도 우위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재무본부 산하에 경영관리담당, 재경담당, 금융담당 임원 세명을 두고 있다. 예하로 경영관리팀, 재무팀, 세무팀, 자금팀, 외환팀, IR팀 등이 배치돼 있다. 경영관리팀에서 전략과 기획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CFO인 김태진 부사장이 재무본부를 이끌고 있다.

김 부사장은 1962년생으로 2002년 GS건설에 입사해 10여년 넘게 CFO를 맡고 있다. 과거 어닝쇼크 이후 재무 총책임을 맡기 시작해 회사 정상화에 기여했다.

내부 조직도상으로 CFO 직급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사업부문 대표 가운데 허윤홍 사장을 제외하면 건축ㆍ주택부문(김규화 부사장), Eco사업부문(신상철 부사장) 대표와 대등한 지위를 갖고 있다. 플랜트부문(권혁태 전무)이나 인프라부문Ⅰ(이원장 전무)과 비교하면 오히려 높은 지위를 점하고 있다.

본부급들과 비교해도 격차는 크다. 외주구매를 담당하는 조달본부의 경우 상무급(구본삼 상무)이 수장 역할을 맡고 있다. 타 건설사가 대부분 재무라인과 조달본부 지위를 동일선상에 놓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조적인 부분이다.


재무관리가 전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구조다. 개별 수주심의 절차 과정에서 본부 외곽조직인 사업지원실 보고를 통해 CFO 최종 재가를 받도록 구축돼 있다. 개별 수주를 효율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한해 수주 가이드라인을 두고 사업심의구조를 이중으로 짠 셈이다. 한해 수주 가이드라인에는 매출원가율을 비롯한 직간접 금리, 실행예산, 판관비 등의 목표치가 적시된다.

주택사업부문에서 수주심의 안건을 올리면 분양팀, 영업팀 등 담당 심의위원이 10여명 가량 참석해서 통과여부를 가린다. 사업부문 심의를 마치면 사업지원실에서 보고서를 만들고 CFO와 CEO의 최종 결정을 받는다. 사업안정성에 대한 필터링이 재무 쪽과 함께 이뤄지는 구조다. 사업지원실장은 오너일가인 허윤홍 사장이 겸임하고 있다.

허윤홍 사장은 신사업부문을 이끄는 동시에 미래혁신대표(CInO)와 사업지원실장을 함께 맡고 있다. 허 사장은 GS건설의 글로벌 수처리 계열사인 GS이니마(GS Inima Environment, S.A.U.)의 이사직도 수행하고 있다. 김태진 부사장도 계열사 이사로 함께 이름을 올리고 있다. GS이니마의 국내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IPO 작업에서 재무라인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수주 측면을 강조한다면 삼성물산과 함께 GS건설이 재무 측면을 중시하는 기업 인식을 갖고 있다. 개발사업과정에선 공사비 확보를 위한 다양한 조건을 걸 정도로 재무관리에 타이트한 편이다. 도급계약서를 비롯한 전반적인 사업방식에서 재무 안정성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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