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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스카이라이프, 방송채널 영업권 확대 '손상차손 리스크'

2700억 중 HCN 240억 손상처리, 광고시장 위축으로 부담 확대

김규희 기자  2024-01-16 16:49:31
KT스카이라이프의 영업권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센트럴넷과 미디어지니를 품으면서 전체 영업권 규모를 2700억원 수준으로 확대했다.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순자산을 초과하는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인수합병(M&A)을 진행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 효과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피인수기업들이 기대보다 못한 실적을 거두면서 손상차손 징후가 보이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의 2022년 말 연결기준 자산총계는 1조3613억원으로 전년 말 1조2756억원 대비 857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권 등이 포함된 무형자산은 4536억원에서 4898억원으로 363억원 증가했다. KT스카이라이프가 방송채널 송출사업 강화를 위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영업권 등 무형자산 규모가 커졌다.


KT스카이라이프는 앞서 2022년 3월 11개 방송채널의 송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센트럴넷의 송출대행사업부를 79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식별가능한 순자산 가치는 53억원 수준이었지만 26억원가량을 영업권으로 인식했다. 인수금액의 33%를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지불했다는 의미다.

같은해 11월에는 종속회사 스카이라이프TV의 채널사업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의 합병을 결정했다. 같은 콘텐츠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종속기업들을 ENA 채널로 한 데 묶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미디어지니를 423억원을 들여 인수했다. 식별가능 순자산 장부금액은 316억원 수준이었으나 영업권 107억원을 추가 인식했다. 이로써 KT스카이라이프의 전체 영업권 규모는 2021년 말 2527억원에서 2022년 말 2659억원으로 늘어났다.

인수합병 성과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영업권은 피인수사가 견조한 현금창출력을 유지할 경우 자산으로 여겨지지만 회수가능액이 장부가액을 하회할 때에는 영업권 손상차손을 일으켜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친다. 손상차손이 발생하는 금액만큼 순이익을 갉아먹는다는 의미다.

KT스카이라이프는 2022년 말 HCN에 대해 설정해놓은 2527억원의 영업권 중 240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기존 HCN의 영업권 가치에 대해 손상검사를 실시한 결과 미래 회수가능금액이 장부금액에 미달한다고 판단하고 손상차손을 실시했다. 그 결과 KT스카이라이프의 2022년 당기순이익은 전년 623억원에서 231억원으로 3분의 1 토막 났다.

센트럴넷과 미디어지니 영업권에 대한 손상차손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콘텐츠부문 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M&A에 나섰지만 지난해 경기 침체 영향으로 유료방송 시장이 전반적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남, 유괴의날 등 연이은 드라마 흥행에도 불구하고 스카이라이프TV의 지난해 3분기 광고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7.4% 감소했다. 역성장으로 인한 손상차손 리스크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KT스카이라이프는 통합 스카이라이프TV(ENA 채널) 출범으로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한 만큼 현금창출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NA채널이 지난해 3분기 중 예능 및 드라마 최대 시청률을 달성하며 평균 채널 시청률 10위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으로 순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충분한 성장 모멘텀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이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스카이라이프TV가 센트럴넷과 미디어지니를 인수하면서 영업권 규모가 커졌다”며 “콘텐츠 부문(ENA)은 지속적인 투자로 전체 방송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9월 광고 M/S 5.3%를 기록하는 등 지속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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