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는 은행권에서 이사회 규모가 가장 크다. 사외이사만 9명이다. 여러 과점주주들이 추천한 사외이사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이 과점주주들의 각자 추천으로 따로 모인 이사진이지만 다양한 역량들의 조합으로 이사회 운영의 시너지가 발휘되고 있다.

케이뱅크 이사회는 11명의 이사로 구성돼있다. 이 가운데 9명이 사외이사다. 은행권 가운데 가장 많은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케이뱅크가 수차례에 걸친 다수의 지분 투자로 자본을 키워오면서 과점주주들이 내세운 각각의 사외이사들이 케이뱅크 경영에 참여토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이 6명의 사외이사를 뒀으며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5명. 우리은행이 4명의 사외이사가 재직 중이다.

다수인 만큼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이 탄탄하게 확보돼 있다. 케이뱅크의 경우 은행 경영에 필요하다는 이사진의 역량에 빈틈이 없다는 평이다. 케이뱅크는 BSM을 △금융 △경영 △재무/회계 △법률/규제 △정보기술 △소비자보호 6개 항목으로 나눈다.

눈여겨볼 점은 타행들의 경우 한 이사에 여러 역량이 체크돼있는 경우도 많은데 케이뱅크는 각 이사 당 한 가지의 ‘대표 역량’만을 내세운다는 점이다. 이동건·문주호·조규상 사외이사가 금융 역량을, 여상훈·최종오 이사는 재무/회계 역량을 갖췄다. 신리차드빅스 이사는 경영을 담당한다.

올해 3월 주총에선 임기 만료로 퇴임한 정지석·이헌구 사외이사를 대신해 이경식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와 박규희 전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가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2명의 새 사외이사들은 기존 퇴임 이사들의 담당 역량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정지석 이사는 정보기술 전문가로, 이헌구 이사는 재무/회계 전문가로 케이뱅크 이사회에서 활동했는데 이경식 이사와 박규희 이사의 이력이 각각 전임 이사들과 결이 맞다. 박규희 이사의 경우 이헌구 전 이사와 같은 ‘농협맨’ 출신이다. NH투자증권이 케이뱅크 설립 초기부터 주요 주주로 함께 했고 현재는 6대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사내이사 가운데서는 최우형 행장과 탁윤성 전무가 각각 금융과 소비자보호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최우형 행장은 올 1월 새로 선임된 만큼 작년 말 기준으로 공시된 BSM엔 등장하지 않았다. 그는 금융권과 IT업계를 모두 경험한 디지털금융 전문가로 평가되는 만큼 케이뱅크 BSM 여러 항목의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이다.

그는 공인회계사(CPA) 시험에 합격한 뒤 1992년 하나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액센츄어로 이직했다. 삼성SDS 개발팀장 상무와 한국IBM 금융사업개발 상무를 거쳐 경남은행에 D-IT그룹 디지털금융본부장 부행장보로 합류하면서 금융권에 복귀했다. BNK금융그룹이 경남은행을 인수하면서 BNK금융지주 디지털·IT부문장 전무와 경남은행 D-IT그룹장 부행장보를 겸임한 바 있다. 금융, 재무/회계, 정보기술 역량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이 밖에 케이뱅크 BSM에선 이사 재임 기간을 표시한 점도 긍정적이다. 이사의 재임 기간을 BSM에 함께 보여줬을 때엔 이사회의 독립성을 가늠할 수 있다. 사외이사가 한 이사회에 오래 몸담을 경우 은행의 경영전략 및 목표 수립, 그 이행 여부를 감독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이사회의 기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사의 장기근속이 그 회사의 경영 상태나 히스토리를 잘 안다는 점에서 전문성은 높아질 수 있다. 케이뱅크 BSM에 따르면 최근 가장 오래 근속한(3년) 정지석·이헌구 사외이사를 교체해 이사회 독립성을 높였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