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모니터랩의 주가 부진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몇 달간 5000원대가 하방 지지선인 것처럼 여겨졌지만 결국 이 마저 깨진 모습입니다. 전일(5일) 종가 기준 주가는 4470원까지 내려왔습니다.
1년여 전 코스닥 상장 첫날 시초가 1만9600원에서 시작한 주가는 어느새 5분의 1토막 가까이 떨어진 셈입니다. 공모 당시 책정된 공모가(9800원)와 비교하더라도 반토막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9월 한 차례 반등이 있긴 했습니다. 1만9000원대에서 시작한 주가는 상장 직후 2~3개월간 오버행 물량 출회에 따른 하락세를 겪으며 6000원대까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상장 후 5개월차인 지난해 9월에 1만원선을 빠르게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상승세가 오래 가진 않았습니다. 10월 들어 주가는 다시 6000원대까지 밀렸고 연말로 들어서면서 5000원대까지 완만한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 말까진 보합세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5500원~6000원선을 사이에 놓고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흐름을 보였죠. 5000원대로 내려앉을 때마다 곧바로 소폭 반등하는 회복성을 보이면서 5500원선이 단기 지지층으로 형성되는 듯했습니다.
지난달 들어선 이 마지노선마저 무너진 모습입니다. 지난달 18일 종가 기준 5500원 지지선이 확실히 깨지면서 이후의 주가는 매일 낙폭을 키워갔습니다. 매일의 종가가 신저가인 흐름을 이어갔죠. 지난 5일 종가 4470원은 상장 이래 최저점 수준입니다.
◇Industry & Event 2005년 설립된 모니터랩은 지난 십수년간 국내 정보보안 시장 선두기업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성장한 곳입니다. 웹 트래픽을 감시하고 대응하는 웹 방화벽(WAF·Web Application Firewal) 솔루션이 전문 영역이죠.
2010년대 중반 들어 국내 정보보안 솔루션 시장이 정기 구독 형태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시대로 들어서면서 모니터랩은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트렌드 변화의 분기점에서 입지를 다지고 존재감도 본격 부각된 시기죠. 이때 나온 제품이 상장 추진의 원동력이 된 서비스형 보안(SECaas) 플랫폼 ‘아이온클라우드’입니다.
2021년 들어선 구글 바이러스토탈과 악성 URL 정보 분야의 컨트리뷰터 자격을 획득했고 2023년엔 'AWS WAF Ready 파트너'로 선정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해갔습니다.
코스닥 상장을 위해 미래에셋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뒤 기술 특례 트랙을 밟았습니다. 기술성 평가에서 평가기관 두 곳(이크레더블, 나이스평가정보) 모두 A 등급을 부여하며 순조롭게 IPO 프로세스를 시작했죠. 공모가 역시 희망 밴드 최상단인 9800원을 확정지으며 순항했습니다. 해당 가격 기준 시가총액은 1215억원이었고 상장 첫날인 5월 19일 주가는 ‘따상’에 근접한 2만3000원대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상장 후 1년이 지난 최근 기준으로 보면 당시의 밸류에이션이 과대평가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상장 직전 흑자를 유지해왔던 모니터랩은 상장 직후부터 적자로 전환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잠깐 흑자를 회복했지만 올해 1분기 다시 적자로 접어들었죠. 공모 당시 제시했던 실적 추정치도 2년째 달성이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Market View 시장 관심을 많이 받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아직 모니터랩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증권사 리포트는 없는 듯합니다. 그나마 상장 주관을 맡았던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하반기로 넘어오면서 보고서를 1건 냈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보고서에서 “(모니터랩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클라우드 보안 사업은 고정 원가가 없어 40~45% 수준의 영업이익률이 기대되며 향후 사업 본격화에 따른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밝혔습니다.
실적에 대해선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예상보다 수주가 부진하고 상장 이후 스톡옵션 등 비용 발생도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별도 매출 추정치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Keyman & Comments 모니터랩 재무 파트의 키맨으로는 박민아 경영기획실장(상무)을 들 수 있습니다. 공시된 1분기 말 사업보고서의 임원 명단을 보면 등기·미등기 임원 중 재무·회계 파트의 임원은 박 상무가 유일합니다. 사실상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976년생인 박 상무는 덕성여자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다수 기업의 회계부서를 거쳤습니다. 어울림정보기술, 아인스M&M, 모아텍을 거쳐 지난 2021년 경영기획실장으로 모니터랩에 합류했죠. 1분기 사업보고서엔 모니터랩의 공시 책임자로 박 상무 이름이 기재돼 있습니다.
다만 현재 모니터랩의 IR 채널은 사실상 모두 막혀있는 상태입니다. 회사 대표 번호와 사업보고서에 기재돼 있는 IR 책임자로서의 박 상무 측 연락처 모두 전화를 걸자마자 “죄송합니다. 고객의 사정으로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태입니다”라는 음성 메시지가 나오면서 연결이 끊어지고 있습니다.
회사로 연결되는 모든 유선번호가 몇 시간째 이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걸 보면 외부로부터의 소통 창구를 모두 막아놓은 형태로 보입니다. 현재 개인 투자자들을 비롯한 외부 이해관계자들은 주가 및 회사의 현황 및 향후 전망과 관련해 문의할 수 있는 문의 채널이 없는 상황으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