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네트웍스의 자회사이자 '닥스(DAKS)' 셔츠 생산 및 판매 주력 사업인 트라이본즈가 지난해 배당을 유보했다. 2년 연속 적자로 수익성 회복이 지연된 가운데 유동성 방어와 성장 재투자를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닥스 라이선스 연장에 성공한 만큼 브랜드 체질 개선과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트라이본즈가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자본 변동표에는 이익잉여금에서 차감된 배당금 내역이 나타나지 않는다.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2024년 회계연도 초 이익잉여금은 392억7852만원에서 시작했는데 당기순손실 23억8608만원이 차감되면서 연말 기준 잉여금은 368억9243만원으로 줄었다. 2023년에는 50억원 규모의 배당이 진행되면서 그만큼 잉여금에서 차감이 됐다.
2008년 설립된 트라이본즈는 LF네트웍스의 100% 자회사다. LF네트웍스는 LF의 계열사로 구본걸 회장 및 친인척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트라이본즈가 배당을 하면 LF네트웍스가 수혜를 받는 구조다. 트라이본즈의 최근 10년간 흐름을 살펴보면 꼬박꼬박 대주주에 배당을 올리는 곳은 아니다.
배당 정책은 일관적이지 않다. 2017년 52억원의 순이익을 냈을 때 중간배당 50억원을 실시했지만 이후 대부분의 해에는 배당을 하지 않았다. 반대로 2023년에는 당기순손실에도 불구하고 50억원을 배당했다. 수익성과 무관하게 이뤄진 배당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배당 유보는 재무 전략 변화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대주주 환원보다 조직 정상화와 중장기 투자에 무게를 둔 행보로도 읽힌다.
2024년 트라이본즈에게 쉽지 않은 한 해였다. 최근 수년간 포멀한 셔츠와 넥타이의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신사업 전개도 쉽지 않았다. 매출은 전년 대비 3.5% 감소한 801억6218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6억6845만원, 당기순이익은 -23억8608만원으로 집계됐다. 2년 연속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재무 상태도 전년보다는 힘이 빠졌다. 유동비율은 2023년 113.8%에서 2024년 106.9%로 하락했다. 부채비율도 68.5%에서 72.8%로 높아지며, 단기 유동성 여력과 자본 안정성 모두 소폭 약화된 모습이다. 이는 현금성 자산 감소와 재고자산 증가, 배당 유보에도 이익잉여금 축소 등과 맞물린다.
지난해 1958년부터 전개된 미국 노스다코타 출신 중장비 업체이자 두산에 인수돼 사명을 바꾼 '두산밥캣'의 IP를 활용해 '밥캣 어패럴'을 론칭했으나 하반기에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 자회사 파스텔세상이 LF로부터 헤지스 키즈와 닥스 판권 해지 통보를 받으면서 신사업에 힘을 싣기 어려웠던 상황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트라이본즈도 LF와 '닥스 셔츠'에 대한 라이선스 연장이 불투명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2025년 하반기 계약이 만료되는 상황이었다.
닥스는 LF가 일본 산쿄 세이코사와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1983년 론칭했는데 셔츠 제품군은 트라이본즈가 LF로부터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운영하고 있었다. 트라이본즈가 닥스셔츠뿐 아니라 포멜카멜레 등의 슈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나 닥스셔츠 매출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핵심 수익원이다. 라이선스가 해지된다면 파스텔세상처럼 사업 기반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위기감이 감돌았다.
다행히 최근 트라이본즈는 닥스 셔츠 라이선스 연장에 성공했다. LF는 복수의 업체를 대상으로 판권 입찰(비딩)을 진행했고 트라이본즈가 2027년까지 브랜드 운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라이선스 연장 성공을 바탕으로 트라이본즈는 올해 점당 매출을 끌어올리고 고객 신뢰도 향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인숍 남성 캐주얼 브랜드 '노티그' 잡화 브랜드 '베노베로'를 통해 상품 다각화도 추진한다. 노티그는 스웨터, 셔캣(셔츠형재킷), 베노베로는 지갑, 액세서리 등이 포함되는 브랜드다.
LF 측은 "프리미엄 브랜드 눈높이에 맞춰서 더 잘 운영할 수 있는 사업자를 찾기 위한 비딩을 실시했고 가장 좋은 계약 조건을 제시한 트라이본즈와 계약을 연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