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공기업도 ‘PBR 0.3배 미만 저평가 기업’이라는 낙인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모두 PBR 0.3배 미만을 기록했다. 특히 지역난방공사의 경우 최근 5년 사이 줄곧 0.3배를 밑돌고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정부의 밸류업 공시에도 적극 참여하며 주가 부양에 힘을 쏟고 있지만 정부의 오랜 열요금 통제에 상장된 에너지 공기업들을 향한 저펑가가 지속되고 있다.
◇지역난방공사 5년 연속 PBR 0.3배 미만, '고질적 미수금'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 상장사 808개, 코스닥 상장사 1675개 등 2483개 기업을 전수조사한 결과 2024년 말 기준 PBR이 0.3배에 미달한 기업은 225개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상장 공기업은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한국가스공사 2곳이 포함됐다. 현재 상장 공기업은 총 7곳으로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강원랜드, 그랜드코리아레저(GKL), 한전KPS, 한국전력기술 등이다.
지역난방공사, 가스공사 등과 상황이 비슷한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2020년과 2021년에는 PBR이 0.3배에 미치지 못했지만 2022년부터 0.3배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0.32배를 기록했다.
반면 지역난방공사는 최근 5년 동안 PBR이 줄곧 0.3배 미만에 그쳤다. 2010년 상장 초기 PBR은 0.8배 수준이었으나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으며 2020년부터는 0.3배를 밑돌고 있다. 지역난방공사 PBR은 △2020년 0.26배 △2021년 0.25배 △2022년 0.2배 △2023년 0.14배 △2024년 0.21배를 기록했다. 5년 연속 PBR 0.3배 미만인 상장 공기업은 지역난방공사가 유일하다. 상장 공기업들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고려해도 저조한 수준이다.
지역난방공사 주가가 이처럼 억눌려 있는 건 정부의 열요금 통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랜 기간 정부의 열요금 통제가 이어지면서 열요금 인상 및 지역난방공사의 실적 개선에도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역난방공사는 지난해 7월 지역난방요금을 9.53% 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쌓여있는 열요금 정산 미수금은 지난해 말 기준 약 5595억원 규모에 이른다.
지역난방공사는 지나치게 낮은 PBR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가장 먼저 정부의 밸류업 공시에도 참여했다. 지역난방공사는 현재 268.7%에 이르는 부채비율을 200% 밑으로 낮추고 2025년 이후 연평균 영업이익 3000억 원 이상을 목표로 삼고 배당성향도 최대 4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를 통해 PBR을 현재 0.2배 수준에서 0.5배까지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다행히 주가도 이에 반응하고 있다. 2023년 11월 2만3000원까지 내렸던 주가는 지난해 정부의 밸류업 정책 추진 이후 지난해 12월 주가는 6만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주가가 높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역난방공사 주가 저평가는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며 “정부가 오랜 시간 열요금을 제대로 반영해주지 않아 주가 또한 지속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도 꼽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역난방공사 측에 주가부양책과 관련한 추가 대응방안을 물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
◇미수금 15조원 쌓인 한국가스공사, 정부 추진 밸류업 공시도 참여 안해 한국가스공사도 지역난방공사와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가스공사는 2년 연속 PBR 0.3배 미만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0.28배, 2023년에는 0.22배에 그쳤다. 앞선 3년도 0.3~0.38배 수준으로 간신히 0.3배를 넘은 수준이다.
가스공사의 주가를 발목 잡는 가장 유력한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 또한 원료비 미수금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5조원이 넘는 연료비 미수금이 쌓여있다. 이에 실적이 정상화되고 있음에도 미수금, 해외사업 손상 등 정책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며 가스공사 주가는 저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가스공사는 연결기준 매출액은 38조3887억원, 영업이익 3조3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판매단가 하락과 발전용 판매 감소로 1년 전보다 6조1673억원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조45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흑자를 내긴 했지만 여전히 부채는 가스공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47조원, 부채비율을 400%가 넘는다.
한국가스공사는 지역난방공사와 달리 추가적인 노력도 미흡한 상황이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밸류업 공시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배당 등 주가 부양책과 관련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을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