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글로벌 전략을 다각화하며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생명이 자산운용에 역량을 집중하는 반면 한화생명은 보험사에 이어 은행에 진출하며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은 현지에 진출한 자회사와의 시너지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진출 시장도 아시아, 미국, 유럽 등 다양하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최후에 웃는 곳은 어디일까. 보험사별 해외 사업 현황과 전략을 들여다 봤다.
삼성화재해상보험(삼성화재)의 해외사업은 오가닉와 인오가닉의 '투트랙' 전략으로 진행된다. 동남아시아와 중동, 유럽, 미주 등 폭넓은 지역에 걸쳐 법인과 지점 등 해외점포를 운영 중이며 동시에 현지 보험시장과의 접점 확대를 위한 지분투자 역시 확대하고 있다.
올해 삼성화재는 이문화 대표이사 사장의 전략적 방침에 따라 글로벌 전담 조직을 격상하는 등 해외사업 강화에 더욱 힘을 기울인다. 전략적 안배가 집중되고 있는 싱가포르법인과 영국 지분투자법인에 시선이 쏠린다.
◇싱가포르 삼성리, 연결법인 해외사업 선봉
삼성화재는 2024년 말 기준으로 인도네시아, 베트남, 영국, 싱가포르, 미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6개 나라의 법인이 지분율 50% 이상의 연결 대상이다. 이들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총 440억원을 거둬 전년 대비 16% 줄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법인의 운영전략과 관련해서는 싱가포르법인의 육성에 무게중심을 둔 측면이 있다"며 "다양한 요인이 작용되는 순이익은 줄었지만 영업의 성과인 보험료수익은 해외법인들의 성과가 대체로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 삼성화재의 해외법인들 중 관리법인 역할을 수행하는 미국과 UAE를 제외한 4개 법인의 보험료수익 합계는 지난해 4531억원으로 전년 대비 43.4% 증가했다. 특히 싱가포르법인의 수익이 1301억원에서 2715억원까지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삼성화재 싱가포르법인은 통칭 '삼성리(삼성Re)'로 불린다. 원수보험업이 아닌 재보험업(Reinsurance)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유수의 보험사들이 점포를 두고 있는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삼성화재는 이곳에서 글로벌 보험사들을 고객으로 유치하면서 이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삼성리는 글로벌 재보험사 에베레스트의 아태지역 CEO를 지내던 니틴 탤워커(Nitin Talwalkar)를 법인장으로 영입해 재보험업의 전문성을 보강했다. 삼성화재도 유상증자를 통해 삼성리에 1708억원을 추가 투입하고 본사가 영위하던 재보험사업까지 삼성리로 통합해 힘을 더욱 실었다.
이는 삼성리를 재보험 전문 자회사로 육성해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기 위한 작업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향후에도 언더라이터나 계리 등 전문 인력을 추가 확보하고 인프라를 개선해 삼성리를 아시아 톱티어의 재보험사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영국 포튜나탑코, 지분투자법인 경쟁력 선봉
지난해 삼성화재가 연결 법인들을 통해 거둔 순이익과 달리 지분투자를 통해 거둔 이익은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화재가 지분 18.86%를 보유한 영국 포튜나탑코(Fortuna TopCo)는 지배지분 기준 순손실 759억원에서 순이익 417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포튜나탑코는 영국 보험연합체(신디케이트) 로이즈(Lloyd’s)의 일원인 보험사 캐노피우스의 100% 주주다. 삼성화재는 애초 포튜나탑코의 지분을 보통주 0.39%, 우선주 18.46%씩 보유하고 있었으며 지난해 우선주를 전액 보통주로 전환하는 주식구조 변경을 통해 로이즈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했다.
삼성화재가 지분 5.29%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투구보험(TPI)은 순이익이 2023년 343억원에서 지난해 1133억원으로 급증했다. 중국 삼성재산보험 역시 순이익이 2억원에서 48억원으로 늘었다. 삼성재산보험은 본래 연결법인이었으나 2022년 IT기업 텐센트 등 중국 5개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지분율이 37%로 낮아졌다.
◇투트랙 해외전략 올해 더욱 강화…조직개편도 뒷받침
삼성화재의 해외사업은 직접 지배하는 법인과 지분투자법인 양쪽이 유사시 어느 한 쪽의 이익 감소분을 보전할 수 있는 형태로 전개된다. 실적의 관점에서는 안정적이면서도 운영의 관점에서는 직접 지배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진출 방안을 고려하는 만큼 공격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올해는 공격적인 측면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문화 삼성화재 대표이사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의 화두를 '초격차 2.0'으로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글로벌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사장은 "로이즈를 중심으로 북미와 유럽 시장을 공략하고 삼성리를 통해 아시아 시장을 확대하겠다"며 "글로벌 비즈니스 밸류체인을 본격적으로 구축해 2030년까지 회사 이익의 절반을 해외에서 창출하는 비전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일반보험부문 산하에 위치한 조직 '글로벌사업총괄'을 '글로벌사업부문'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이를 놓고 삼성화재 측에서는 "단순한 격상이 아니라 글로벌사업을 전담하는 독립적인 컨트롤타워를 설립한 것"이라며 "글로벌사업의 의사결정 전문성과 속도를 높여 초격자 2.0의 실행력을 강화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