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가 사이버마케팅(C/M)과 텔레마케팅(TM)을 강화하고 있다. 디지털화 추세에 맞춰 영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D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채널에, 메리츠화재는 비대면 특화 설계사 조직에 더 힘을 쏟고 있다.
다만 두 곳의 비대면 채널을 통한 초회보험료 실적은 뚜렷하게 갈린다. 비교적 자동차보험에 집중한 DB손보는 빠르게 증가한 반면, 장기보험에 매진한 메리츠화재는 대면 채널에 비해 변화가 미미했다. 계약 기간에 따라 초회보험료로 잡히는 금액이 달라서다.
◇DB, 대면채널 비중 76%→65%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B손해보험이 대면모집을 통해 얻은 초회보험료는 1조856억원이다. C/M과 TM으론 각각 2796억원, 3063억원씩 얻었다.
전체 초회보험료 중 대면모집 비중은 64.9%로 집계됐다. 이 비중은 전년 동기 75.9%에서 10.9%포인트(p) 내렸다. C/M과 TM로 얻은 초회보험료가 1년 새 53.9%(1073억원), 39.9%(798억원)씩 급증한 영향이다.
채널을 다각화해 영업 효율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디지털화가 가속하는 추세에 맞춰 고정비용이 적은 비대면 채널에 상대적으로 힘을 더 쏟은 것이다.
DB손보는 올해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수익성 기반의 채널별 성장 전략 추진'을 첫 번째 과제로 설정했다. 특히 자동차보험의 온오프라인 채널을 균형 있게 성장시키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자동차보험은 상품 구조가 비교적 단순해 디지털화에 특화한 상품으로 분류된다.
금융당국의 기조에 맞춰 빅테크의 비교·추천 서비스(PM 채널)와도 연결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3월 CM과 같은 보험료로 PM 채널을 이용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했다. 그간 일부 보험사가 PM 채널에 별도 보험료를 부과해 가격 차별이 있었다. 가격 장벽이 사라진 만큼, 비대면 채널 역량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데 더 중요해졌다.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는 동안 계약 유지율을 유지해 낼지도 관건이다. DB손보의 13회차, 25회차 계약 유지율은 올해 1분기 기준 88.5%, 74.1%로 집계됐다. 두 수치 모두 업계에서 가장 높다.
◇메리츠 97%→96%…파트너스 효과 제한 메리츠화재가 1분기 대면모집을 통한 초회보험료는 8056억원이다. C/M과 TM으론 각각 261억원, 44억원씩 받았다. 전체 초회보험료 중 대면모집 비중은 96.4%다.
대면모집 보험료가 지난해 1분기 9386억원에서 14.2% 줄어든 영향이 컸다. 대면모집을 통한 보험료가 줄어드는 건 DB손보를 포함해 손해보험업계의 공통된 경향이다. 이를 고려해 메리츠화재도 비대면 모집을 강화하는 데 전사적으로 집중하고 있다.
비대면 영업 조직인 메리츠파트너스가 대표적이다. 메리츠파트너스는 메리츠화재의 비대면 영업 플랫폼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3월 파트너스를 출범해 지난달까지 8000명이 넘는 설계사를 모집했다.
다만 메리츠화재의 비대면 채널은 아직 보험료 규모 면에서 대면모집과 큰 차이를 보인다. C/M과 TM로 얻은 초회보험료가 1년 새 7.5%(18억원), 37.8%(12억원)씩 늘었지만, 두 수치를 합쳐도 대면모집 초회보험료의 3.8%에 불과하다.
장기보험에 치중한 영업 기조 탓에 초회보험료 기준으론 가시적으로 성과가 드러나지 않았다. 보장성보험과 같은 장기보험은 계약기간이 짧은 자동차보험에 비해 초회보험료가 낮게 잡힌다. 20~30년간 낼 보험료 가운데 1년 치만 초회보험료로 잡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로선 이보단 보장성 보험 영업이 비대면 채널에서 비교적 불리하다는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급선무다. 장기보험은 담보가 복잡해 약관이 길고 난해하다. 설계사와 대면해 가입을 결정하는 경향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