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소비자보호 범위가 판매 현장을 넘어 계약 유지와 보험금 지급, 민원 관리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판매채널이 다변화하고 상품과 서비스가 복잡해지면서 소비자 권익을 지키는 역량이 중요해졌다. 보험사들은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한다는 불명예를 지우기 위해 전사적으로 소비자보호 강화에 나섰다. 주요 보험사 CCO를 만나 상품 설계와 판매, 사후관리 전 과정의 소비자보호 체계와 신뢰 회복 전략을 짚어본다.
메리츠화재가 소비자보호 조직의 무게중심을 상품과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이끄는 방향으로 옮기고 있다. 사후 대응을 넘어 현업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전략적 중재자'로 기능을 확장할 방침이다. 소비자보호 조직은 상품 구조와 약관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적극적으로 현업에 의견을 낸다.
지난해에는 71건의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해 60건을 조치하는 등 현업 개선 경험도 쌓았다. 올해는 중장기 전략을 새로 세우고 소비자보호 체계 고도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정량 지표와 고객의 소리(VOC)를 활용한 관리 체계를 더욱 정교화해 2028년 소비자보호 평판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약관·특약까지 손질…상품 단계서 소비자 권익 반영
메리츠화재는 오는 2028년 소비자보호 평판 1위 달성을 목표로 소비자보호 조직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있다. 올해 소비자보호 중장기 전략도 새로 수립했다. 전사 중기 경영계획에 맞춰 사업 부문별 세부 목표와 실행 전략을 구체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메리츠금융 사옥. 출처: 메리츠금융
소비자보호 조직도 단순 민원 처리 기능에서 벗어나 현업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개선을 이끄는 '전략적 중재자'로 변화시키겠다는 방향을 세웠다. 상품 개발부터 판매와 사후관리, 보상까지 보험상품의 전 생애주기에 소비자보호 기능을 내재화하는 것이 목표다.
메리츠화재는 소비자 권익 측면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상품 구조나 약관과 관련해서도 현업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다. 최근에는 기존 일상생활배상책임 담보에서 보장하던 주택 사고와 일상생활 사고를 분리하면서 계약자의 선택권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관련 특별약관 신설을 요청했다.
해당 의견은 현업 논의를 거쳐 실제 상품에 반영됐다. 소비자보호 조직의 역할이 민원 처리나 사후 점검에 머무르지 않고 상품 설계와 약관 구조를 바꾸는 단계까지 이어진 사례다. 이 밖에도 소비자보호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경우 약관 내용을 수정하거나 일부 특약의 판매를 중단한 사례도 있다.
민원 처리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를 실제 업무 개선으로 이어가는 체계도 갖췄다. 담당자가 개선 필요 사항을 '소비자보호 제도개선 시스템'에 등록하고 주요 민원 유형을 상시 모니터링하는 구조다. 지난해 71건의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해 이 중 60건을 개선 조치했다.
◇정량 목표 세우고 이상징후 관리 정교화
소비자보호 성과를 구체적인 목표치로 설정해 꼼꼼하게 관리하는 점도 특징이다. 메리츠화재는 오는 2028년까지 분쟁 처리 과정에서 의견이 받아들여지는 비율을 기존 83%에서 99%로 대폭 높이기로 했다. 귀책·CS 불만 비율은 16%에서 2%까지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상징후를 포착하는 방식도 수치 중심으로 운영한다. 반기마다 직전 분기와 손해보험업계 지표도 비교해 개별 수치의 절대 수준뿐 아니라 과거 추이와 업계 수준을 함께 살핀다. 관리 지표는 불완전판매율과 청약철회율, 보험금 부지급률·지급지연률, 보험금 관련 소송비율, 금융감독원 민원 건수 등 통합적으로 모니터링한다.
VOC 관리도 보다 세분화했다. 담보와 쟁점별 분석 체계를 도입하고 도수치료, 백내장, 간병인일당 등 주요 다발 민원 20개 항목을 매주 상시 모니터링한다. 간병인일당 관련 도덕적 해이성 청구와 민원이 늘자 원인을 분석해 약관을 개선하고 일당 금액을 축소하는 의사결정까지 내렸다.
귀책민원 비중에서도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났다. 귀책민원 비율은 2023년 10.0%에서 2024년 8.5%, 지난해 7.3%로 낮아졌다. 귀책민원이 발생한 부서는 인센티브 재원의 일부를 차감하고 개인 평가에서는 일반 민원보다 2~3배 높은 가중치를 적용한다. 소비자보호 성과를 현업 평가와 밀접하게 연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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