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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소비자보호 미션

DB손보, CCO 조직 확대 개편…민원 '선제 차단'

⑧소비자정책본부→소비자보호본부 전환…CCO 현업 견제 권한도 명확히

정태현 기자  2026-09-10 07:46:50

편집자주

보험사의 소비자보호 범위가 판매 현장을 넘어 계약 유지와 보험금 지급, 민원 관리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판매채널이 다변화하고 상품과 서비스가 복잡해지면서 소비자 권익을 지키는 역량이 중요해졌다. 보험사들은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한다는 불명예를 지우기 위해 전사적으로 소비자보호 강화에 나섰다. 주요 보험사 CCO를 만나 상품 설계와 판매, 사후관리 전 과정의 소비자보호 체계와 신뢰 회복 전략을 짚어본다.
DB손해보험이 올해 새로운 소비자보호본부장(CCO) 체제하에 소비자보호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민원 관리의 무게중심을 사후 대응에서 사전 예방으로 옮기기 위한 포석이다. 소비자정책본부를 소비자보호본부로 바꾸고 CCO 조직을 확대한 데 이어 고난도 고객의 목소리(VOC)를 통합 관리하는 전담 체계도 마련했다.

DB손해보험은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조기에 포착해 정식 민원으로 번지기 전에 대응하는 구조를 강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상품 개발과 영업, 보상 등 주요 의사 결정에서도 소비자보호 조직의 개입 범위를 넓혔다. CCO는 상품과 성과 보상 체계를 직접 견제할 권한을 보유하며 개선 요구의 이행 여부도 관리한다.

◇CCO 조직 34→54명 확대…고난도 VOC 컨트롤타워 구축

DB손보는 올해 초 기존 소비자정책본부를 소비자보호본부로 개편했다. CCO 조직 인력도 지난해 9월 34명에서 이달 54명으로 1년 만에 60% 늘렸다. 기존 소비자정책파트와 소비자보호파트는 각각 소비자보호기획파트와 소비자보호지원파트로 재편했다. 정책 수립에 그치지 않고 실제 소비자 권익 보호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의 역할을 조정했다.

DB손해보험 사옥. 출처: DB손해보험

개편의 초점은 소비자보호 기능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에 맞췄다. 상품개발과 영업, 보상, 법무 등 다양한 업무를 경험한 인력을 선발해 전담 조직에 배치하고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하도록 운영한다. 소비자보호 업무의 연속성을 높여 현업을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는 취지다.

DB손보는 CCO의 현업 견제 권한도 강화했다. 상품개발심의위원회와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에서 소비자보호 기준에 어긋나는 안건에 제동을 걸 수 있다. 민원 처리에서는 최종 의사 결정권을 갖고 필요하면 직접조사와 제도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민원 관리 방식도 올해 1월 소비자보호센터 신설을 계기로 한층 선제적으로 바꿨다. 소비자보호실장으로 구성된 센터가 고난도 VOC의 유입 경로를 단일화해 대응 기능을 통합하고 유형별 분석을 정례화했다. 소비자보호센터는 분쟁이 발생한 뒤 원인을 찾는 방식에서 벗어나 민원 확대 가능성이 있는 사안을 조기에 포착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됐다.

선제 대응 효과도 실제 현장에서 나타났다. 특정 사업단과 채널에서 고령층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 설명이 미흡하다는 VOC가 반복되자 소비자보호실장이 해당 채널에 완전판매 가이드라인을 즉시 배포하고 교육을 지시했다. 비슷한 유형의 민원 급증 징후가 나타나면 유관 부서와 즉시 민원 감축 계획을 수립하는 프로세스도 가동한다. DB손보는 이런 대응 이후 전체 VOC 중 금융감독원과 손해보험협회 등 정식 민원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전년보다 유의미하게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상품, 영업 전 과정에 내부통제…완전판매 관리도 고도화

소비자보호 조직의 개입 범위는 상품 개발 단계부터 시작된다. 신상품 개발이나 기존 상품 개정 시 소비자보호 부서와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고 특약 명과 상품 설명서, 약관에 보험금 지급조건과 제한사항이 명확히 드러나는지 점검한다.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담보는 개발 단계에서 제동이 걸리는 경우도 있다.

현업에 대한 개선 요구는 이행 여부까지 관리한다. 개선 사항을 매월 점검하고 미이행 시 성과 평가에서 차감하도록 규정했다. 모든 본점 부서의 소비자보호 핵심성과지표(KPI)도 목표 설정 전 사전 협의를 거친다. 소비자보호 기준에 맞지 않는 KPI가 설정되면 CCO가 배타적 협의권과 개선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내부통제 체계도 별도 TF를 통해 손질했다. 지난해 2월부터 올해 5월까지 금융소비자보호 강화TF를 운영하며 생애주기별 소비자보호 MBO 반영, 내부통제 인력 충원, 전 단계 위험 요인 모니터링 지표 확대를 추진했다. 올해는 정책 대응·제안·점검 프로세스 통합과 금융취약계층 해피콜 세분화, 분쟁 사전 예방 체계화를 추가로 추진한다.

소비자 의견과 디지털 기술도 보호 체계에 활용하고 있다. DB손보는 2010년부터 소비자평가단을 운영하며 고객 의견을 제도와 서비스 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올해는 금융취약계층 대상 보험서비스 점검 결과를 토대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 시니어 전용 상담관을 도입했다. 2021년 도입한 AI 기반 해피콜 로보텔러도 지속 고도화해 고객 답변이 부실하면 재질문하도록 개선했다. 향후 음성 인식(STT) 등 음성분석 기술을 활용해 VOC와 민원 위험을 사전에 포착하는 영역까지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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