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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손익보다 장기적인 고객 신뢰 우선"

⑨장영석 DB손보 CCO "불완전판매 예방, 신뢰 위한 필수 투자"

정태현 기자  2026-09-11 07:16:58

편집자주

보험사의 소비자보호 범위가 판매 현장을 넘어 계약 유지와 보험금 지급, 민원 관리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판매채널이 다변화하고 상품과 서비스가 복잡해지면서 소비자 권익을 지키는 역량이 중요해졌다. 보험사들은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한다는 불명예를 지우기 위해 전사적으로 소비자보호 강화에 나섰다. 주요 보험사 CCO를 만나 상품 설계와 판매, 사후관리 전 과정의 소비자보호 체계와 신뢰 회복 전략을 짚어본다.
장영석 DB손해보험 소비자보호본부장(CCO)은 소비자보호와 단기 수익성이 충돌할 때 고객 신뢰를 우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불완전판매와 분쟁을 줄이는 과정에서 비용이 늘더라도 이를 손실로 보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소비자보호를 불완전판매와 분쟁을 예방하고 고객 신뢰를 쌓는 핵심 투자로 봤다.

장영석 CCO는 상품 개발과 성과보상체계, 민원·분쟁 처리 등 주요 의사결정에 직접 관여한다. DB손보는 CCO가 현업을 견제할 수 있도록 별도 권한을 부여했다. 장 CCO는 이를 바탕으로 완전판매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사전 예방 체계 고도화에도 힘을 싣고 있다.

◇단기 실적과 충돌해도 고객 신뢰 우선…소비자 권익엔 원칙

장 CCO(사진)는 더벨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단기 손익보다 장기적인 고객 신뢰를 우선한다"며 "불완전판매를 막고 분쟁을 예방하는 일은 손실이 아니라 회사의 가장 큰 자산인 신뢰를 쌓는 필수 투자"라고 말했다. 소비자 요청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단기 비용이나 업무 절차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감수해야 한다고 봤다. 소비자보호를 장기적인 신뢰 자산을 축적하는 핵심 수단으로 본다는 의미다.


장 CCO는 소비자 권익과 법규 준수에 명확한 판단 기준을 세웠다. 그는 "법규 준수와 소비자 권익은 타협 대상이 아니다"라며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취지에 부합하고 고객의 합리적인 알 권리를 보장하는 사안은 회사의 편의와 관계없이 원칙대로 수용한다"고 말했다. 수익성과 효율성보다 소비자 권익을 우선하는 기준을 의사결정의 출발점으로 삼는 셈이다.

장 CCO는 현업의 업무 부담이 커지는 문제도 소비자 혜택을 줄이는 방식으로 해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고객 편의를 높이는 과정에서 절차가 늘어나더라도 AI와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프로세스 자체를 효율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고객 혜택을 줄이는 게 아니라 AI나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프로세스 자체를 효율화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는다"고 말했다.

DB손보는 부서 간 이해관계가 맞서는 사안을 협의체를 통해 조정한다. CCO가 주관하는 소비자보호위원회와 CEO가 주관하는 내부통제위원회에서 여러 부서의 의견을 종합해 최종 판단하는 구조다. 장 CCO는 부서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 중요 사안을 협의체에서 다각도로 검토해 균형 있게 결론을 내린다는 원칙을 두고 있다.

◇상품, 성과 보상에 직접 제동…CCO 권한으로 원칙 뒷받침

DB손보는 장 CCO가 소비자보호 원칙을 실제 경영 판단에 반영할 수 있도록 별도 권한을 부여했다. CCO는 상품개발심의위원회 당연위원으로 참여해 필요하면 단독 부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에서도 임직원 성과보상체계 등 중요 안건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장 CCO는 "민원·분쟁 처리 시에도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갖고 필요하면 제도 개선 요구나 직접 조사 등의 권한을 행사한다"고 설명했다.

장 CCO는 현업 부서의 성과 목표에도 소비자보호 기준이 반영되도록 관여한다. 모든 본점 부서가 목표관리(MBO)를 설정하기 전 소비자보호 부서와 핵심성과지표(KPI)의 적정성을 검증한다. 장 CCO는 "소비자보호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KPI가 설정될 경우 CCO가 배타적 협의권과 개선 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말했다.

장 CCO가 강조하는 건 상품 설명이 소비자 중심으로 이뤄지는지다. DB손보는 특약명과 상품설명서, 약관에 보험금 지급 조건과 제한 사항이 명확히 드러나는지 사전에 점검한다. 장 CCO는 "보험사기영향평가 등이 진행되면서 모럴 등이 예상되는 담보는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개발이 중지되는 사례도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완전판매 성과 바탕으로 AI 활용…사전 예방 단계 넓힌다

장 CCO는 완전판매 관리에도 강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DB손보는 지난 2023년부터 장기 신계약 전 건의 해피콜 정상 답변 완료를 목표로 미완료 계약을 보완 관리해 왔다. 그는 "2023년 이후 현재까지 해피콜 완전판매율 100%를 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완전판매 관리 과정에서도 장 CCO가 강조하는 '효율은 기술로 푼다'는 원칙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도입한 AI 기반 해피콜 로보텔러는 고객 답변이 부실할 경우 스스로 다시 질문하도록 기능을 고도화했다. 장 CCO는 "고객의 답변이 부실할 경우 로보텔러가 자체적으로 재질문해 고객이 설명에 조금 더 귀 기울일 수 있도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장 CCO는 소비자 불편과 민원 위험을 더 앞단에서 포착하는 방향으로 사전 예방 체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금융 취약계층 대상 해피콜을 세분화하고 분쟁 사전 예방 프로세스를 체계화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장 CCO는 "향후 음성분석 고도화를 통해 STT 활용 점검, VOC 민원 사전 예방 등 적용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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