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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보험사 소비자보호 미션

"작은 불편이라도 바로 시정 조치…신뢰 핵심"

⑦진한승 현대해상 CCO "사후 대응 넘어 사전 예방적 소비자보호 방점"

정태현 기자  2026-08-21 13:54:46

편집자주

보험사의 소비자보호 범위가 판매 현장을 넘어 계약 유지와 보험금 지급, 민원 관리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판매채널이 다변화하고 상품과 서비스가 복잡해지면서 소비자 권익을 지키는 역량이 중요해졌다. 보험사들은 금융권에서 가장 많은 민원이 발생한다는 불명예를 지우기 위해 전사적으로 소비자보호 강화에 나섰다. 주요 보험사 CCO를 만나 상품 설계와 판매, 사후관리 전 과정의 소비자보호 체계와 신뢰 회복 전략을 짚어본다.
현대해상은 작은 불편이라도 민원으로 커지기 전에 먼저 찾아 개선하는 데 소비자보호 역량을 집중한다. 고객이 반복적으로 호소하는 불편을 데이터로 포착해 상품과 서비스, 업무 절차에 반영하고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사후 민원 처리보다 잠재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줄이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진한승 현대해상 최고고객책임자(CCO)는 사전 예방 중심의 소비자보호를 보험사 신뢰를 높이는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 Hi-VOC를 통한 고객 의견 분석부터 대외민원 전환 예측, 인공지능컨택센터(AICC) 구축까지 데이터와 AI 활용 범위도 넓히고 있다. 상품 개발과 보험금 지급 등 본업 전반에서도 소비자 관점의 사전 점검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작은 불편 선제 포착…민원 되기 전 제도부터 손본다

진한승 CCO(사진)는 현대해상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작은 불편과 잠재적인 리스크를 먼저 발견해 제도와 서비스를 개선하는 게 보험회사 신뢰를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사후 민원 대응을 넘어 사전 예방적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보호를 단순한 규제 준수나 비용이 아니라 보험사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핵심 가치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현대해상

핵심 기반은 'Hi-VOC'다. Hi-VOC는 현대해상만의 고객의 소리(VOC) 통합 관리 시스템이다. 상담과 민원 과정에서 나타나는 표현과 계약 특성을 데이터화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불편이나 잠재 리스크를 찾아낸다. 지난 2024년 말에는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음성인식(STT), 텍스트 분석 기술을 적용해 시스템을 전면 재구축했다.

진 CCO는 "예전에는 민원을 처리하면 끝이었지만 지금은 과거의 히스토리를 모두 데이터화하고 있다"며 "빈도수가 갑자기 늘어나는 부분을 분석해 담당 부서와 개선해 나간다"고 말했다.

민원이 금융감독원 등 외부기관으로 번지기 전에 대응하는 체계도 갖췄다. 대외민원 전환 예측 알리미는 대내민원에 담긴 표현과 계약 특성을 분석해 외부기관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건을 미리 가려낸다. 위험 신호가 잡힌 사안에 대응 역량을 먼저 집중할 수 있어 민원의 장기화와 외부 확산을 동시에 줄이는 장치다. 2024년에는 이를 통해 약 580건의 대외민원을 예방했다.

진 CCO는 "과거 데이터를 보면 어떤 말이나 내용이 들어갔을 때 대외민원으로 갈 확률이 높은지를 알 수 있다"며 "가능성이 높다면 지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안내하도록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분석 넘어 AI로…'상담 단계' 예방 역량까지 높인다

현대해상은 내년부터 AICC를 구축해 소비자보호의 접점을 상담 단계까지 넓힐 방침이다. 고객 문의를 빠르게 파악하고 상담원이 필요한 정보를 즉시 찾아 정확하게 안내하고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는 게 목표다. Hi-VOC가 고객 불편과 민원 징후를 읽는 역할이라면 AICC는 상담 과정의 정보 전달 품질을 높이는 축이다.

AI를 고객 접점에 직접 접목하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는 음성봇을 활용하고 내년부터는 AICC 관련 업무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상담원이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찾아 고객에게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내년 2분기에는 음성인식(STT)과 음성합성(TTS), 지식관리시스템(KMS) 데이터베이스화 등 기반을 마련한다. 이어 연말까지 생성형 AI를 활용한 지식정보 자동검색과 단순 문의 자동분류, 상담품질 평가 자동화, 소비자 응대 스크립트 지원 기능을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진 CCO는 "고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즉시 제공하고 편의성을 개선하는 게 AICC 구축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보험금 심사에도 CCO 관여…분쟁 장기화 막는다

현대해상은 사전 예방의 범위를 보험금 지급 과정까지 넓히고 있다. 올해 보험금분쟁심의협의회를 신설했다. 소액 보험금 중 법률적 판단이 명확하지 않거나 해석이 엇갈리는 사안을 신속하게 심의하기 위해서다. 애매한 건이 장기간 계류되면서 고객 불만이 커지고 대외민원으로 번지는 것을 막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진 CCO는 "보험금 지급에는 법률적으로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건들이 있다"며 "이런 사안을 오래 끌수록 고객도 힘들고 민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협의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협의체는 대내민원이나 현장 손해사정 과정에서 분쟁 가능성이 감지된 건을 빠르게 안건으로 올려 관련 부서와 법률 인력이 함께 판단하도록 운영한다. 단순히 지급 여부만 가르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화 가능성이 높은 사안을 조기에 정리하는 데 의미를 둔다. 판단이 지연되면서 고객 불만이 누적되고 대외민원으로 이어지는 것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보험금 심사기준을 변경할 때도 CCO가 소비자 불이익 여부와 안내 방식을 사전에 점검한다. 관련 안건은 중요도에 따라 금융소비자보호 내부통제위원회나 CCO가 주재하는 소위원회에서 다룬다.

진 CCO는 "애매하고 판단하기 어려운 건은 가급적 고객의 권익 보호를 우선하는 걸 목표로 두고 운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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