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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17 4년, 보험사 리스크관리

현대해상, '하이캡'으로 신계약 옥석 가린다

①자체 지표로 수익성, 요구자본 정밀 선별…CSM 고배수 전략 고도화

정태현 기자  2026-07-23 14:43:09

편집자주

IFRS17이 도입 4년 차에 접어들면서 보험사의 리스크관리 기준도 정교해지고 있다. 도입 초기에는 CSM 확대와 자본 적정성 방어가 핵심 과제였다면 이제는 신계약 수익성과 요구자본 부담, 금리 변동성까지 자본 효율의 관점에서 관리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 장기 보장성보험 확대와 자동차보험 손익 변동, 해외 자회사 관리 등 각 사의 성장 전략이 달라진 만큼 CRO가 점검해야 할 리스크 범위도 넓어졌다. 주요 보험사 CRO 조직을 토대로 보험사의 리스크 환경과 자본 관리 전략, 지속 가능한 성장 조건을 짚어본다.
현대해상은 자체 수익성 평가 지표인 '하이캡'으로 신계약을 정밀 관리한다. 보험계약마진(CSM)만으로 계약의 질을 판단하지 않고 요구자본 부담까지 반영해 실질 수익성을 따지는 방식이다. 업계 최상위권 신계약 CSM배수에 자본비용까지 반영한 내부 기준을 더해 질적 성장에 집중할 방침이다.

현대해상은 리스크관리 조직의 역할도 사후 점검에 머물지 않고 사전 점검 영역으로 넓히고 있다. 상품 출시 전 단계에서 수익성, 자본비용, 금리민감액, 손해율과 해지율을 함께 점검하고 투자 심의와 최적가정 검토에도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이 참여하는 구조다. 신회계제도(IFRS17) 체제에서 신계약, 자산운용, 기본자본 관리를 일관된 기준으로 시행하려는 구상이다.

◇CSM에 자본비용 차감해 '실질 수익성' 판단

현대해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체 관리지표인 하이캡을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 자산운용 영역에서도 하이캡을 활용하지만 장기보험 신계약을 관리하는 데 더 정교하게 적용한다. 장기보험은 계약 기간이 길고 미래 손해율, 해지율, 금리 변화가 자본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세밀한 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대해상 사옥 내부. 출처: 현대해상

하이캡의 핵심은 신계약에서 발생하는 CSM을 그대로 수익성으로 보지 않는 데 있다. 특정 상품을 판매하면 장래 이익인 CSM이 쌓이지만 동시에 보험리스크, 해지리스크, 금리리스크에 따른 요구자본도 발생한다. 현대해상은 CSM에서 이런 자본비용을 차감해 계약이 회사에 남기는 실질적인 수익성을 평가한다.

이 구조에서는 신계약 CSM이 큰 상품이 항상 우량 계약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회계상 이익이 커 보여도 향후 요구자본 부담이 크면 자본효율은 낮게 평가될 수 있어서다. 반대로 CSM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더라도 예상 손해율과 유지율이 안정적이고 자본부담이 낮은 상품은 우수한 계약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하이캡은 현대해상이 강조해 온 신계약 CSM배수 중심 관리의 보완 장치로 볼 수 있다. CSM 고배수 상품 중심으로 판매하는 데 머물지 않고 요구자본 부담을 차감하는 기준을 더해 효율성 중심의 선별 관리로 한 단계 확장한 셈이다. 현대해상의 올해 1분기 신계약 CSM배수는 16.6배로 업계 최상위권이다.

현대해상은 신계약 CSM배수와 손해율 등 수익성 지표를 관리한다는 전제하에 점진적인 양적 성장을 추진할 방침이다. 높은 손해율이 우려되는 담보의 무분별한 판매와 과도한 사업비 지출을 통한 외부 채널 경쟁은 지양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이캡은 이 과정에서 외형 재확대 이전에 계약의 질을 걸러내는 내부 필터 역할을 맡고 있다.

◇상품·자산·자본 잇는 사전관리 체계 구축

현대해상은 하이캡이 신계약 선별 기준으로 작동하도록 상품 출시 전 단계에서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IFRS17 도입 이후 리스크관리 조직의 업무 범위를 보험부채 분석, 신계약 가치, CSM, 금리민감도, 자본비용 부담까지 넓혔다. 신계약 물량을 늘리는 것보다 어떤 상품과 담보를 선별할지 판단하는 기능이 커진 셈이다.

현대해상은 리스크관리 조직의 전문성을 높이는 데도 힘을 싣고 있다. IFRS17 도입 이후 리스크관리 조직을 보험RM파트와 자산RM파트로 분할하고 상품, 계리, 자산운용 등 유관 업무 경험을 갖춘 인력을 확충했다. 현재 CRO 산하의 두 조직은 자산·부채종합관리(ALM)와 자본적정성 관리를 함께 수행하며 상품·계리·자산운용 부서와 협업한다.

상품위원회는 수익성과 자본부담을 함께 보는 내부 관리 기준이 상품 전략에 반영되는 핵심 통로다. 신상품 출시 과정에서 수익성, CSM, 자본비용, 금리민감액, 예상 손해율과 해지율을 종합 검토한다. CRO는 상품위원회와 투융자심의위원회, 최적가정위원회에 모두 위원으로 참여한다. 상품과 투융자 심의 과정에서 필요하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체계도 갖췄다.

현대해상이 올해 핵심 리스크관리 지표로 선정한 항목은 지급여력(K-ICS·킥스) 비율, 기본자본비율, 금리민감액 갭, 자산 금리민감액, 신계약 금리민감액이다. 신계약 단계에서부터 금리민감액과 요구자본 부담을 함께 점검해 CSM배수나 손해율 중심 관리를 자본적정성·기본자본 관리와 연결하려는 취지다.

리스크 유형별 한도와 조기경보수준을 함께 운영하는 점도 강점이다. 리스별로 조기경보수준에 접근하면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강구한다. 리스크 한도 초과가 예상될 때는 포트폴리오 조정과 요구자본 경감 방안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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