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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CB 만기도래

'주가 부진' 티앤알바이오팹, 풋옵션 차환 조달 무게

바이오프린팅 전문기업, 첫 청구기간만에 121억 상환 임박

김인엽 기자  2025-07-14 08:17:27
티앤알바이오팹의 2회차 CB 투자자가 일찌감치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보유 현금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차환 조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티앤알바이오팹의 2회차 CB 투자들이 첫 번째 청구기간(6월5일~7월7일)에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했다. 청구 규모는 121억원으로 전체 물량의 절반 수준이다. 티앤알바이오팹은 내달 4일까지 상환 절차를 마쳐야 한다.


2회차 CB는 2023년 8월 발행됐다. 보통주 전환 시 203만2692주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총 주식 수 대비 8.75% 정도였다. △히스토리투자자문 △한국투자증권 △쿼드 콜라보 오퍼스2 투자조합 등이 펀드를 통해 240억원을 출자했다.

당시 표면이자율과 만기보장이자율은 각각 0%, 3%로 설정됐다. 최초 전환가액은 1만1807원이었고 시가 하락에 따른 최저조정가액은 8265원이다. 이자율을 고려할 때 발행사 우위 조건으로 발행된 CB였다.

해당 CB는 운영·시설자금과 기타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발행된 사채다. 운영자금과 시설자금에 각각 60억원, 기타자금에 120억원이 배정됐다. 티앤알바이오팹은 해외시장 진출과 ECM(Extracellular Matrix) 기반 바이오 써지컬 솔루션 제조 설비 취득에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투자자들은 조직재생 분야의 성장성과 ECM 기반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에 기대감을 품었던 것으로 보인다. ECM은 세포가 자리 잡고 성장하는 데 필요한 지지 구조를 제공하는 생체 물질이다. 주로 재생의료나 인공장기, 조직 이식용 바이오 소재 개발에 활용된다.

다만 CB 발행 후 티앤알바이오팹의 실적은 되려 악화됐다. 지난해 티앤알바이오펩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49억원이다. 전년(52억원) 대비 6.1% 줄었다. 영업손실 역시 127억원에서 132억원으로 확대됐다. 매출액 대비 부담스러운 수준의 판관비(연구개발비)가 발목을 잡았다. 같은 시기 티앤알바이오팹은 판관비로 146억원을 지출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은 3D 바이오프린팅 기반의 조직재생 의료기기와 바이오잉크 등을 개발·판매하는 기업이다. hiPSC 기반 치료제와 ECM 바이오 소재를 활용한 바이오 써지컬 솔루션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나 아직 수익화에는 이르지 못했다. 때문에 코로나19 시기 비접촉체온계를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섰지만 엔데믹 이후 관련 매출은 크게 줄었다.

실적 부진은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CB 발행 당시 1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우하향 흐름을 보였고 올해 3월에는 2840원까지 하락했다. 전환가액 역시 수 차례 조정돼 최저 조정가액(8265원)까지 내려 앉았다. 이자율이 0%였던 만큼 투자자들이 첫 번째 청구기간만에 자금 회수에 나섰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별도기준 티앤알바이오팹의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96억원 수준이다. 티앤알바이오팹은 같은 기간 화장품 사업 부문의 매출액(35억원)이 크게 뛰며 실적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수익성 개선을 위해선 아직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티앤알바이오팹이 2회차 CB의 상환을 위해 차환 조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주가 부진이 이어지는 만큼 남은 119억원 규모의 물량에 대해서도 풋옵션이 청구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더벨은 이날 4회차 CB 상환 계획과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 묻기 위해 티앤알바이오팹 측에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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