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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해약환급금준비금 나비효과

금융지주 밸류업 급한데…보험 자회사 배당 제약 확대

⑤KB·신한서 은행 다음으로 컸지만 지속가능성 낮아…처음부터 배당 막힌 우리금융

김영은 기자  2025-07-24 07:51:32

편집자주

해약환급금준비금은 IFRS17 체제에서 과도한 전환 이익의 사외 유출 방지와 보험 계약자 보호를 위해 새롭게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영업을 하면 할수록 가파르게 쌓이는 이 준비금 때문에 제도의 역효과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여파로 보험사의 배당과 자본 비율 관리 등이 난항을 겪으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최근 제도를 부분적으로 완화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가 불러올 나비효과를 다각도로 들여다봤다.
정부 방침에 따라 밸류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금융지주들은 지난해부터 자회사 배당수익도 부쩍 확대하고 있다. IFRS17 도입 후 순익이 크게 확대된 보험 자회사의 활약도 돋보였다. 대표적인 리딩금융그룹인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은행 다음으로 보험에서 굵직한 배당 수익을 챙기며 주주환원에 적극 활용했다.

그러나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속도가 빨라 장기적으로 보험사 배당 여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B손보와 신한라이프는 이익잉여금의 절반 이상을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쌓았다.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는 지난해 일부 적립 부담을 줄였지만 한 분기 만에 준비금이 크게 쌓이며 제도 완화 효과가 무색해졌다.

최근 M&A를 마무리한 우리금융은 보험사의 배당 가능성이 막힌 상황이다. 동양생명은 해약환급금준비금이 급격히 늘어나며 지난해 배당을 중단했다. ABL생명은 결손금이 쌓이며 배당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영업을 확대해 신계약을 늘릴 수록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늘어나는 구조상 장기적으로 보험업이 성장할수록 배당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3~5할 역할 해낸 보험, 영업 잘해도 배당 제한 커진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지난해 첫 기업가치제고계획을 발표한 뒤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을 기록하며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다. KB금융은 총 2조20억원, 신한금융은 1조788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했다. 총주주환원율은 각각 39.8%, 40.2%로 전년 대비 각각 1.8%포인트, 4.2%포인트 상승했다.

밸류업이 금융지주의 최우선 과제로 오르면서 주주환원의 재원이 될 자회사 배당도 크게 확대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리딩금융답게 은행 외에도 금융 자회사 배당을 두루 확보했는데 특히 보험사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의 순익이 증대되며 배당 기여도에 대한 기대도 커졌던 만큼 역할을 톡톡히 했다.

KB금융은 KB손보가 5500억원, KB라이프가 2800억원의 배당을 단행하며 보험 자회사에서만 총 8300억원의 배당 수익을 벌어들였다. 은행 배당총액(1조6256억원)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신한라이프는 5283억원을 신한지주에 배당했는데 은행 배당(1조6630억원)의 3분의 1에 가까운 규모다. 특히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의 배당성향은 각각 103%, 99%로 벌어들인 순익 전부를 그대로 지주에 배당한 셈이다.

그러나 빠르게 차오르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장기적으로 배당에 제약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KB손보와 KB라이프는 올해 1분기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전년말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해당 준비금은 각각 1조1336억원, 3조4537억원으로 이익잉여금의 55.9%, 36.5%를 차지하고 있다. 한 분기 만에 이 비중은 9.8%포인트, 6.67%포인트씩 올랐다. 신한라이프도 관련 준비금이 3조9046억원으로 이익잉여금의 59% 수준이다.

KB라이프와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높은 자본 여력을 인정받으며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비율을 80%로 줄였는데도 빠르게 규모가 커지고 있다. 추가로 보험사들이 쌓는 보증준비금, 비상위험준비금과 함께 최근 금리 인하로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배당가능이익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재까지는 배당 여력이 있어도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빠르게 차오르면서 지난해와 같은 기여도를 유지하기에는 불확실성이 크다. 금융지주들은 중장기 주주환원율 50% 확대 방침을 세운 만큼 자회사 배당도 꾸준히 늘려가야 하지만 보험사가 지주 배당 수익 확보에 있어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우리금융, 보험사 편입해 순익 높여도 배당 기여도는 '글쎄'

우리금융도 최근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그룹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보험사 M&A는 밸류업 계획의 일환으로 약점으로 꼽혔던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그룹 ROE를 개선해 중장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 중 하나였다. IFRS17 도입 이후 역대 최대 순익을 달성한 동양생명 인수 등의 효과로 지주 순익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주환원 재원 확보에 직접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보험사 배당은 기대하기 어렵다. 동양생명은 빠르게 늘어나는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인해 이미 지난해부터 배당을 중단했다. 1분기 해당 준비금은 9576억원으로 이익잉여금의 60% 이상을 잠식하고 있다. ABL생명도 수익성 악화로 결손금을 안고 있는 상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험사의 배당 여력을 확보해나가야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과제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신계약을 확보할수록 적립 규모가 우상향하는 구조다. 향후 킥스비율 요건 충족시 해당 준비금 적립 비율을 20%포인트 가량 줄일 수는 있겠지만 타 보험사의 사례와 같이 그 효과도 일시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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