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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해약환급금준비금 나비효과

이익잉여금의 절반 차지했다…적립 부담 여전

②보험사 30곳 중 19곳 해당…적립 비율 80% 낮춰도 효과 제한적

김영은 기자  2025-07-16 08:12:35

편집자주

해약환급금준비금은 IFRS17 체제에서 과도한 전환 이익의 사외 유출 방지와 보험 계약자 보호를 위해 새롭게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영업을 하면 할수록 가파르게 쌓이는 이 준비금 때문에 제도의 역효과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여파로 보험사의 배당과 자본 비율 관리 등이 난항을 겪으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최근 제도를 부분적으로 완화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가 불러올 나비효과를 다각도로 들여다봤다.
국내 보험사 상당수가 이익잉여금의 절반 이상을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쌓아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이익잉여금 규모가 작은 중소형 보험사들이 먼저 타격을 입었다. 한화생명, 현대해상 등 대형 보험사도 3~4조원에 달하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쌓으며 배당 여력이 제한되고 있다.

당국의 조건부 제도 완화 대상이 된 보험사들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자본적정성 요건을 맞춘 보험사 12곳 중 6곳도 이익잉여금 중 해약환급금준비금 비중이 50%를 초과하고 있다. 신계약이 많아질수록 해당 준비금이 빠르게 쌓이는 구조로 인해 적립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익잉여금 작은 중소형사 타격…한화생명·현대해상도 50% 이상 쌓았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국내 보험사 상당수가 이상이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이익잉여금의 절반 이상 적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보사 22곳 중 11곳, 손보사 18곳 중 8곳은 자본계정 내 이익잉여금 중 해약환급금준비금 비중이 적게는 52.5%에서 많게는 100%를 차지하고 있다.


이익잉여금이 작은 중소형 보험사일수록 타격을 가장 먼저 입었다. KDB생명과 하나생명은 현재 이익잉여금 전부를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쌓고 있다. DB생명도 해약환급금준비금이 1조8519억원으로 이익잉여금의 98.4%를 차지했다. 손보사 중에서는 농협손보, 롯데손보, 한화손보 등이 이잉잉여금의 70% 이상을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쌓았다.

대형 보험사 중에서는 한화생명, 현대해상의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두 보험사의 해당 준비금은 각각 3조9338억원, 4조1610억원으로 이익잉여금의 56.2%, 54.8% 수준까지 올랐다. 이들은 지난해 준비금 적립 부담이 커진 데다 당국의 제도 개선 대상에도 해당되지 못하며 배당을 중단한 바 있다. .

삼성화재와 DB손보, 메리츠화재는 보유한 이익잉여금 규모가 워낙 커 그 타격이 그리 크지 않았다. 지난해 킥스비율은 200% 이상으로 우수하게 관리하며 적립금 부담을 80%로 덜어낸 효과도 있었다. 삼성화재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은 2조6868억원으로 이익잉여금의 20.3%에 그쳤다. DB손보와 메리츠화재는 각각 3조5240억원(34.7%), 2조191억원(37.3%)을 기록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은 아직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잡히지 않고 있다. 과거 확보했던 고금리 계약으로 인해 시가부채가 원가부채를 상회하고 있기 떄문이다. 다만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이 꾸준히 이뤄짐에 따라 3~4년 후에는 그간 감춰져 있던 해당 준비금이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손금 누적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아직 적립하지 않고 있는 곳도 있다. 미처리결손금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처리된 떄부터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적립해야한다. 출범 이후 적자가 지속되는 디지털보험사들을 비롯해 카디프생명, ABL생명, 처브라이프, 푸본현대생명, MG손보, 하나손보 등이 해당된다.

◇제도 완화한 보험사 12곳 중 6곳도 해약환급금준비금 비중 50% 넘었다

지난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으로 자본적정성 요건을 갖춘 일부 보험사들은 준비금 적립 비율을 80%로 완화했지만 부담은 여전하다. 2024년 기준 당국에서 제시한 자본적정성 요건(경과조치 전 킥스비율 200%)을 맞춘 보험사는 12곳인데 이중 6곳은 해약환급금준비금 비중이 모두 이익잉여금의 50%를 초과하고 있다.

농협생명이 2조1852억원의 해약금준비금을 쌓으며 이익잉여금의 86%를 차지하고 있다. 라이나생명은 3조7712억원(66.5%), 신한라이프는 3조9046억원(59%)을 기록했다. 이익잉여금 규모가 작은 손보사들도 타격을 입었다. 악사손보는 해약환급금준비금이 844억원에 그치지만 그 비중은 90.5% 수준이다. 라이나손보, AIG손보는 각각 3011억원(59.9%), 2693억원(56.7%)을 기록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사 마다 보유한 상품 포트폴리오와 가정에 따라 쌓이는 속도에는 차이가 있으나 전반적으로 신계약 영업을 많이 할수록 늘어나는 구조다. 적립 부담을 일부 완화하더라도 영업을 지속한다면 그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비율을 낮추더라도 부담이 지속되는 이유다.

올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하향 조건을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 170%로 완화함에 따라 일부 보험사들이 추가적으로 적립금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분기 기준 자본 요건을 맞춘 보험사는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KB손보, 한화손보, 흥국화재 등이다. 그러나 영업을 지속하는 한 제도 완화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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