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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해약환급금준비금 나비효과

상승세 탄 보험주…기대감 충족 어려운 이유

③주가 10~80% 뛰었지만…주주환원 중단한 보험사 7곳 배당 재개 가능성 낮다

김영은 기자  2025-07-18 07:46:35

편집자주

해약환급금준비금은 IFRS17 체제에서 과도한 전환 이익의 사외 유출 방지와 보험 계약자 보호를 위해 새롭게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영업을 하면 할수록 가파르게 쌓이는 이 준비금 때문에 제도의 역효과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여파로 보험사의 배당과 자본 비율 관리 등이 난항을 겪으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금융당국에서 최근 제도를 부분적으로 완화했지만 문제를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가 불러올 나비효과를 다각도로 들여다봤다.
새정부 출범 이후 주주환원 확대 정책들이 추진되며 보험주가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상장사 10곳이 올해에만 10~80%의 주가상승률을 보이며 시장의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 대부분은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가 커지며 배당 여력이 줄자 주주환원을 하지 않고 있다.

주가 상승에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완화에 따른 기대감도 반영되어 있으나 현 수준으로는 배당 여력을 확보하기에 역부족이다. 해당 준비금의 적립 비율을 낮추더라도 이익잉여금 보다 쌓이는 속도가 빨라 빠르게 배당가능이익을 잠식하고 있다.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관리 실패로 준비금 규모를 낮추지 못한 보험사도 여럿이다.

◇새정부 주주환원 정책 추진에 주가 올랐지만…11곳 중 7곳 지난해 '배당 없음'

18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국내 상장 보험사 11곳 중 롯데손보를 제외한 10개 보험사가 모두 주가 상승세에 올랐다.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하는 삼성화재는 17일 종가 기준 47만7500원을 기록하며 연초 대비 34.32% 상승했다. 다음으로 DB손보도 14만1500원을 기록하며 37.91%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주가가 1만원 이하로 낮은 보험사들은 더욱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동양생명과 한화손보는 연초 대비 주가가 80% 이상 오르며 각각 8100원, 8370원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한화생명, 흥국화재, 미래에셋생명 등이 40%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보험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배경에는 새정부의 주주환원 확대 정책이 자리한다. 6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자본시장 활성화를 강조하며 관련 정책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의 정책이 정부와 여당 주도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보험사들이 시장의 기대감을 충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법정 준비금인 해약환급금준비금이 커지며 배당가능이익 규모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해약환급금준비금이 크게 불어나며 보험사들은 주주환원을 진행하지 않았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DB손보, 코리안리를 제외한 7개 보험사가 지난해 배당을 중단했다.

배당여력이 막히자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에도 소극적이었다. 현재까지 밸류업 계획을 발표한 보험사는 삼성화재와 DB손보 뿐이다. 보험사는 은행주와 함께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히며 밸류업에 적극적일 것으로 기대를 받았지만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로 인해 정부 정책에도 부응할 수 없었다.

◇제도 완화에도 주주환원 먹구름

최근 보험주 주가 상승세에는 자본 관리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함께 반영되어 있다. 올해 들어 킥스비율 규제 기준 하향 및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요건 완화 등으로 보험사의 자본 관리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화재와 DB손보는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을 줄였다. 지난해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을 200% 이상으로 관리하며 관련 준비금을 80%만 적립하고 있다. 두 보험사는 1분기 기준 2~3조원 규모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적립했는데 각각 전체 이익잉여금의 20.3%, 34.7% 정도다. 이익잉여금 규모도 10조원 이상으로 커서 배당 여력도 넉넉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두 곳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이익잉여금이 쌓이는 속도보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이 더 빠르게 불어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올 1분기 동안 이익잉여금이 386억원 늘었는데 해당 준비금은 2848억원 증가했다. DB손보는 이익잉여금이 2119억원 감소했는데 해약환급금준비금은 4737억원 늘었다.

현 수준의 규제 완화로는 대부분의 보험사가 배당 여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올 1분기 기준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완화 요건인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 170%를 충족한 회사는 삼성생명, 미래에셋생명, 흥국화재, 한화손보로 늘어난다. 그러나 삼성생명을 제외한 3곳은 이미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이익잉여금의 40% 이상 쌓아두며 배당가능이익을 상당 부분 잠식하고 있다.

특히 한화손보는 이익잉여금의 78.8%를 해약환급금준비금으로 쌓았다. 적립 비율이 80%로 완화되면 관련 준비금은 2조1914억원에서 1조7351억원으로 줄어들지만 여전히 이익잉여금의 63%를 차지한다.

자본 관리에 난항을 겪으며 규제 완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상장 보험사들도 4곳에 달한다. 이중 한화생명과 현대해상은 생보사 빅3, 손보사 빅5에 꼽히는 대형 보험사인 만큼 주주환원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감도 높다. 그러나 두 보험사 모두 4조원 내외의 해약환급금준비금을 온전히 쌓으며 배당 가능성이 막혔다. 킥스비율도 각각 154.1%, 159.4%로 관련 준비금 때문이 아니더라도 자본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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