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당제약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한다. 자사주의 75%가 담보로 활용됐다. 조달 자금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상업화와 'S-PASS' 플랫폼 임상 진행 등 사업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
◇옵션 없는 EB 발행, 자사주 유동화를 통한 현금 확보 '묘수' 삼천당제약은 27일 295억원 규모의 EB 발행을 공시했다. 교환청구일은 2025년 9월 20일부터 2029년 8월 19일까지다. 이번 EB는 삼천당제약이 보유하고 있는 20만주의 자사주 가운데 75%인 15만주가 담보로 활용됐다. 남은 자사주는 단 5만주 뿐이다.
삼천당제약 입장에서는 자사주 활용이 현금 확보를 위한 최적의 대안이었다. 특히 최근 정부에서 자사주 의무 소각 규제 강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 의한 강제 소각 대신 빠른 현금화가 기업 입장에서는 이득이다. 다른 조달 방법보다 시장 충격이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EB 발행 배경에 대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EB는 즉각적인 지분 희석이 없고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조달이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의 반발이 적다. 실제로 EB 발행 결정 공시 다음날인 28일 삼천당제약의 주가는 전일 대비 오히려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발행 조건 역시 좋은 편이다. 이번 EB의 표면이자율은 0.0% 만기이자율은 1.0%다. 주가 하락에 따른 리픽싱 조항이나조기상환청구권 등 옵션도 두지 않았다. 삼천당제약 입장에서는 소각 가능성이 높은 자사주를 활용해 이자 없이 295억원을 확보한 셈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교환가액은 현 주가 대비 10%정도 할증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번 EB는 기준주가의 5% 할증을 진행했다"며 "바이오시밀러 관련 모멘텀은 물론 S-PASS를 활용한 GLP-1 제네릭 개발에 대한 업사이드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출원가·개발비 확대로 적자, 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 삼천당제약은 2023년 흑자전환을 이룬 직후 실적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지난해 매출원가와 연구개발비가 늘어나며 다시 영업손실로 전환했다. 불어나던 곳간도 증식을 멈췄다.
2025년 상반기 삼천당제약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1년 이후 약 4년 만에 순유출을 기록했다. 연초 750억원이던 현금성자산은 반 년 새 46% 감소해 408억원이 됐다.
들어오는 현금은 줄었지만 지출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삼천당제약은 영업비용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개발비와 판매비 감축을 시도했지만 영업손실을 막기는 역부족이었다.
더욱이 하반기에는 추가적인 비용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상반기 삼천당제약의 주력 제품인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가 유럽과 캐나다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후발주자인 만큼 빠른 매출 증대는 어려운 상황에서 마케팅을 위한 초기 판매 비용 확대가 예상된다.
연구개발비 증가도 예상된다. 올해 초 경구제 전환 플랫폼인 S-PASS를 활용한 GLP-1 제네릭 개발 생동성 시험도 시작했다. 당뇨 적응증 뿐만 아니라 연말 비만 적응증 임상도 계획 중이다.
EB를 통한 자금 조달은 이러한 배경에서 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삼천당제약은 자금 사용 목적에 대해서 밝히진 않았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조달 자금은 연내 사업운영을 위해 쓰일 계획"이라며 "구체적인 사항은 적절한 시기가 되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