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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코난테크놀로지가 주주들에게 손을 벌렸지만 주가 하락으로 조달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다. 최종 발행가액은 아니지만 조달 이후로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상황이다.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을 통해 내년 흑자 전환을 이룰지 주목된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난테크놀로지의 유상증자 1차 발행가액은 1만8830원으로 결정됐다. 기존 2만9050원에서 35.1% 줄었다. 이로 인해 유증으로 조달하는 자금 규모는 290억원에서 188억원으로 감소했다.
유증 규모 축소는 예상된 바다. 코난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지난 7월 16일 직후 부진했다. 전날 3만9200원이었던 주가는 13% 하락해 3만4100원으로 떨어졌다.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소진하고 주주들에게 손을 벌린 데 대한 주주들의 반발이 거셌다.
후속으로 지난 8월 4일 코난테크놀로지가 기대를 걸고 있던 정부의 '국가대표 AI' 사업에 탈락한 것도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 여파로 코난테크놀로지의 주가는 23.2% 하락하며 2만7750원대로 내려앉았다. 이후 8월 내내 의미 있는 반등을 이뤄내지 못했고 1차 발행가액 확정일인 7월 28일 2만56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통상적으로 확정 발행가액은 1차 발행가액과 2차 발행가액 중 더 낮은 가액으로 결정된다. 주식 발행가액이 지나치게 낮아지지 않도록 하는 예외 조항이 있지만 발행가액이 지나치게 낮아지지 않도록 하는 안전장치 성격의 규정이다. 유증 규모 축소가 확정됐다는 의미다.
유증 규모 축소가 당장 큰 위기를 초래하는 것은 아니다. 코난테크놀로지의 자금 사용 목적은 대부분 연구개발에 필요한 인건비 지출이다. 설비투자 등 용도가 아니기 때문에 액수가 줄어든다고 해서 계획을 전면 수정하거나 할 필요는 없다.
급한 불도 끌 수 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올해로 상장 3년차를 맞으면서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손실(법차손)률 50% 초과 유예 기간도 종료됐다. 3개 사업연도 중 2개연도에서 법차손 비율이 50%를 초과할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데 코난테크놀로지는 지난해 법차손 비율은 69.3%를 기록했다. 적신호가 켜진 상황인데 유증 자금이 납입된다면 시간을 벌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장기적인 전망이다. 코난테크놀로지는 8월 29일 제출한 투자설명서를 통해 유증 188억원이 납입될 경우 올해 법차손 비율은 29.9%로 낮아질 것이라 기재했다. 올해 법차손을 88억원으로 제시한 것이 바탕이 됐다.
이는 코난테크놀로지의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전제하에 수립된 계획이다. 코난테크놀로지의 누적 결손금은 387억원이다. 2022년 기업공개(IPO)로 확보한 300억원을 3년 만에 모두 소진할 만큼 적자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2분기에는 매출액 33억원, 당기순이익 –4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9% 줄었고 손실은 소폭 커졌다.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코난테크놀로지의 지난 2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246억원에 달한다. 여기에는 국방부 스마트 인재관리시스템 사업(2022년 수주, 74억원), 한국남부발전 생성형 AI 사업(2024년 수주, 41억원) 등도 포함돼 있다. 두 사업 모두 지난 8월 마무리되면서 3분기 매출로 인식될 예정이다.
기존 수주했던 사업을 토대로 코난테크놀로지가 제시한 올해 하반기 매출액은 240억원이다. 3~4분기 모두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난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아직 최종 발행가액이 정해진 것은 아닌 만큼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는 지난해 수주했던 사업들이 상당수 마무리되면서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무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자금 조달을 바탕으로 턴어라운드 시점을 명확히 해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