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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에어레인이 코스닥에 입성한지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에 200억원 규모의 사모 메자닌 발행을 마쳤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로 조달한 공모자금의 사용목적에 해당되지 않아 신규 발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어레인은 지난달 22일 각각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완료했다.
하우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 하우내비게이션S일반사모신탁7호가 전량 인수했다. 해당 펀드 최대주주로는 웰컴저축은행, 우리투자증권, 신한캐피탈 등이 있다. 모두 14.85% 지분을 보유 중이다.
CB와 BW의 조건은 동일하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연 1.1%다. CB 전환가액과 BW 행사가액은 1만9393원으로 책정됐다. 이사회 결의일 전일을 기준으로 산정한 주가에 10% 할증을 적용한 가격이다. 시가 하락에 따른 전환가액 조정은 없다.
메자닌으로 조달한 자금은 총 200억원이다. 이 중 190억원은 시설자금, 1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된다. 시설자금 대부분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로부터 160억원에 인수한 신규 공장 매입에 쓰인다. 나머지 자금은 분리막 연구개발비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인수 목적은 생산 능력(CAPA·캐파)을 확대해 가파른 성장세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인수 대상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보유한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일대의 토지 및 건물이다. 에어레인은 지난 7월 1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48억원을 지급했다. 이후 지난달 22일 잔금 112억원을 납입하며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모두 마쳤다.
공장 인수는 에어레인의 풍부한 현금 유동성과 별개로 진행됐다. 올해 반기 말 기준 에어레인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91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1월 IPO를 통해 조달한 공모자금 284억원 대부분을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IPO 공모자금은 사용 목적이 정해져 있어 이번 공장 인수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당시 회사는 공모자금 중 223억원을 시설투자에 43억원을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시설 자금은 이번 공장 인수와 별개의 시설이란 설명이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시설투자 자금 중 유형자산 취득에 실제 사용된 금액은 5억원에 불과해 해당 자금은 기존 계획에 따라 집행될 예정이다. 현재 미사용된 공모자금은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단기금융상품인 환매조건부채권(RP)과 보통예금 등으로 운용 중이다.
발행 완료한 메자닌 금리 조건은 에어레인에 유리하게 설정됐다. 연 1.1% 수준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통상적인 이자 수준 대비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자가 이자수익보다 향후 주가 상승에 따른 전환권 행사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의미다. 사실상 투자 매력도 전부가 주식 전환 옵션에 쏠려있는 셈이다.
다만 투자자가 실제 차익을 실현하기까진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지난 2일 에어레인 종가는 전환가액보다 약 17% 낮은 1만6090원을 기록했다. 주가가 현 수준에서 20% 가까이 올라야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
에어레인 관계자는 "IPO 당시 계획된 지출이 있어 이번 공장 인수에 사용하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메자닌 투자사와 에어레인 모두 현재 주식 거래 가격보다 회사 가치가 더 상승할 것이란 판단 하에 할증 발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