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소프트가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자회사 '이스트글로벌'을 통해 미국 소재 바이오 스타트업 'AC제네틱 테라퓨틱스(ACGENETIC THERAPEUTICS)' 지분 전량을 확보했다. 희귀 근육질환 '디스페린병' 치료를 목표로 세워진 스타트업으로 이스트소프트 특수관계회사로 자리하고 있던 곳이다.
AI 사업을 주 먹거리로 삼고 있는 이스트소프트 그룹이 바이오 기업을 편입한 배경에는 창업주 김장중 회장의 의지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AC제네틱 테라퓨틱스는 아직까지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자금 지원이 절실한 상태였다. 아울러 김 회장은 AI뿐만 아니라 생명공학과 연계 사업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이스트소프트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종속회사 이스트글로벌은 2분기 기타특수관계자 제네티컴의 자회사 AC제네틱 테라퓨틱스(AC제네틱)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이스트글로벌은 2012년 설립된 이스트소프트 자회사로 타법인 지분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등기상 ‘지주사업’을 영위한다. 사실상 그룹에서 중간지주사 역할이다. 이스트글로벌 대표는 김 회장이다.
AC제네틱 지분을 확보하기 전 이스트글로벌의 지분에 변화가 있었다. 기존에는 이스트소프트와 포털사이트 '줌(Zum)'을 운영하는 이스트에이드가 각각 51%, 49%씩 지분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올 2분기 게임 사업을 맡는 이스트게임즈가 유상신주 24만3397주(28.45%)를 취득하며 이스트글로벌 주주로 들어섰다. 이스트게임즈를 통해 조달한 현금 중 일부를 AC제네틱 인수 재원으로 쓴 모양새다.
이스트글로벌이 취득한 AC제네틱는 AI와 소프트웨어를 먹거리로 삼고 있는 이스트소프트 그룹의 사업과 거리가 먼 곳이다. 2021년 김 회장이 세운 곳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위치한 바이오 연구·개발(R&D) 기업이다. '디스페린병(LGMD2B/R2)'으로 알려진 희귀 근육질환을 치료하는 것을 1차 목표로 한다. AC제네틱이 내세운 치료 방법은 유전자 편집 기반 맞춤형 줄기세포다.
AC제네틱 테라퓨틱스가 위치한 사옥 전경/출처-구글 지도
희귀 질환 치료를 연구하는 곳이다 보니 AC제네틱 재무여력은 크게 떨어지는 상태였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AC제네틱의 2분기 말 자산총계는 1억2914만원, 부채는 7억원이다. 순자산이 마이너스(-)인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분 가치는 사실상 0원에 가깝다. 반기보고서 상 이전대가를 1000원으로 기재했다. 순손실 전액을 이스트글로벌이 떠안는 방식의 인수가 된 셈이다.
이스트소프트는 AC제네틱의 기술적 가치를 더 높이 보고 지분을 취득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AC제네틱은 아직까지 특허나 임상, 논문을 비롯한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해당 법인이 표방한 기술의 난이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디스페린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DYSF'는 연구에 쓰이는 일반적인 유전자보다 커서 치료 방법 연구도 보다 더 어렵다는 게 업계 이야기다.
이런 가운데 이뤄진 이스트글로벌의 AC제네틱 인수는 김 회장의 의중에 따른 자금 지원 성향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회장은 현재 이스트소프트가 집중하고 있는 AI 사업 외에도 바이오 분야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AI와 바이오 사업의 연계 사례가 최근 많이 나오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이스트소프트 관계자는 "AC제네틱은 수년간 유전자편집 기반 세포 치료제를 개발해온 바이오 테크 스타트업"이라며 "좋은 조건으로 인수할 수 있는 기회가 돼 이번 건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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