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How It Is Now 암 조기진단 전문기업 지노믹트리가 국제 학회로부터 핵심 제품의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2000년 설립된 지노믹트리는 DNA 메틸화 바이오마커 기술을 기반으로 대장암, 방광암, 폐암 등의 조기진단 제품을 개발하는 코스닥 상장사입니다. 2016년 코넥스 상장 이후 2019년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했습니다.
코스닥 입성 후 오랜 기간 1만원대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던 지노믹트리는 최근 뚜렷한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5년 7월과 8월 1만3000~1만7000원을 오가던 주가는 9월 들어 2만원대로 급상승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죠.
특히 17일에는 전일 종가 대비 2250원(10.7%) 급등하며 2만3350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하루 거래량도 48만2907주에 달하며 평소보다 5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52주 최저가 1만1390원을 기록한 6월 27일과 비교하면 3개월 만에 주가가 두 배 이상 뛰었습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5680억원으로 코스닥 138위까지 올라섰습니다. 이는 에스티큐브, 인투셀, 휴온스글로벌, 바이넥스, 아이센스 등 코스닥 상장 바이오헬스케어 중견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입니다.
◇Industry & Event 글로벌 암 조기진단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암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죠. 조기진단에 대한 수요 또한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지노믹트리는 '얼리텍' 제품군을 통해 대장암, 폐암, 방광암 등 주요 암종에 대한 조기진단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DNA에 붙은 작은 스위치 역할을 하는 메틸기 패턴을 분석해 암을 조기 진단하거나 예후를 예측하는 방식입니다.
지노믹트리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비침습적 검사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내시경이나 조직검사와 달리 소변, 분변 등 체액만으로도 높은 정확도의 진단이 가능해 환자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지노믹트리는 한국에서 대장암 조기진단 '얼리텍 C' 인허가를 받은 상태이며 방광암 조기진단 제품인 '얼리텍 B'의 허가 절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가 상승의 배경에 있는 것도 바로 '얼리텍 B'입니다. 17일 지노믹트리는 얼리텍 B의 해외 상업화 버전인 '얼리텍 BCD'가 미국비뇨기과학회(AUA) 최신 임상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고 발표했습니다.
AUA는 비뇨기 질환의 진단과 치료 지침을 제정하는 권위 있는 국제 학술단체 중 하나로 AUA의 가이드라인은 국제적인 진료 표준으로 활용됩니다. 아직 개발 단계인 얼리텍 B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Market View 특히 이번 AUA 가이드라인 등재가 주목받는 이유는 아직 주력 제품의 글로벌 상업화에 성공하지 못한 지노믹트리가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노려볼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지노믹트리는 현재 미국 자회사 프로미스 다이아그노스틱스(Promis Diagnostics)를 통해 북미권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얼리텍 BCD 허가를 받기 위한 확증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습니다.
중국 시장 진출도 주목됩니다. 지노믹트리는 2021년 5월 오리온홀딩스와 대장암 진단키트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오리온홀딩스와 중국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의 합자법인인 '산동루캉하오리요우사'를 통해 중국 시장 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오리온홀딩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에서 지노믹트리의 성장성을 점치기도 합니다. 오리온홀딩스는 바이오산업 진출 과정에서 리가켐바이오 투자 이전인 2021년 7월 지노믹트리에 50억원을 투자하며 사업적 협력 관계를 구축했습니다. 현재 오리온홀딩스의 지노믹트리 지분율은 1.4%입니다.
◇Keyman & Comments 지노믹트리의 기술적 성과는 창업자 안성환 대표의 풍부한 연구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1961년생인 안 대표는 성균관대 생물학과를 거쳐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이후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에서 분자바이러스학 박사학위를 받고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거쳤습니다.
귀국 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암센터 조교수로 재직하며 암 연구 분야의 전문성을 쌓은 안 대표는 2000년 10월 지노믹트리를 창업했습니다. 현재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지노믹트리가 위치한 대전에서 안 대표의 네트워크는 상당합니다. 대전 지역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사단법인 대전바이오헬스케어협회의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리가켐바이오, 알테오젠, 바이오니아 등 대전 소재 유력 바이오 기업 대표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노믹트리 IR 담당자는 "미국에서 확증 임상시험 IND를 신청하기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프로토콜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로 임상을 마치면 정식으로 허가받아서 출시할 예정이고 보험 등재도 기대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얼리텍-B 허가를 기다리고 있고 연내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