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브랜드 운영사 구다이글로벌이 관리 부문 강화를 위해 콜마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원재성 전무를 기획본부장으로 영입했다. 기업공개(IPO)와 지주사 역할 수행을 염두에 둔 내부 체계 정비에 본격적으로 나선 행보로 해석된다.
스타트업에서 출발한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1~2년 사이 자산 규모와 조직이 급격히 확대됐다. 성장 국면을 뒷받침할 조직 관리와 리스크 통제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10년 이상 콜마홀딩스 기획·재경 부문에 몸담았던 원 본부장을 영입하며 빠진 퍼즐 조각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콜마홀딩스 원재성 전무 기획본부장 영입…재무그룹장 역임한 관리 전문가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콜마홀딩스 재무그룹장을 지냈던 원재성 전무를 본사 기획본부 본부장으로 영입했다. 원 본부장은 지난해 11월 콜마홀딩스 등기임원에서 퇴임한 뒤 제안을 수락한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구다이글로벌의 기획·전략 부문 관리 체계 정립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1980년생인 원 본부장은 콜마그룹 내부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인사다. 참회계법인을 거쳐 2013년 콜마홀딩스 기획그룹장으로 합류해 경영 관리와 자금 운용, 리스크 관리 등을 총괄해왔다. 특히 윤상현 부회장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뒤 상무, 전무로 연속 승진했다. 2023년부터는 재무 전담 사내이사로 발탁되기도 했다.
지주사는 물론 베이징과 우시 법인, 레슬리, 콜마글로벌, 넥스트앤바이오 등 그룹 계열사 감사도 겸직했다. 그룹 내에선 윤 부회장의 오른팔 역할을 했다. 경영권을 두고 갈등이 있었던 지난해에는 윤 부회장을 대신해 콜마비앤에이치·콜마홀딩스 임시주주총회 의장을 맡아 현안을 정리했다.
재무그룹장을 맡던 시기에는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 설계를 도맡아 이끌기도 했다. 2024년 6월 계획을 공시하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달성 △별도 기준 주주환원율 50% 등의 목표를 제시했다. 화장품 업계에서 첫 사례였던 것은 물론 전체 상장사 가운데서도 세 번째로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급성장한 구다이글로벌, 관리 공백도 커져…내실 확충 인사 잇따라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수년 사이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으로 주목받은 회사다. 핵심 브랜드인 ‘조선미녀’의 성공에 기반해 주요 K뷰티 브랜드를 사들이며 몸집을 불렸다. 이 과정에서 본사 임직원 규모만 1년 사이 세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레이버코퍼레이션, 티르티르, 서린컴퍼니 등을 연달아 인수한 영향이다.
신진 K뷰티 기업 가운데서는 거의 유일하게 다수 브랜드를 거느리는 멀티 브랜드 체제를 구축한 곳으로 꼽힌다. 재무적으로나 조직 규모 면에서나 복잡성이 증가한 만큼 관리 체계와 내부 통제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내부에서는 급격히 커진 회사 규모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례도 종종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고려해 구다이글로벌은 체계 정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력인 마케팅·영업 본부에 더해 커뮤니케이션·기획, 법무 조직을 신설 중이다. 지난해 말에는 신임 법무본부장으로 법무법인 린에서 공정거래팀장을 맡았던 최기록 변호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대형 로펌을 거치며 지배구조와 규제 부문 자문 경험이 풍부한 인사다.
유통업계에서는 원재성 본부장 영입 역시 같은 맥락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기업공개(IPO) 준비가 시작되며 대형사에서 재무와 기획 경험을 쌓은 인사를 영입해 관리 기능 보강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신설된 기획본부는 소수 실무 직원들이 소속되어 운영되어 왔다. 이런 가운데 지주사 차원의 운영 경험을 가진 임원급 인사 필요성이 높아졌던 것으로 풀이된다.
구다이글로벌과 천주혁 대표가 콜마그룹과 인연이 깊었던 점도 영입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주력 제품인 조선미녀 브랜드 선크림을 한국콜마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 제품이 중동을 거쳐 미국 아마존에서 흥행한 것이 현재 회사의 기반을 만들었다. 최근 인수한 티르티르의 안병준 대표이사(CEO) 역시 콜마홀딩스 대표 등을 역임한 인사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구다이글로벌은 불과 3~4년 사이 급격히 성장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내부적으로는 조직 관리와 체계 정비에 대한 목마름도 굉장히 큰 편”이라며 “콜마홀딩스 내부 살림을 책임졌던 원재성 전무가 퇴임하면서 구다이글로벌 측이 빠르게 영입 제안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